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게 너무 힘들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안|폭력|무기력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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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게 너무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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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어릴때부터 글을 쓰고 이야기를 만드는 데에 재능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재능이었던 것 같아요. 다른건 몰라도 언어부분에서는 정말 천재라는 이야기 듣고 자라왔습니다. 주변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계속 칭찬했어요. 중학교에 첫 등교한 날, 친아버지에게 그간 들어온 칭찬이 다 짖밟히는 말을 들었습니다. 중학교 때문에 이사를 오면서 새 집으로 가는 버스를 혼자서 찾아 타야했습니다. 실수로 방향을 반대로 타버렸고, 백수인 아버지는 집에서 낮잠을 자다가 일어나 절 데리러 차를 몰아 집에서 40분 떨어진 곳으로 와야했습니다. 집에 오는 길에도 화를 내고, 집에 와서는 폭언과 폭력을 휘둘렀습니다. 멍청하다, 그것도 못찾아타냐, 너 중학교를 니 머리로 붙은 줄 아냐, 넌 주변 연줄 덕에 붙은거지 니 머리로 붙은게 아니다... 시험봐서 들어가는 나름 명문 중학교였기 때문입니다. 그 말로 불 붙어서 제 우울이 터졌습니다. 자해를 일삼고 울며 잠들고 무기력증과 불안이 커지더니 이제는 기억력이 아주 떨어져 어제 있었던 일의 기억이 가물가물하고 작년의 일은 거의 전혀 기억이 없습니다. 말 할 때에도 단어를 배치하고 정리하고 대화의 흐름을 따라가는게 점점 힘들어집니다. 그렇게 자신있고 좋아하던 글 쓰기도 무서워집니다. 어머니와 주변 지인들 모두는 저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제가 글 쓰는걸 항상 응원해줍니다. 하지만 저 혼자서 무서워하면서 절대로 제 글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아주 불안해서 죽을 것 같을 때 어머니에게만 살짝 보여줍니다. 칭찬에 관대한 사람에게 보여주는건 제 자존심도 깎아먹고 결국에는 다시 괴로워지는 일이지만 그렇게라도 칭찬받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을 때가 있어요. 써 놓고 누군가에게 보여줬을 때 별로라는 말이나 그런 낌새만 느껴도 전 자살할지도 몰라요. 딱 한번 그런걸 느끼기만 해도 전 정말 자살할지도 모릅니다. 그정도로 제가 궁지에 몰려있다는걸 제가 압니다. 이미 한번 자살 시도를 했었거든요. 글을 못쓰겠어요. 제가 가장 잘 하는 일이고 이제는 그게 진로가 되었습니다. 이 글을 쓰기 직전까지도 글 공모전에 쓸 내용과 지금 진행중인 영상 공모전의 스토리라인을 정하고 있었습니다. 글을 못쓰겠고 무서워서 키보드 위에 손도 못올리는 주제에 나는 괜찮다고 부정하면서 공모전을 찾아 나가고 있습니다. 아무도 강요 안해도 무슨 일이든 해야 좀 덜 불안합니다. 내가 만든 글이 인정을 받아야 그 때의 기억에서 간신히 벗어날 수 있습니다. 밤을 새고 몸을 망치면서 어떻게든 일을 하고 있어요. 글이 아니면 더이상 할 줄 아는게 없는걸 알아서 그럽니다. 아버지가 그 때 유리세정제와 곽휴지를 집어던지면서 했던 말이에요, 넌 할 줄 아는게 뭐냐고. 그 말 때문에 저는 죽어갑니다. 몸이 망가지고 불안함에 죽을 것 같은건 괜찮습니다. 글을 쓰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힘들고 도저히 시작을 할 수 없게 되니까 정말 미칠 것 같아요. 제발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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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gsi
· 5년 전
그거 아세요? 사람들은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을때 대부분 횡설수설하고 뒤죽박죽 해요. 그러지 않더라해도 자신만의 이야기,감정을 털어놓기 때문에 읽는이의 생각은 하지 않고 쓰죠. 그렇기 때문에 고민에 대한 긴 글은 남들이 읽기에는 좀 번거로움이 있는데,쓰니분의 글은 하나하나 자신의 감정이 정리되어 써져있어요. 그리고 읽기 편하고 그 일들이 머릿속에 부드럽게 넘어가 이해도 쉽죠. 쓰니분 이정도면 정말 잘쓰시는 거에요. 고민글인데도 그게 드러나요. 쓰니분.저는 아빠랑 거의 연을 끊었어요. 거의 만나지도 말을 섞는 일도 거의 없죠. 지금까지의 폭언들,폭력들을 기억하기에 저는 아빠랑 얘기하지 않아요.그래도 일상에 큰 지장은 없더라고요. 지금 쓰니분은 자존감이 낮은 것 같아요. 하지만 쓰니분은 자신이 현재 생각하는 것보다 글을 잘쓰고,소중하고 위대한 존재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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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 전
@Kongsi @Kongsi 정말 감사합니다. 너무 듣고싶었던 말이에요.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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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ugol0
· 5년 전
저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일을 좋아해서.. 당신의 글이 마음에 와닿았어요.. 잔잔히 마음을 적어놓은 글에 온통 상처뿐이라서, 꼭 안아주고 싶었어요.. 지치고 힘든 말들이 당신을 상처줬다면, 그 말에 대항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글로써 바라본 당신은 글은 무척 잘 쓰고 위에 마카분들 말씀처럼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니까요:) 잠시 제 이야기를 해볼게요. 저 역시 글을 쓰는 사람이 꿈이에요!! 뭐랄까... 되게 아는 게 없고 이해도 좀 떨어지지만, 따뜻한 글을 쓰길 원하고 있답니다. 3년간의 따돌림으로 죽고 싶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림을 찢는 애들을 피해 유서처럼 남기던 글이 어느새, 이렇게 꿈으로 번졌답니다:) 울적한 글을 써도 좋고, 희망을 끌어안는 글도 좋아요. 재능이 있고 수많은 벽을 만난다는 건 그만큼 노력했다는 뜻이니까요! 글로 우울감을 천천히 적어내리는 걸 추천해요. 마음속에 응어리가 녹아내리도록. 우울감에 대한 글을 쓰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저는 최근에 고등학교 시절의 우울감에 대한 책을 쓰면서 우울한 감정을 어떻게 보내야할지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부담없이 솔직해질 수 있는 게 글이니까요:) 당신의 글은 소중해요. 그 글을 쓰는 당신은 더욱 더 소중하고 예뻐요. 당신을 무너뜨리는 소리에 아프겠지만, 잊지 말아주세요. 당신은 무척 좋은 사람이고 멍청하지 않아요. 너무 자신을 미워하지 말고 다그치지 말아요. 당신은 무척 지쳐있고 그럼에도 꿈꾸길 원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서투른 자신도 상처 받은 자신도.. 모두 사랑해줬으면 좋겠어요. 힘들면 계속 글을 올려주세요. 마카에는 다정한 분들이 많고, 저도 당신에게 도움이 되고 싶으니까요:) 응원해요. 언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