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공시생으로 지내다가 드디어 내일 모레 면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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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soulfriend
·5년 전
오랫동안 공시생으로 지내다가 드디어 내일 모레 면접을 보게되었다. 여러가지 예상 질문들을 놓고 머릿속에 담아두려고 하는 중인데, 준비를 하면 할수록 왜 이리 긴장이 되고 떨리는지 모르겠다. 나는 원래 말을 잘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책을 많이 읽고 나이에 비해 조숙한 고민을 많이 하며 자란 덕분인지, 말빨로 먹고 사는 직업을 가지게 되었을 때, 나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늘 필기만 합격하면 면접은 아주 잘할 수 있다고 주변사람들에게 호언장담을 하곤 했는데, 막상 면점을 준비해보니 너무 어렵다. 나에 대해 말하는게 너무 어렵다. 사회 이슈나 직업관, 국가관 등에 대한 생각은 정립되어있는데, 나 자신에 대해 말하는 것이 이토록 어려운건지 몰랐다. 생각해보면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어주고, 교육하고, 설득하고, 설명하는 일들, 이런 일들을 하며 좋은 피드백을 받으면서 나만한 말쟁이도 없을거라고 자만했었다. 그런데,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가 가장 힘들었던 순간 등을 말하려니 말문이 막힌다. 뭐, 사실은 알고있다. 그러나 사실대로 내가 누구인지 말하면 나는 그 일을 하면 안 되는 사람이 될 것이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말하면 그러면 여기 말고 다른 데 가서 일하라고 할 것이다. 내가 힘들었던 순간을 이야기하면 아마 나는 자살위험군으로 분류될지도 모른다. 나 자신을 좋은 사람으로 포장하면서 솔직하게 말하는 법, 나는 그런건 배우지 못했다. 아무래도 면접장에서는 거짓말을 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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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nnight
· 5년 전
음...진짜 공감가네요. 다 드러내면 아마 사회에 편승할 수 있는 인간 많이 사라질 듯. 평균인 양 모범답안처럼 굴어야 하는 게 가끔 속상합니다. 그냥 그게 나를 보호하는 방법인갑다~하지만서도 내 스토리가 너무 평범하지 못한가 싶어서 서글퍼지기도 하는..ㅋㅋ 저는 그래서 안 솔직한 스탠스를 택했는데, 뭐...노멀한?부분 역시 우리 안에 있기에 연기하기 그렇게 어렵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냥 너무 속이는 게 숙달되서 그런가. 아~역시 진실하게 사는 건 너무 위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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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friend (글쓴이)
· 5년 전
@daynnight 일보다 어려운게 사회생활이죠. 적당히 하려면 충분히 잘할 수 있는데 제대로 하려면 내가 망가지는 ㅠㅠ 정말 절대자를 마주하는 시간이 없다면 미쳐버릴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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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nnight
· 5년 전
앗 동지.. 제가 지금까지 살아있는 이유죠! 참..인간가지고는 의지가 안돼요. 느무 불안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