자살기도를 한 것을 안 가족들의 반응,그리고 저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왕따|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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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기도를 한 것을 안 가족들의 반응,그리고 저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cutekittens
·5년 전
얼마전에 번개탄과 청테이프, 라이터, 그릇 등을 준비해서 집에서 자살기도를 했습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스무살이 된 지금까지 학교폭력과 부모님의 무관심으로 인한 사회성의 부재와 대인기피증으로 심각한 만성 우울증이였거든요... 자랑은 아니지만요... 저는 정말 진심으로 죽으려 했어요. 저는 더 이상은 못 버티겠더라고요 저의 한계였습니다.좀 창피하지만 저희 집 안방의 작은 화장실에서 공기가 빠져나갈만한 환기구나 화장실 문짝에 틈에 (좀 미친 짓 같지만) 청테이프를 쫙쫙 붙이고 번개탄을 피우려 했어요. 죽음을 눈앞에 두는 건 설명할 수 없는 공포였어요. 손이 덜덜 떨리고ㅋㅋㅋ 몸이 사시나무 떨듯이 떨려요 눈물이 줄줄 나고...ㅋㅋ 그런데 제가 수면제도 처방받고 술도 준비해올려고 했었는데... 없이도 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안되더라고요 왜 수면제를 준비해오는지 알겠더군요... 번개탄의 그 역한 연기냄새는 맨정신으로 버티는 게 말이 안돼요 단언컨대 살면서 맡아본 냄새 중 최악이였어요... 그 훅 풍겨오는 연기는 공포였습니다. 그렇게 실패를 하는 바람에 집에 있는 언니들한테 들켰습니다. 진짜 중요한 건 여기부터예요... 저는 예전부터 우울증을 심각하게 앓았고 심리상담소 겸 정신과만 세번은 바꿨습니다.중학교 때 도둑이라는 누명과 헛소문이 퍼져서 억울하게 왕따를 당하고 대인기피증에 우울증에...ㅠㅜ 그런데 더 나아지기는 커녕 더 심각해져서 고등학교 2학년때는 너무 힘들어서 하던 입시미술도 그만두고 자퇴를 하겠다고 하기도 했어요.아빠는 엄청 화를 내시며 때리셨고 가족들이 저를 무시하고 유령 취급하기 시작했어요.너무 힘들어서 그때도 자살기도를 하긴 했지만 그땐 가족들은 몰랐을거예요. 결국에는 자퇴는 안 하기로 했고 너무 힘들었지만 결석과 조퇴를 반복하다 졸업했어요. 제가 속상하고 서운하고 회의가 드는 건 제가 자살기도를 한 걸 가족들이 아니까 안 하던 짓을 하고 태도가 바뀌었다는 겁니다... 제가 언니한테 물어봤어요 "솔직히 내가 힘들지도 않은데 관심 받으려고 엄살부린다고 생각했어?" "응, 솔직히 그랬어" 언니가 이렇게 답하더라고요. 그랬던 거예요. 정신과에서 우울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기도 했는데도, 가족들은 제가 관심 받으려고 그런다고 생각했던 거예요. 별로 힘들지도 않은데 하던 미술까지 그만두고, 공부도 못하고, 결석과 조퇴도 반복하니 한심한 마음에 무시해야 정신차리겠다 싶었나봅니다. 제가 왕따를 당한다고 말했을 때도 그래서 부모님이 아무것도 안 하신 거였을까요?... 그때도 그게 뭐가 힘들다고 그럴까... 하고... 저는 그렇게 그냥 3년 내내 따돌림 당하다 졸업했었는데... 제가 자살기도를 하는 걸 직접 보고 나니까 그제서야 언니들이 얘기를 들어주고 뜬금없이 음식을 사주곤 해요. 하... 제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죠??? 저는 계속 말했어요 힘들다고... 힘들다고 저도 알아요 저만 힘든 거 아닌거... 저보다 힘든 친구도 만나봤어요 그런데도 힘들었어요 그런데 제가 본 드라마에서 이런 말이 나왔어요. 오늘 죽고 싶으면 내일로 미루라고 그럼 언젠가 좋은 날이 온다고... 제가 들은 자살을 거꾸로 하면 살자라느니 너만 힘든 거 아니라느니 하는 말들 보다는 가장 위로가 되는 말이였어요. 그래서 조금 더, 조금 더 살려고 했어요. 그런데 좋은 날이라는 게 도통 오지를 않더라고요. 너무 지쳤어요. 너무 지쳤어요. 오히려 더 안 좋아지기만 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이젠 그만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이게 뭘까요...? 네? 전에 언니가 제가 자해하는 걸 보고 한 말이 있어요 "관종이냐?" 제가 친구가 없어서 힘들다고 하자 아빠가 소리를 지르셨죠 "정말이지 왜 그런 시답잖은 일에 신경을 쓰는지 이해가 안 가!!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 있잖아 공부를 해 공부를!!!" 그게 다 이런 이유였나요? 저는 힘들어했기 때문에 더 상처받았던 거였어요. 그냥 힘들겠구나 하는 말 한마디 듣고 싶어했던 게 제 잘못이였던 거예요 왜 이제와서 잘해주려고 해요? 왜 기어이 번개탄 연기를 보고 나서야 이래야만 했던 거예요? 나는 이미 이렇게 망가졌는데 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건가요 만일 제가 수면제와 술을 잊지 않고 챙겨서 자살에 성공했었다면 저는 어떻게 되었던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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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ty2424
· 5년 전
하..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에 쓰레기들이네요. 지금까지 버텨내오신게 대단할 정도에요. 결국 벼랑끝까지 몰리고 나서야 태세를 바꾸다니.. 정말 너무하네요. 나쁜 인간들.. 빈말이라도 위로 좀 해주지.. 이제와서 저러는게 정말 꼴불견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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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ugol0
· 5년 전
어떤 말을 드려야할지 모르겠어요...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저, 꼭 안아주고 싶어요. 작은 꼬마였을 때부터 어른이 되기까지. 소름끼치게 따라붙는 우울감이,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몸이 아픈 것보다 마음이 아플 때면 더 기대고 싶고 울고 싶은 것이 당연한데, 어째서, 어째서... 아무도 안아주지 않았던 건지..저도 화가 나는 것 같아요. 그 작은 화장실에서. 그 차가운 바닥에서 얼마나 서러웠을지.. 그 화장실 문을 박차고 들어가 끌어안고 엉엉 울어주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부서진 자신을 끝낸다는 건.. 처음에는 속시원할지 몰라도 아프잖아요. 괴롭잖아요... 눈물 흘렸던 나날이라도, 살았기에 당신이 있었던 거잖아요... 아픈데, 괴로워서 숨조차 쉴 수 없는데, 누가 관심을 받으려고 엄살을 부리겠어요... 정말, 너무 해요.. 당신이 자신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많이 힘들고 괴로웠을텐데, 지금까지 버텨준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하고... 고생 많았어요.. 당신에게 꽂힌 비수가 얼마나 차갑고 아픈지, 글에 번져있어서 차마 지나갈 수 없었어요.. 괜찮아요? ..정말,... 당신이 무척 예쁜 사람인 걸 기억해줬으면 좋겠어요..누가 뭐라해도 따뜻한 햇살 아래 웃을 자격있고, 울 자격도 있어요. 그 누구도 그 사람의 상처에 대해 가볍다, 엄살이다 말할 수 없는 걸요..... 지칠 수밖에 없었을 것 같아요...관종이라니, 이게 말입니까? 왜 이렇게 힘든지 눈을 맞추고 들어줘도 모자랄판에... 또, 공부가 무슨 소용이랍니까.. 당신이 없다면, 존재하지 않았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이에요...시답잖은 일? 그게 얼마나 상처가 되는 말인데.... 정말 놀라셨겠어요.. 많이 힘들었겠어요.... 그저, 저는 당신이 살아서. 흘러가는 구름 아래 있어서. 오늘의 당신의 글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수고 많았다고, 이 작은 글로 안아주고 싶었어요... 어떻게 당신의 상처를 다독여줘야할지 모르겠지만.. 이 글이 잠시나마 당신의 상처를 다독여줄 수 있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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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tekittens (글쓴이)
· 5년 전
@oreugol0 감사합니다... 어떻게 고맙다고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저 감사합니다 이런 세상에서 마카님이야말로 햇살 같으신 분이네요. 저 같은 사람이지만 제 바램으로 마카님 같은 분에게 좋은 일이 생기길 바랄게요 정말 위로가 되요 처음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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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ugol0
· 5년 전
힘들면 언제든 언급해주세요.. 꼭꼭 힘이 되어드리고 싶어요... 글 뿐이지만, 그래도..제 글이 조금이나마 쉬어가는 커다란 나무이길 바라요.. 당신도 햇살이에요.. 이렇게 다시 글로 제게 다정함을 주셨으니까요:) 다들 햇살이 아니야! 넌 얼음이야! 라고 해서 따스함이 차가움으로 바뀌지는 않잖아요.. 당신이라서. 당신이 준 바람이라서. 저는 분명 내일 열심히 살 것 같아요. 제 글이 위로가 되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앞으로 들꽃이 핀 곳만 걸을 수 있길. 기도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