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나는 소망보다는 체념을, 이상보다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폭력|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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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thankyou12
·5년 전
어릴 때부터 나는 소망보다는 체념을, 이상보다는 현실을 직시 해왔어 그게 뭐 때문인지 알아? 내가 어느날 넘어져서 무릎이 까져서 울고 있었을 때, 당신이 내게 한 말을 아직도 기억해 그 때, 뭘 잘했길래 우냐고 했지? 아, 당신은 기억 못 하겠지만 당시 6살밖에 안 되었던 내게는 무척 충격적인 일이라서 아직도 기억하나봐 또 뭐가 있었더라? 내가 유리컵을 깨뜨려서 발에 상처가 났을 때 당신은 그걸 보면서 내게 그 위에 수건을 깔아 발로 밟고 있으라 했지 그 때는 당신이 없으면 죽을 것만 같아서, 당신이 미약하게나마 줬던 사랑과 애정이 너무 고달프고 기꺼워서 뭣도 모르고 미움 받기 싫어 그 따가운 조각들을 울기만 하면서 묵묵히 밟았어 이제 예전에는 신경 쓰지 않았던 그런 것들이 내가 점점 자라면서 부당한 거라는 걸 알게 되었어 사실, 근 몇 달간 고민했었어 정말로 당신이 내가 미워서 그런 행동을 했을지에 대해서 근데 생각해 보니까 정말 나를 미워 하는것 같더라고 뭐, 오빠가 더 애정이 가는 상대인건 나도 알아 오빠는 당신이 바라는 대로, 공부를 잘 하고 성격이 밝아 늘 주변에 사람이 많고 당신의 뜻을 나처럼 독하게 거스르지 않으니까 예전에는, 아니 지금도, 나는 당신을 동정하고 있어 당신의 어머니가 당신을 어릴 때 학대해 왔으니까 누가 그러더라, 폭력은 학대는 되물림 된다고 나는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해 당신이 사랑 받는 딸로 자랐다면, 그랬다면 우리 사이도 평범한 모녀 사이가 되있었을까? 가끔씩, 아주 가끔씩, 당신이랑 보냈던 시간을 떠올리는데 역시 내게는 행복한 시간보다는 우울하고 어두운 순간이 더 많았던 것 같아 그걸 알면서도 아직까지 당신에게 사랑 받고 싶어하는 마음을 버리지 못한 나도, 다른 이들에게 비춰질 모습 때문애 나를 버리지 못하는 당신도, 둘 다 참 미련하다. 그치? 이런 점은 당신에게 물려 받았나봐 아니면 당신의 그 불 같은 성격을 물려 받았을 수도 있고 아직 나는 매우 어린 나이이고 독립할 능력이 없지만, 마침내 내가 개화하고 꽃이 필 시기가 올 거라는 걸 알아 그 때면 내가 당신이라는 틀 안에서 벗어나서 날아갈 수 있겠지? 지금도 서로 같은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며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당신과 나는 그냥 안 맞는 거니까 이런 지겨운 애틋한 모녀 사이의 연기는 그만두고 각자 있어야 할 곳으로 떠나자 그게 맞는 것 같으니 매일 이런 생각을 당신이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새겼던 내 몸의 상처를 보며 떠올려 발바닥에 있는 작고 길쭉한 자국, 손바닥에 있는, 조금 더 길고 가는 자국 그리고 배에 있는 흉터와 다리에 있는 수많은 멍들까지 아마 평생토록 이대로 살아야겠지? 오늘도 아주 조금씩은 내 행복한 미래를 그려 보며 버텨 먼 훗날에 찾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꿈 꾸고 저와는 다르게 항상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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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goodoh
· 5년 전
글쓴이가 독립 했을 때, 느린 걸음이라도 괜찮으니 두 다리로 그림자에서 걸어나와 햇빛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당신이 서늘한 곳에서 이끼를 보기보다 따뜻한 햇볕과 부드러운 풀잎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당신은 그 어느 꽃보다 행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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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you12 (글쓴이)
· 5년 전
@ohgoodoh 고마워요 어서 독립하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