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동안의 감정들 정리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불안|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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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동안의 감정들 정리
커피콩_레벨_아이콘noteven
·5년 전
남이 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모두 다 한번쯤은 지나가는 사춘기 다른사람들 눈에는 나는 그냥 사춘기와 중2병으로 도배된 학생일뿐일테고 내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오죽하면 계속 스스로가 중2병이라고 비난하는 글들과 일기들이 줄을 이을까 힘들다는 말을 일기에 적어놓는것도 망설였다 사춘기가 도진 상태로 한탄한걸 나중에 보면 오그라들까봐 글 하나조차에서도 힘들다는 사실을 털어놓지 못했다 스스로가 나중에 내 자신을 부끄러워할거라고 생각했기에, 더욱 쌓이고 쌓였다 미래의 날위해서 현재의 나를 압박했다 나는 내가 너무 싫다 너무나도 혐오스러웠고 꼴 보기 싫고 뭘해도 증오스러웠다 나는 ***이고 멍청한 ***끼다 그건 과거의 나도 동의하는 바고 현재도 마찬가지다 왜 남들처럼 문 쾅 닫고 부모님께 화내고 일탈하는 그런 사춘기가 아니라 스스로를 조이는 사춘기가 왔는지는 나도 의문이다 아마 낮은 자존감이지 않았을까 싶다 작정하고 감추니 아무도 못 알아채더라 엄마께 자해 사실 알려드릴때까지 전혀 몰랐다고 하셨다 주변 친척들께도 오히려 애가 더 예의바르고 착해졌다고 칭찬세례를 받았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않기위해서 발버둥치다보니 그렇게 되었지 않나싶다 이렇게 보면 중2병은 아닌거 같다 내가 세상에 중심이 아니라 쓰레기통에 처박혀야할 존재라고 생각한걸보니 아닐수도 애초에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라고 생각하다보면 답이없다 이 질문이 나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나는 우울할 이유가 없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울하다는 사실, 그리고 그걸 비난하는 내 자신 그게 가장 힘들었다 보통은 과거경험에서 상처받은것들이 문제가 되는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도 생각을 하다보니 내 어린시절은 생각보다 조금 힘들었을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결국 과거를 부정하는 것이였다 시작은 단순한 사춘기였을뿐이고 내가 그걸 눈덩이처럼 불렸다 "사춘기"는 에피소드 형식으로 진행된 느낌이였다 이번달은 죽을것 같은 불안감 다음달은 분노와 무기력 그 다음은 끝없는 우울감 사실 나는 지금 예전에 그 에피소드들과 그 감정이 기억이 잘 안난다 몇달에 한번 뇌가 머리를 초기화시키고 무력감을 때려박는데 그때가 되면 그 전 일들이 기억상실증에 걸린듯 하루아침에 기억나지 않고 그때의 감정들도 이해가되지 않는다 거기서 배운 교훈아닌 교훈들도 처음에는 과거의 나를 잃어버린 느낌이어서 억울함에 며칠동안 울었는데 지금은 체념했다 오히려 아픔들을 공짜로 잊을수 있으니 그걸 이용해보려한다 이런것들을 생에 처음으로 겪어본 소감은 "신기하고도 두렵다" 감정들이 지멋대로 휙휙바뀌는게 신기했고 이건 정말 사소한 사춘기일 뿐이고 난 이때까지 인생의 쓴맛을 보긴 개뿔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절망들과 고통이 있을지 상상도 안가기때문에 두렵다 처음에는 무조건 사춘기고 중2병이고 전혀 힘들지 않고 힘들면 안된다 생각했었다 그 생각을 조금씩 바꾸게 된건 자해를 시작하게된후였다 나는 빈첸을 정말 좋아했고 나에게 영향을 주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건 전혀 다른문제였다 오히려 자해를 하고 더 힘들어지고 나서는 빈첸노래 듣기가 힘들어졌다 개인차겠지만 나는 빈첸이 던지는 그 비난의 말이 내가 내 자신에게 던지는 말과 너무 비슷해서 힘들더라 하지만 여전히 좋다 빈첸은 아무튼 자해를 시작하게된건 빈첸도 아니였고 딱히 뭐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단순히 어느날 머릿속에서 다리를 찢는 장면이 계속해서 떠올랐는것 뿐이였다 일주일 정도 참다가 샤프로 그어보기 시작했고 내가 제일 후회하는짓이다 샤프도 흉터가 나더라 안날줄알고 미친듯이 하다가 거미줄같은 흉터를 얻게 되었다 물론 칼은 더 심하니까 그냥 둘다 안하는게 좋다 나는 자해를 심하게 하지 않는 편에도 불구하고 팔과 다리에는 흉터가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고 그 흉터들은 내가 정말 아프다는것을 내 자신에게 증명해줬다 나는 내 스스로가 아픈걸 인정해줬으면 했다 그냥 그만하라고 제발 나 이렇게 아프니까 그런말들 좀 그만해달라고 제발 닥쳐달라고 아우성없는 외침이나 마찬가지였다 또 하나는 신체적인 증상들이였다 나는 내가 우울증이아니라 단순한 사춘기라고 생각했던 이유 중 하나가 신체적 증상들이 없었다는것이였다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이명이 들리기 시작하고 심장이 아파오고 숨을 못쉬는것같은 느낌이 들고 그럴때마다 체해서 매일매일 체하게 되었다 이상한 부위에 근육통이 오기도 했고 생전 내리막길을 걸어본적이 없는 몸무게가 갑작스럽게 빠지기도 했다 불안감에 내내 울면서 밤을 새기도 했고 온몸을 쥐어뜯고 긁고 머리를 벽에 박곤했다 덕분에 내 다리는 시꺼먼 흉터와 손톱자국들로 뒤덮혔다 학교에서도 계속 가슴이 조여오고 숨을 못 쉴거 같아생전처음으로 조퇴를 해보기도 했다 조퇴란거 참 좋더라 사춘기 때문에 몸이 아픈것도 말이 되려나 생각하다가 어느순간부터는 아프다는걸 인정했다 이제는 그런것조차 생각하기 귀찮다 아픈거면 아픈거고 그냥 내색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주위에 피해나 안줬으면 좋겠다 사실 이미 실패했다 그부분은 처음부터 이건 금방지나가는 사춘기라고 내 자신을 세뇌시켰다 이 말처럼 금방지나갈지, 아니면 점점 더 깊게 빠져서 우울감을 달고살지는 아직까진 모르겠다 솔직히 아직도 이렇게 글쓰는게 내 자신이 봐도 하찮은 중2병학생 같다 지금은 정말 많이 괜찮아졌다 그래서 평소보다 감정이 덜 들어간채로 이런 정리글도 쓸 수 있었다 그래도 잘 모르겠다 이런적이 너무 많았다 괜찮아졌다가 다음 에피소드로 넘어가고 한달동안 자해하고 울면서 다니는거 괜찮아졌으면 좋겠다 완전히 극복할수 있으면 좋겠다 내가 스스로 정리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나로 시작된일, 내가 극복하고 싶다 그게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그래서 결론은 모르겠다 자해 정말 하고싶은데 안해야한다는게 답답하다 내 미래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겠고 불안하다 잘 살고 싶은데 아직까지는 의심스럽다 그래도 열심히 살거야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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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nnight
· 5년 전
삶이 벌써 예술이네요. 나는 넓은 의미에서 예술의 주된 속성을 정반합이라고 생각해요. 현실과 이상, 혹은 이미지 사이의 괴리를 화해시키는 과정이요. 혹은 이미지를 현실로 반영하거나. 고뇌는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마카님의 포텐셜이 아주 흥미로워요. 그 잠재력이 꼭 좋은 아웃풋으로 연결되길 바라요. 고통은 그 자체로는 흠결이 아니라 무한한 성장 기회예요. 사춘기는 원래 여러 감정을 처음 느끼고, 혼란스러울 시기네요. 누구 눈치 볼 것 없이, 맘껏 힘드세요. 온전히 마카님의 권리예요. 누가 마카님의 권리를 침해한다면, 콱 받아버리세요. 인생에서 유일하게 그런 저돌적인 반격이 (법적으로)용인되는 시깁니다. 놓치지 말고 받아버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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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nnight
· 5년 전
추신같이 덧붙이자면, 기왕이면 도화지는 몸이 아니라 다른 걸로 쓰길 바라요. 분명 나중에 후회할 일이 있을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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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ven (글쓴이)
· 5년 전
@daynnight 마카님의 답변들은 전혀 상상 하지 못한 관점에서 제 자신을 새로운 시점으로 바라볼수 있게 만들어주셔서 항상 너무 신기하고 감사합니다 많은 위로를 받았지만 결국 제일 도움되는건 마음껏 아파보고 경험해보라는 말들이였던거 같아요 많은걸 느끼고 그걸 토대로 성장기회를 만들게요 감사합니다 daynnight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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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quiescat
· 5년 전
고통을 더한 고통으로 잊으려하듯 경험은 더한 경험을 만들겠지 스스로 인정은 하지만 스스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나름 시련이라 생각하며 더 옥죄는데 견딜 수 있을까? 금이간 그릇 젖은 도화지 스스로가 ***이고 멍청하다 이야기하는데 부정적인 모든게 내 탓 또 금가고, 찢어지고 두가지 방법 첫번째 그릇에 본드칠하기, 도화지에 조심스럽게 그리기 두번째 '본인 손' 으로 그릇깨기, 도화지 찢기 이미 망가진것을 고치지 못하겠다면 그것을 버리고 새로 만들면 될 것 고통을 알고, 경험이 있으니 다시 만들고 그리는건 금방 그렇다고 다시 그릇을 만들고, 도화지에 그리지 말것 바람이 되고 바다가 되고 하늘이 될것 그런데 버린적없이 모든걸 간직해왔는데 버리는건 어럽지 하나는 버리고싶은데, 하나는 그걸 보고 비웃을지도 본래 하난데 둘이된것도 재밌지 심지어 서로 상극이야 타협점을 찾을 수 없기에 외부로 상황을 돌려야하는데 거기서 하나가 더 나와 그래서 하나가 셋이됬네 이런건 마주하고 감각을 교환하며 바꿔가야 되는데 여긴 글밖에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