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14_일기 겸 독백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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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4_일기 겸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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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0814 오늘은 피곤하고 피곤했던 날. 2시 반쯤 자서 중간에 한 번 깨고 5시 반에 깼다. 잠이 안 와서 핸드폰 보고 하다가 10시쯤 다시 잔 것 같다. 그리고 2시 반쯤 일어났다. 오늘마저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었다. 정산차리고 씻고 4시 반에 집을 나섰다. 일단 정신과에 가보려고 했다. 전화해봤는데 미성년자는 부모님 동행이 필요하단다. 정말 겨우 전화했는데. 못 갔다. 작년에도 너무 힘들어서 가볼까 했었는데 그때도 미성년자라 안 된다고 했다. 사실 그때 이후에 성인되고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근데 도저히 못 버티겠다 싶었다. 며칠간의 고민 끝에 다시 용기를 냈다. 이번엔 다른 곳이었는데 여기도 안 되더라.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또 다시 난 내년을 기약하게 되었다. 전화를 한 후 저녁 먹고 좀 쉴 겸, 잠깐 걸어서 근처 맥도날드로 들어가는데 숨이 가빠졌다. 숨 쉬기가 불편했다. 들어가서 가만히 서서 주문하는데도 숨이 가빴다. 심각한 건 아니었지만 불안이 신체화 증상으로 나타난 건지 내 몸이 안 좋아서인지 모르겠다. 일단 대충 주문하고 자리를 잡았다. 오늘의 첫 끼였다. 아침은 원래 안 먹고, 점심 때 잤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지. 목이 타서 음료부터 마셨다. 그리고 버거를 먹는데 평소에 먹는 양을 도저히 못 먹겠더라. 속이 너무 안 좋았다. 먹다가 더는 못 먹겠다 싶어 버리고 나왔다. 오늘 집에서 나온 목적은 정신과 가는 것과 공부하는 거. 하나는 일단 불가능하고 공부하러 가려다 교보문고에 갔다. 어차피 책 살 것도 있고 해서. 책도 몇 권 사고 돌아다니다가 부모님 만나서 집에 왔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왔다갔다 하고 가고 싶은데 가고 했는데 오늘은 웃어지지가 않더라. 그냥 힘들다는 느낌 뿐이었다. 지쳤다. 거절당한 그 영향인진 모르겠지만 오늘은 에너지를 너무 일찍 소비해버렸다. 그랬음에도 계속 돌아다녔다. 핸드폰도 완전 방전되기 전에 충전해야 배터리 오래 쓴다는데, 난 완전히 방전될 때까지 에너지를 소모했다. 내일은 정말 열심히 달려야 한다. 개학이 금요일이라. 피드백 받고 그냥 뒀던 자소서 1, 2, 3번 수정하고, 4번은 새로 쓰고, 독서 6권 정도 해서 올려야 하고, 대학 다시 알아보고 정해야 한다. 3주간 방학이었다. 방학동안 뭘 했냐고 묻는다면, 아무것도 안했다. 내가 해야하는 최소한만 했다. 할 힘이 없었다. 너무 무기력했다. 그래서 아무것도 안했다. 누워서만 지냈다. 나중엔 무기력인지 게으름인지 헷갈렸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안했다. 사실 열심히 달려야 하는 건 내일뿐만이 아니다. 열심히에서 더 나아가 죽을 듯이 해야 한다. 그래도 모자란다. 기말고사 기간부터 방학기간까지 수능공부를 쉬었다. 60일 정도를 쉬었다. 기말고사 기간 3주정도를 제외한다 하더라도 30일을 버린 격이다. 우울하다고 아무것도 안 한 기간을 앞으로 90일동안 채워야 한다. 근데 난 자신이 없다. 멘탈이 이래서 뭐라도 할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서 정신과에 가려고 했었다. 너무 힘들었다. 근데 우울이 공부를 안하기 위한 핑계였는지도 모르겠다. 남들은 우울하다고 나처럼 아무것도 안하진 않거든. 나처럼 이렇게 바보같이 살진 않거든. 금요일이 개학이다. 벌써 개학이다. 종일 공부만 해도 모자랄 3주의 시간을 버렸다. 개학이 걱정된다. 방학 전에 담임에 대한 신뢰가 깨졌던 일이 있었다. 완전히 정이 떨어졌다. 그 일이 있은 후에 자살사고, 지해충동이 다시 시작됐고 그 전까지 약간의 우울은 있었지만 심하다고 생각하진 않았었다. 근데 그 일을 계기로 너무 심해졌었다. 3주 가량 그 일로 고생했고 1주일쯤 전부터 조금 괜찮아졌다. 대신 예민해졌다. 별 거 아닌 일로 화가 나기도 하고 급격하게 우울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자살, 자해충동까진 아니라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방학 중에 상담 때문에 담임을 봤던 일이 있었다. 난 이미 정이 떨어진 상태고 무슨 말이 나오든 네 네 하면서 넘겼다. 졸업할 때까지만 참자는 마음으로. 개학하고도 그 마음으로 잘 넘어가면 좋을 텐데. 방학 동안은 그 한 번밖에 볼 일이 없었지만, 개학하면 매일을 봐야한다. 벌써부터 감정소모할게 무섭다. 잘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자살, 자해 충동만 생기지 않길 바랄 뿐. 힘들 것 같다고 생각은 된다. 혹시나 충동이 생긴다면 자살은 당연히 못할 걸 알고, 자해만 좀 잘 참길. 오늘은 그냥 힘들었던, 지쳤던 하루였다. 결국 독서도, 공부도 아무것도 못 했으니, 내일은 정말 열심히 살길. 내일은 밤 샐 수도 있을 것 같다. 내일 이후에도 잘 시간이 많진 않을 것 같은데 건강도 멘탈도 수능때까지만이라도 유지할 수 있길. 좋아지길 바라지도 않으니 제발 유지만이라도 가능하길. _0815_1시 30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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