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게 좋아요. 재밌어요 내 끝없고 멋있고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안|자신감|압박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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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tx023
·5년 전
글을 쓰는 게 좋아요. 재밌어요 내 끝없고 멋있고 방대한 상상을 현실로 끌어내릴 수 있다는 게 너무너무 좋아요. 근데 요즘 그거 하나로 글을 시작한 게 너무 안일했나 싶어요 글은 그냥 도피처 같은 곳이에요 내 유일한 재능인 것 같았고 내 우울의 집합이나 현실도피도 담을 수 있었고 남들도 놀랄만한 그런 방대한 나만의 세계도 현실로 끌어내려 남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멋진 거였는데 요즘엔 글 쓰는 게 무서워요 진짜 '글'이라는 걸 배우면서 그냥 내가 쓴 글은 허황과 망상 뿐이라는 걸 알았어요 글은 현실적인 문제를 담아야 한대요 그러니까 주제도 언제나 그럴듯해 보이는 현대사회의 문제를 찾게 되고 즐겁게 썼던 예전 글은 그냥 몽상이고 붕 뜬 현실성 없고 그냥 마냥 슬프거나 우울하고 뽀얀 필터를 낀 글 같대요 글 쓰는 스타일을 바꾸고 나서는 모든 게 무서워졌어요 글을 써도 이게 맞나 싶고 또 뭔가 잘못한 것 같고 그냥 즐겁다기 보다 진짜 진짜... 잘 모르겠어요 과제는 넘쳐나는데 압박감에 언제나 미루고 혼나고 혼자 실망하고 내 글따위는 보고 싶지도 않아요 큰 돈 내고 가서 배우는 학교라 잘하고 싶은데 나는 혼나는 걸 두려워하는 몽상가 작가일 뿐이고 내 미래는 불투명하고 그냥 뭉뚱그린 꿈만 꾸고 있어요 사람들에게 이 얘기를 하면 그럴거면 왜 큰 돈 내고 그 학교를 갔냐고 물어요. 난 그냥 글이 재밌고 어설프지만 내 유일한 재능같아서 그랬는데 제가 너무 안일한 건가봐요 결국 이 돈을 내고 3년을 배우고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면 어쩌지라는 두려움이 커요 뒹굴거릴 때도 그저 글을 쓸 자신감은 없고 써야하는데 써야하는데 하면서 날짜가 다가올 수록 불안해하기만 해요 난 아무도 실망시키고 싶지 않고 현실적인 글도 잘써서 칭찬도 많이 받고 싶고 미래도 꿈도 보장받고 싶지만 글은 너무 무서워요 내가 글은 너무 어린애 도피처로만 생각했나봐요. 근데 난 글 아니면 갈 곳이 없는데 어쩌죠 글을 쓰고 싶은데 막상 쓰려면 다음에 쓸 내용이 생각나지도 않아요 그냥 그냥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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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ugol0
· 5년 전
저도 글쓰는 걸 좋아하고.. 글을 쓰는 쪽으로 꿈을 꾸는 사람으로서, 정말 공감해요.. 저는 세상이 너무 아파서 글을 쓰게 됬고, 나중에는 따뜻한 이야기를 건네고 싶어서 글을 쓰고 싶다고 다짐했었어요! 글쓰는 게 너무 즐거웠고, 불안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저도 글을 알아가면서 tx023분처럼 글 쓰는 게 무서운 것 같아요. 글 이라는 것은, 진솔함. 그 작가가 떠올리는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뭔가. 음...틀이 생겼다고 해야할까요? 무조건 뭘 넣어야만 하고, 대단해야만 하고.. 상을 타야만 인정 받고. 그런 게 참 무서운 것 같아요. 그래도, 누군가 당신의 글을 비난하거나 틀렸다고 말한다면 저는 곁에서 화내줄게요. 이렇게 글로써 화낼게요. 당신의 글은 저보다 뛰어나고, 이렇게 저를 놀라게 하는 걸요:) 더 많은 글을 읽고 싶어요. 울적했던 제 마음을 솔직히 짚어주는 글. 잘 읽었어요. 누군가 네 글이 이상하다고 말한다면, 그 문제는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거울에 비춰보세요. 진정 문제인지, 아닌지. 한걸음 떨어져서 바라보고, 자신이 느끼는대로 쓰면 좋겠어요. 저는 구름 속에서 세상을 보는, 그런 당신의 글이 좋아서 찾아왔어요. 아직 당신의 글을 다 아는 것은 아니지만.. 제 마음이, 이 글이 좋다고 했어요. 응원해요,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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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x023 (글쓴이)
· 5년 전
@oreugol0 고마워요. 펑펑 울고 싶어지는 건 처음이에요. 제 편이 되어줘서 정말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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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ugol0
· 5년 전
제가 잠깐의 위안이 되었다니 기뻐요:-) 당신의 글을 사랑해주길 바랄게요. 엉엉 울어도 괜찮으니까, 부디 자신의 글을 나쁘게 보지 말아주세요! 응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