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모든게 다 지쳤어요. 마음에도 없는 말 하면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왕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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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k30624
·5년 전
그냥 모든게 다 지쳤어요. 마음에도 없는 말 하면서 부모님께 상처주고, 부모님이 조금이라도 나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를 한다면 그때부터 짜증이 나기 시작해요. 낮은 자존감과 꼬인 성격 때문에 일이 커졌는데 사회와 제 자신을 부정적으로 보기 시작한건 중학생 때부터 인 것 같아요. 그 당시 같은 반 애들끼리 돌아가면서 왕따를 당했었는데.... 분명 어제까지만해도 웃으면서 놀던 애들이 하루 아침에 변하고 또 시간이 지나면 다른 애가 왕따 당하고 있고...때로는 자살까지 생각했었는데 부모님이 걱정하실까봐 학교에서 잘지내는 척 연기했었죠. 그런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람에 대한 불신이 생기고 자존감이 낮아졌어요. 정말 날 이해해 줄 친한 친구들이 아니라면 항상 웃으면서 친절하게 가식적으로 선을 긋는게 버릇이 된거죠. 날 괴롭혔던 애들 생각에 미친듯이 공부해서 특목고에 진학했어요. 그런데 현실은 저보다 더 똑똑하고 재능있고, 뭐든 잘해내는 아이들이 태반이라 저는 아무것도 아니라는걸 실감했어요. 노력해도 등수는 떨어지는데 부모님과 친척, 사촌들에게 받는 기대에 걱정말라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거짓말치기 일수였죠. 대학이 인생의 전부다. 너희들은 서울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선생님들과 주변인들에게 항상 듣는 말이었어요. 정작 부모님께서는 네가 원하는 곳이면 된다고 말씀하셨지만....제가 높은 곳을 희망할 수록 좋아하시는 게 눈에 보이더라구요. 다른 친구들 부모님보다 나이가 많으신 두 분을 위해서라도 잘해내고 싶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법조인이라는 꿈도 이루고 싶었고요. 피나게 노력해서 9월 모의고사를 올1등급 맞았었는데..막상 수능 당일은 긴장감으로 모든걸 망쳤네요. 부모님 기대를 져버린 것이 괴로웠어요. 그리고 외지에서 시작된 재수 생활, 한심하지만 그 1년 동안 제대로 슬럼프가 와서 현역 때 수능보다 더 못쳤습니다. 그리고 올해, 21살.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어서 장학금을 받을 수 있을 만한 지방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입학하고 보니 중학생 때 저를 괴롭혔던 애가 같은 대학을 다니고 있더군요. 원하는 대학이 따로 있었던만큼 더욱 괴로운 나날의 연속이었고 점점 더 나 자신에 대한 혐오감이 들더라구요. 부모님께서 무엇인가를 부탁하면 어느 순간부터 짜증내면서 싫어하고, 나에게 기대를 건다는 식의 말이 짜증이 나 삐딱하게 말대답하는게 일상이었습니다. 오늘도 웃으면서 이야기하다가 어머니께서 너랑 법조인은 안맞는 것 같다. 네 사주엔 법이 안 맞나 보다. 너도 니 할 일 찾아야하지 않겠냐, 본인이 언제 죽을 지 모른다며 하시는 말이 듣기 싫어 그거야 나도 당장 언제 죽을 지 모른다고 말대답하며 선을 넘었네요. 결국 그동안 참으셨던 어머니께서도 "그렇게 말대답하는거 고쳐라."며 화를 내셨고 저는 제가 잘못됐다는걸 알면서도 성격 꼬인거는 쉽게 안고쳐진다며 일을 크게 만들었죠.. 어머니께서 너 성격 꼬인거 맞다. 근데 왜 그렇게 변했냐. 어렸을 땐 안그랬는데 왜 이제와서 그러냐. 불만이 있으면 말해라. 니가 도대체 지금까지 살면서 무슨 노력을 했냐. 나는 꿈이 없었는 줄 아냐. 내가 너한테 내 꿈을 이뤄달라고 했냐. 넌 어차피 재능도 없다며 화를 내시는데....도저히 뭐라고 말을 못하겠더라구요.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부모님께 잘해야하는 것도 부모님이 지금까지 절 위해 많은 걸 희생했다는 것도 제 자신이 문제라는 것도.... 앞으로 뭘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어요. 지금까지 소중히 여겼던 꿈과 목표가 현실적 제약에 막혀버리고, 지금까지 해왔던 노력이 물거품이 됐는데 돌아갈 방법도 시간도 없는 것 같아 무서워요. 밤이 되어 내일이 오는 것도 두렵고 매일 밤 악몽을 꾸니까 이젠 불면증까지 심해져서 결국 어제도 밤을 샜네요. 친구들한테 고민 상담을 해도 행여나 부담줄까봐 아무렇지 않은 고민인척 흘려보내는 것도 지치네요... 그냥 전부 사라져버렸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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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kdu110
· 5년 전
진짜 수고했어요 안아주고 싶은데 그럴수가 없네요 아무렇지 않은 고민아니고 여라가지로 많이 힘드셨을꺼에요 그래도 말해줘서 고맙고요 재능이든 뭐든 다 치우고 글쓴이님 정말 엄청나게 멋지신 분이니까 힘내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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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30624 (글쓴이)
· 5년 전
@nukdu110 그렇게 말 해주셔서 감사해요.어머니랑 싸울 때도 안 울었는데 댓글 읽고 눈물 나네요ㅜ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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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kdu110
· 5년 전
@k30624 위로가 되서 다행이네요 잘 주무시고 내일이 오늘보다 나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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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30624 (글쓴이)
· 5년 전
@nukdu110 네ㅎㅎ 내일 하루 좋은 일만 가득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