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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나는 내가 멀쩡하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그건 내가 너덜너덜하고 낡아빠진 테이프로 망가진 정신을 간신히 붙여놓던 방어 수단이었나보다. 그 방어 수단이 깨져버린 지금, 나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아무도 잡아주려고 하지 않고, 눈길조차 주지 않은채로. 그렇게, 쓸쓸히. 사람들이 나에게 대체 어떤것을, 무엇을 바라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난 마리오네트처럼 본인들의 입맛대로 움직이는 인형이 아닌데도. 그들은 지금, 자신들이 연극의 인형을 움직이는 배우라도 된 것처럼 그 역할에 심취해 있다. 내가 울어도 혀를 차며 차가운 눈빛만을 내쏘는 그런 인간들 따위, 정말 알고 싶지 않다. 주변에 사람이 있는데도 있는 것 같지 않은, 말을 털어 놓을 수도 없는 사람들. 말 하지 않아도 위로해주는, 커다란 것을 바라진 않아도 최소한 하소연이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 내게는 없다. 내가 겪은 모든 일들을 이해해주기를 바라지 않는다. 다만, 내가 이러한 이야기들을 털어 놓았을 때, 말 없이 토닥여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너무하지 않은가. 이렇게 혼자 쓸쓸히 글을 써내려가고 있다는 게, 나는 너무도 힘들고, 괴로우며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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