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신이 이상하다. 고3 이후로 점차 심해졌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자살|청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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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나는 정신이 이상하다. 고3 이후로 점차 심해졌는데 찬장 크게 여닫는 소리 냉장고 닫는 소리 그릇 크게 탁탁 상에 내려놓는 소리.. 생활소음 들으면 가슴 두근거리고 발 끝에서부터 짜증이 밀려온다. 대학 와서는 잠들기 전에 누우면 환청이 들렸다. 어떤 여자가 내 귀에 대고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남자 여자 아이들이 알 수 없는 외국어로 대화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부모님한테 말하니깐 규칙적인 생활을 안 해서 그런거고 그런건 별 거 아니랬다. 에타에 괜찮은 정신병원 있냐고 물어보니 학교 상담실이 괜찮댔다. 막상 마주한 상담선생님은 척 보기에도 귀찮아보였다. 자세한 이야기 들려주는 것이 껄끄러워 별 다른 이야기를 안했다. 상담선생님은 별걸가지고 상담실에 오냐는 투로 내 학과를 확인하고는 예술하는 친구들이 원래 예민하댔다. 나는 그냥 아무 말도 안 했다. 상담 선생님은 본인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선생님을 모셔온다 했다. 나는 상담 선생님을 바꿔달랬다. 바뀐 상담 선생님은 처음에는 좀 나은듯 했다. 덕분에 내 본질적 문제를 알게 되었고, 가족 때문에 내가 힘들었음을 알게 되었다. 상담을 하던 도중 선생님과 부모님이 아는 사이임을 알게 되었고, 선생님은 더 이상 상담이 힘들 것 같다고 말해주었다. 상담 마지막 날, 선생님이 너는 부모님 하나도 안 닮았다며, 너네 부모님이 잘생기고 예쁜 편은 아니잖아? 했던 게 기억난다. 상담사도 결국 보통의 인간이구나, 나처럼... 자살시도 몇 번 한거 빼고 한동안은 마취 된 듯 몽롱하게 지냈다. 그 다음에는 환각이 보였다. 거무스름한 형태가 떠돌아다니고 책장 위나 방충망에 얼굴이 둥둥 떠 있는 것처럼보였다. 헉 하고 그것들을 보면 금새 사라져 있었다. 밤에 자려고 누우면 이유 없이 가슴이 두근거렸다. 사람 많은 곳에 가면 미칠 것 같았다. 어딜 갈 때마다 청심환을 들고 다녔다. 하지만 먹지는 않았다. 부적처럼 들고 다니기만 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무언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다. 그런데 엊그제부터 또다시 환청이 들리고 헛것이 보인다. 미칠것같고 화가 났다. 그래서 혼자서 마구 욕을 했다. 그리고 어린 애 마냥 질질 짰다. 사실 지금도 울고있다. 내 상처를 돌아보는 것이 또다른 상처가 되어 아프다. 언젠가 나를 썩 좋아하지 않는 어떤 얘가 피식피식 웃으며 말했다. 너는 특이해. 여기 중에서 제일 이상해. 순간 자신을 되돌아봤다. 내 정신이 이상한걸 감추기 위해 이상한 짓을 해서 이상한 사람이 되었구나. 바보같은 짓을 했구나 싶었다. 살아가는 내내 환청과 환각은 끊임없이 보이고 들릴 것이며, 당장 내일부터 나는 남들 앞에서는 멀쩡한 척 살아가야 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나를 끊임없이 싫어할것이며 나는 여전히 의지할 곳 없이 비틀거리며 서 있어야겠지. 스스로 목숨을 끊기에는 두렵고 저 달려가는 차가 나를 향해 돌진했으면 하는 바보같은 생각을 하며 앞으로를 살아가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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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ty2424
· 5년 전
병원을 갈 상황은 아예 안되는 건가요? 약이라도 먹으면 조금이라도 증상이 완화될수도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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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5년 전
@cuty2424 병원 못 믿겠어요 제가 살고있는 지역이 워낙 좁아서 혹여나 아는 사람일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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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ty2424
· 5년 전
아 그렇죠. 혹시 다른 지역을 갈 상황은 안되나요? 너무 먼 거리 말고 옆동네 정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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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 전
@cuty2424 고걸 생각을 못했네요 다른 지역 알아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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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wmdsksek
· 5년 전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그리고 공감이 가요.. 상담사도 똑같은 사람이구나..라는 게.. 전 사람들을 못믿어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거든요.. 좋은 분을 만나셨으면 좋겠어요.. 기도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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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 전
@Wkwmdsksek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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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bo11
· 5년 전
이글을 읽으니 제 동생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게 돼네요. 많이 힘드시죠. 약은 꼭 빼먹지말고 챙겨드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