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너무 미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이혼|죄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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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너무 미워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vuvun
·5년 전
제 엄마는 제가 6~7살 때 아빠와 이혼하셨어요. 그래서 혼자 남매 먹여 살리느라 매시간을 일하시며 보내셨죠. 저는 어릴 때부터 엄마 눈치도 많이 보고 애정을 항상 갈구했어요. 애정이 부족한 걸 알아서 더 갈구하게 됐나 봐요... 음.. 제가 엄마가 죽일 만큼 밉다고 느낀 건 작년 고3 중순 때 였는데 그동안 저는 엄마가 유일하게 저를 위로해 줄 수 있는?줄 알았어요. 제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6학년때까지 오빠 화풀이 대상이었 거든요. 4년 정도를 이유없이 맞고 밥 차려주고 하다보니 어느 순간 오빠가 엄청 싫어졌어요. 뭐 당연한 거겠지만.. 엄마는 제가 오빠한테 맞는다는 걸 알고 계셨어요. 근데 그 긴 시간을 방치하고 등 돌렸던 거죠. 저는 고3에 깨닫기 전까지 엄마를 그때 일로 미워하지 않았어요. 근데 깨닫고 나니깐 오빠보다 엄마가 더 밉고 눈물 날 정도로 싫어지더군요. 오빠는 그래도 어렸고 사춘기 끝날 무렵부턴 잘 챙겨주고 했어서 밉지만 그러려니 했어요. 근데 엄마는 정말 용서가 안 되더라구요. 제가 오빠한테 맞았던 옛 이야기를 꺼내기만 해도 환멸난다는 표정으로 '제발 좀 그만해라. 다 끝난 일이잖냐.' 이러시는데 정말 속에서 열불나더라구요. 자기 딸이 4년을 처 맞고 살았는데 할 말이 고작 저딴 말인가.. 엄마에게서 죄책감 따위 느껴지지 않았고 마치 남의 일 듣는듯이 지겨워 했어요. 그때 저도 속에서 환멸이 느껴졌고 엄마 또한 2차 가해자이며 방관자였다는 걸 깨달아버렸어요. 속에서 몇 년이나 부정하던 사실을 정면으로 마주해버리니 혼란스러웠습니다. 정말.. 나를 진정 존중하지 않으셨고 사랑하지 않으셨구나 싶었어요. 저는 엄마가 저희 남매 때문에 힘들게 일하셔서 아주 어릴 때부터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항상 옆에서 애교도 부리고 화도 한 번 안 내면서 헤헤 웃기만 했죠. 그런 제게 엄마는 그래왔던 거에요. 정말 혐오스럽고 토하고 싶더군요. 그래도 평소 무슨 일 있어도 티 같은 거 안 내고 애초에 엄마는 제게 무관심했으니 제 변화를 모르셨죠. 하지만 큰 변화는 아니었습니다. 그냥 깨닫고 속으로 가끔 미워하는 거 뿐이죠.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흘러 성인이 되었고 저는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사정이라 인문계를 나왔음에도 대학은 안 갔습니다. 속에 응어리가 좀 있었지만 저도 대학을 그리 중시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크게 나쁜 건 없었어요. 성인 됨과 동시에 백수가 되었지만 알바든 학원이든 다녀야 겠다 생각해서 자격증 학원을 다니게 되었습니다(참고로 학원은 고용센터에서 지원 받아서 공짜로 다니는 겁니다.) 저는 학원을 다녀본 적이 없었고 딸려는 자격증이 그동안 접해 보지 못한 아예 쌩판 처음인 과목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부담이고 정신적으로 힘이 들었어요. 그러던 어느날 제가 늦잠을 자버렸어요. 저도 모르게 엄마에게 투정부리듯 가고 싶지 않다고 했어요.. 엄마는 저를 내려다 보면서 또 그놈의 환멸스럽다는 표정으로 그냥 살지말라고 하셨구요... 저는 그 말을 듣고 크게 충격을 받지는 않았어요. 그런 말을 몇 번 들어 봤었기 때문에 그냥 입을 다물었죠. 그러곤 일어나서 세수도 안하고 옷만 갈아 입고 뛰쳐 나왔어요. 엄마와 같은 공간에 못 있겠더라고요.. 나와서는 편의점으로 가서 충동적으로 커터 칼을 샀어요. 학생 때부터 자해를 몇 번 생각해 보고 초등학생 때는 식칼로 시도도 해봤는데 아픈 게 너무 싫었고 무서워서 한 번도 피를 본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그 날 정말 충동적으로 샀던 커터 칼로 학원 뒷자리에서 손목에 피를 봤습니다. 짧게 4줄 정도를 긋고 나니 속이 후련했다기보단 정말 제가 발악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통을 마주해버리니 어떻게든 살려고 방법을 찾는 것 같다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그날 밤 엄마의 환멸섞인 화냄을 듣고 또 상처 밑에 세 줄을 그었어요. 처음이 어렵지 성공하고 나니까 그 다음은 정말 순식간이더라구요. 그렇게 두 번 자해을 하고 이틀뒤 잠을 못자 뒤척이며 밤을 새다가 엄마가 그걸 알고는 또 환멸스러운 표정으로 '너는.. 왜... 맨날..어휴' 라고 하셨고 저는 항상 그랬듯 입을 다물려다가 웃으며 '미안'이라고 했어요. 전혀 미안해서 한 소리는 아니었지만 그냥 감정없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엄마가 방에서 나간 뒤로는 이불로 머리를 덮고는 계속 엄마가 당장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반복적으로 했습니다. 1시간 30분뒤 엄마가 나가고 오빠도 곧 나가면서 드디어 혼자만의 시간이 온거죠. 2시간을 계속 울었던 거 같아요. 눈두덩이가 따가워질 정도로 계속 울었고 멍때리면서 게임할 때도 눈물이 주르륵 흐르더라구요 ㅋㅋ 저는 엄마가 정말 밉고 환멸스러워요. 제가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게 정상인가요? 눈물도 딱히 없는 편인데 계속 눈물이 나고 자해할까 생각하고 제 세상에 모든 게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자꾸 생각합니다. 솔직히 정신과던 어디던 상담이란 걸 받고 싶어요. 제 얘기도 열심히 풀고요... 제 속깊은 얘기를 할 사람이 없어서 여기에 적었습니다. 제가 글솜씨가 많이 없어서 두서없이 썼는데 이해가 안 갈 수도 있지만 안 좋은 말은 말아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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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가 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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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OA
· 5년 전
힘낼 힘이 남아있으실지는 모르겠지만 힘내세요, 힘내라고만 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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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uvun (글쓴이)
· 5년 전
@HYOA 감사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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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pstick
· 5년 전
어린 남매를 키운 엄마는 미워하지마세요 많이 힘드셨을거에요. 그보다 나이많은 오빠가 문제네요 한살이라도 많으면 동생 밥차려 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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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aaaaaaqi
· 5년 전
마음의상처가 너무깊은거같아요ㅠㅠ 빨리 돈벌어서 독립하세요.. 부모자식지간이어도 형제지간에도 붙어살면 좋은소리 잘안하게 되는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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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uvun (글쓴이)
· 5년 전
@Lipstick 맞아요ㅜㅠ 오빠도 참 문제많은 인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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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uvun (글쓴이)
· 5년 전
@aaaaaaaaqi 감사합니당 ㅎㅎ 능력이 된다면 무조건 독립할 생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