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려고 발버둥치다가 행복해보지도 못하고 늙어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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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행복해지려고 발버둥치다가 행복해보지도 못하고 늙어 죽는 게 내 삶의 시나리오인가 보다. 내가 주인공인 내 삶인데도 철저히 행인 A로 살아가는 것이 서럽도록 익숙하다. 생김새는 첫눈에 비호감이라 인간이 외모로 가질 수 있는 이점을 전혀 가지지 못했고 그렇다고 능력적으로 무언가 특출나게 잘하는 것도 없다. 나름 부모님 말씀 잘 듣고 하라는 대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그냥 남들 하는 만큼, 평균이라도 되려고 바득바득 쫓아가는 눈 먼 생명 덩어리일 뿐이다. 젊어서 좋다는 말을 듣지만, 사람이 발에 채이는 한국에서 날고 기는 수많은 화려한 젊음들 속에 이 젊음은 그들을 빛내 주는 음영에 불과하다. 사회의 압박에 못 이겨 얼굴 공사도 해봤지만, 병원에 얼마를 바치든 눈과 코와 입의 위치와 미학의 절대적인 지배권은 나의 탄생과 함께 운명지워진 세포분열이 억세게 쥐고 있다. 21세기 한국 미인상에서 한참 동떨어진 얼굴 가죽을 자르고 갈아서 억지로 끼워넣기 위한 노력은 또 한 마리의 성형 괴물을 잉태하고 나서야 끝나려나 보다. 이 정도로까지 다른 개체들에게 매력이 없는 인간을 만들어낼 때, 인간관계 일절 없이도 행복할 수 있는 능력 정도는 신이 마땅히 부여했어야 했다. 나는 1년 전, 2년 전, 3년 전... 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그때도 여전히 못생겼고, 무능하고, 우울한 나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마음에까지 못생김이 물든 나를 증오하며 또 하루의 우울한 밤을 쫓아내려 노력해본다. 지금까지는, 시나리오대로 잘 살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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