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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저는 현재 18살, 고등학교 2학년생입니다. 점점 나이를 먹어가면서 더 이상은 이 삶을 견디지 못할 것 같아서 절박한 심정으로 이 앱을 깔게 되었습니다. 긴 글이 될 것 같은데 부디 많은 분들이 제 글을 읽고 정말 현실적인 답변을 주시기를 바래 봅니다. 저는 흔히들 말하는 엄친딸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모든 면에서 완벽하기 위해 저 스스로를 끊임없이 다그치고 억압하는 사람입니다. 가장 오래전 기억은 초등학교 5학년인데 저는 그때까지만 해도 제대로 놀아본 경험이 없는 아이였습니다. 항상 학교가 끝나면 곧장 집에 왔고 친구 집에 가본 적도, 시내에 가본 적도, 동네를 친구들과 돌아다녀본 적도 없었습니다. 언제나 엄마는 최고의 성적을 원했고, 저에게 자유롭게 노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았기에 제 인생은 모두 공부를 위주로 흘러갔습니다. 제 성적은 늘 전교 1등이었고 저는 그게 당연한 제 자리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학교가 아니고서는 만나기 힘든 저였기에 어쩌면 당연하게 제 친구들은 자기들끼리 더욱 사이가 좋아졌고 결국 저는 조금씩 소외되었습니다. 그렇게 불안정한 인간관계로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중학교에 입학해서는 정말 완벽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중학생때부터 저는 공부, 인간관계, 성격, 외부활동 등 학교에서 보여지는 모든 면에 정말 열심히 임했고 늘 전교 1등을 유지하면서도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어습니다. 그래서 제 친구들은 늘 왜 너는 자기들과 똑같이 놀면서 공부는 잘하냐며 장난식으로 묻곤 했죠. 밖에서는 잘 놀고 잘 웃고 재밌는 저를 만들었고 집에 와서 늘 진짜 나를 잃는 것 같은 마음에 불안하면서도 이런 삶에 만족하고 있었습니다. 교사라는 꿈도 있었고 엄마와의 관계도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왔는데 수석으로 입학을 하다보니 모든 선생님들의 관심거리는 저였고 엄마는 당연히 수월하게 고등학교에서도 전교 1등을 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고등학교에 들어와서야 드디어 제 자신을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제 삶에 대하여 바라보기도 했고 잠 들기 전에 제 자신을 성찰하며 사색하는 시간도 가지면서 무언가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엄마의 지나친 공부억압을 견딜 수 없게 되었고, 아빠의 무관심에 이미 아빠와의 관계에 손을 뗀 지는 오래이며, 언니는 저에게 진심으로 싫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제가 제 친밀감도 없고 정도 없는 가족을 싫어하고 있었구나를 이제서야 깨닫게 되었고, 엄마가 강조하는 그 공부에 싫증이 났으며 삶의 목표를 잃어버렸습니다. 공부의 목적은 독립이 되었고 예전보다 공부를 훨씬 덜하며 멍때리는 데에만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하루 24시간 모든 시간이 공허하고 무기력해졌습니다. 친구관계 역시 전교생 300명 중 150명 정도는 친한 친구, 50명 정도는 안면을 튼 친구로 많은 친구를 사겼지만, 친구를 사귀고보니 예전 일이 트라우마가 되었는지 친구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더 다가갈 수 없게 저 스스로를 묶게 되었습니다. 엄마가 원하는 의대에 거세게 반대하며 문과를 왔고, 문과에 간 대신 엄마가 원하는 서울대를 목표라고 말하고 다니긴 했지만 저는 이제 학업에 욕심이 없습니다. 그나마 사는데 휴식이 되었던 아이돌이 있지만 굿즈들을 엄마가 모두 숨기거나 시험 성적으로 콘서트를 협박하는 등 덕질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처지입니다. 이번에 학기말 성적이 나왔는데, 아직 학교에서 성적표도 주지 않았지만 벌써 나이스에 들어가 혼자 제 성적을 확인한 뒤 다음주에 있을 제 첫 콘서트를 절대 보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제 덕질마저도 못 하게 합니다. 저는 원래 누군가와 싸우지를 못하고 온순한 성격이기에 지금까지 엄마의 말에 순종하며 살아왔습니다. 정말 가출이 하고싶지만, 용돈도 받지 않아 집을 떠나서는 살 수도 없게 만들어놨습니다. 이제 저는 성적도 떨어졌고 친구관계도 두려워졌으며 삶의 목표도 잃었고 유일하게 좋아하는 것도 막히고 있으며 가족도 싫어합니다. 저는 뭘 해야 할까요. 그냥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계속 웃으면서 제 상황을 참아야할까요? 제가 이대로 2년을 버틸 수 있을까요? 살아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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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dal1004
· 5년 전
저도 자기 직전 새벽에 이 글 보고 삘받아서 댓글쓰느라 두서가 없을텐데 ..이해해주세요. 떨어진 성적이야 원래 잘 했었으니 맘 먹으면 다시 올릴 수 있을 거에요( 주변에 상위권 대학 친구 중에서도 이런 문제 겪은 친구가 의외로 많았어요) 친구관계가 두렵다면 잠시 움츠러있다가 자신감이 생길때 다시 해도 되는거고..목표를 잃어도 아직 너무 어리니까 언제든 다시 생길 수 있어요. 아마 학생들 대부분이 목표가 없을 것 같은데..대부분은 큰 목표가 없어도 앞날이 어찌될지 모르니 그냥 열심히 해보는 것일 거에요. 그런데 좋아하는 것이 막혔다는 느낌, 가족이 싫어진 느낌은 정말 극심한 갈등과 스트레스를 줄 것 같아요.. 내가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이 너무 없는 것 같으면 정말 계속 무기력해져요..그러니 지금은 큰 목표를 세우기 보다는 아주 작고 쉬운 목표들을 세우고 그것을 달성해나가며 성취감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이전까지 님은 성실하게 살아왔으니까 더더욱 그런 지금 그 마음의 변화를 버겁게 받아들일 것 같아요. 게다가 가족들도 글쓴이님을 도와주시지 않으니 힘들겠네요.. 현실적인 조언은 그냥 하루 중에 대부분의 시간을 가족과 마주치지 않을 수 있는 장소에서 보내며 공부하는 것..정도가 있어요..물리적인 거리가 멀어지면 가족간의 갈등이 좀 완화되는 경우가 있어요..(그런데 가능하면 부모님에게 본인이 힘들다는 것을 표현하는게 젤 좋아요) 우선 당장 하고싶은 것을 못하니 갑갑하겠지만.. 대학을 가면 스스로 벌어서 하고싶은 걸 해볼 수도 있고 복수전공이나 동아리를 활용하는 것도 괜찮아요. 늦는것도 아니고요.. 그러니 부디 "지금 난 끝났어. 할 수 있는게 없어"라고 생각하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충분히 잠재력을 갖고 계신 분이니까요... 글쓴이님이 타인보다 좀 더 섬세하고 갈등을 두려워하는 성격 덕분에, 글에선 들어나기 어려운 복잡한 생각과 감정들 때문에 당장 부모님과의 건강한 대화를 하기도 힘들겠지만.. 글쓴이님의 마음이 지금 너무 지쳐있기 때문에 일단 좀 쉬고 충분히 위로받으셔야 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