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작년 4월에 결혼했고, 어제 만난지 100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스트레스|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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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저희는 작년 4월에 결혼했고, 어제 만난지 1000일 되었습니다. 뿌듯하고 기쁘기보다는 우울감이 더 밀려오는 날이었어요. 1000일 동안 신랑은 단 한 번도 직장을 가진 적이 없습니다. 며칠 나가고 그만둔 곳 빼고요. 만날때부터 차 할부금, 생활비 등 제가 부담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도 외벌이로 모아둔 돈 다 털어가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모아뒀던 2천만원 가량이 사라졌고, 적금 보험 다 깬지 오래입니다. 인생 욜로를 외치며 아끼는척 아끼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 것은 어떻게든 취하는 신랑도 문제지만, 지금까지 상처받을까 쓴소리 한번 하지 못하고 다 들어준 제가 더 문제인것 같습니다. 그냥 제 인생이 이렇게 낳지도 않은 저만한 동갑 아들 키우다가 종칠것같아요. 하루에도 몇번씩 화가 치밀어올랐다거 혼자 가라앉히길 반복이고, 행동도 멍청해지는 것 같아요. 어느 분은 우울증 초기증상 일수도 있다는데 거기까진 모르겠어요. 다만 우울감이 왔다갔다 하고 있는 것 같긴 해요. 어떻게하면 상처받지않게 제 의견을 전달할 수 있을까요, 신랑은 자존감이 낮아져서인지 사소한 것으로 절 나무라는 습관이 생긴것같아요. 전 거기서 한층 더 스트레스 받고요. 지금 회사도 맞지않아 옮기고싶은데 말로만 때려쳐라 본인이 어디든 나가겠다하는데, 1도 믿음이 가지않아 그냥 다니고있습니다.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돈이 없으면 불행해지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인생에서 돈돈하고 살아본적 없는데, 정말 없는 상황이 되니 어쩔수 없더라구요. 그런데 또 이런 저에게 너무 인생 돈돈말아라 하니까.. 쓰다보니 진짜 육두문자가 절로 나오네요. 결혼도 가족끼리 간소하게 하고, 신행 웨딩촬영 다 천천히 하자했어요. 아마 이대로면 평생 못할것같고.. 그 생각하면 또 화가 막 치밀어 오르네요. 직장 없어서 반대하시던 친정엄마한테 일구했다 거짓말까지하고 추진한 결혼이고, 시어머니는 일 다녔던걸로 알고계시고.. 진짜 한번도 일 안한줄 아는건 친한친구밖에 없어요. 어디다 말할데가 없으니 더 미쳐버릴것같아요. 이 상황이 해소되려면 뭐가 우선일까요, 어떻게 풀어나가야할지 막막합니다.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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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frrcx
· 5년 전
고민이 많이 되시겠어요. 믿고 의지하며 앞으로 함께 나가야할 상대인 남편이 제대로된 경제 활동도 하지 않고 힘든 부분은 부인이신 쓰니님에게 다 전가하는 것 같고, 거짓말로 현실을 회피하며 자신만의 몽상에 빠져 있는 남편 때문이 많이 힘드셔 보이세요.. 토닥토닥 먼저 자신을 너무 자책하지 말아 주셨으면 해요. 남편이 잘 되길 바라고 변했으면 하는 쓰니님의 고운 마음으로 버텨주고 다 들어 주신 거니까요. 나쁜 의도로 그런게 아니잖아요. 당시에는 좋은 선택이라 남편을 감싸준 것인데 결과적으로 보면 어긋났을 뿐 입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 가느냐.. 제가 현자도 아니고 인생의 답을 내려 주는 사람은 아니지만, 저 또한 남편과 같은 시절이 있었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야기 해드릴게요. 도움이 되실수도 있고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실 수도 있어요. 듣고 싶은 부분만 듣고 무시하셔도 좋습니다. 제일 큰 문제는 경제적인 상황으로 보여요. 쓰니님은 현재 모아둔 돈도 다쓰고 하기 싫은 일도 어쩔 수 없이 끌려 가듯 나가야 하니까요. 그렇다고 같이 생활하고 가장의 책임이 있는 남편은 욜로 타령이나 하며 힘든 상황을 피하려 하고요. 돈이 행복의 척도를 결정짓지 않지만, 없으면 반드시 불행해져요. 자본주의 사회이니까요. 생활비를 여유롭게 쓸 정도의 수입이 있다면 불행은 많이 줄어들죠. 쓰니님 혼자 외벌이로 버티는 것엔 한계가 있어 보여요. 혼자 아끼며 쓴다면 버티지만 남편은 반대로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같이 허리띠를 졸라매면 몰라도 상황이 좋지 않네요. 상처받지 않고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세요. 남편분이 상처를 받아야만 합니다. 이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아요. 첫째, 이혼. 둘째, 남편의 변화. 먼저 이혼 이에요. 부부에게 제일 중요한것은 사랑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신뢰 존중 배려 믿음이라 생각해요. 그런데 남편은 거짓말을 일삼고 현실을 회피하며 현실의 짐을 쓰니님께 전가 하고 있어요. 아이가 없으시다면 이혼을 고려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봐요. 그동안의 노력, 들어간 돈, 시간, 남편의 불행, 아픔, 현실적인 걱정은 뒤로 제쳐두시고 본인을 먼저 생각해 보세요. 두 명이 물에 빠져서 목숨이 위태롭다 하면 한 명이라도 물에서 빠져나와 다른 사람을 구하던 도움을 요청하던 해야 합니다. 둘 다 물속에서 끌어안고 기다리면 둘다 죽을 수 있죠. 쓰니님의 지금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마음에 병이나기 쉽습니다. 정신이 무너지면 육체도 무너져요. 육체를 일으켜 세우는것은 쉬워도 무너진 정신을 일으키는 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어려운 선택이지만 본인을 우선순위에 두고 생각을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둘째 남편의 변화예요. 굉장히 어렵습니다.. 내 자신이 변화하기도 굉장히 어렵죠. 이 남자와 그래도 남은 생을 같이 하고 싶으시다면 시도를 해봐야 합니다. 변화 할 수 있고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진것이 사람이라고 전 믿어요. 이 말이 우스워 보이고 사람은 고쳐 쓰는게 아니라는 말을 하는 사람은 자신도 그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사람은 생각하고 믿는 만큼 나아갈 수 있으니까요. 문제는 나 자신을 변화 시키는게 아니라 타인이라는 것이겠죠. 사람이 변화하는 경우는 스스로 문제를 자각하거나 자신에게 막대한 손해라는 판단이 들면 변합니다. 지금의 남편이 변하지 않는 이유는 쓰니님 이라는 의지처가 있기에 그렇습니다. 쓰니님이 의지처가 되어준게 잘못이라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아니에요. 남편의 행동을 보면 아마 유년기 시절 좋지 못한 부모님과의 관계에 처해 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유년기 시절의 부모님과의 관계는 매우 중요합니다. 무의식에 남겨진 상처는 성인이 되어서도 발현되거든요. 남편의 무의식에 세상은 안전하며 자신을 믿고 나아가게 하는 믿음대신 세상은 무섭고 의지할 곳이 없이 홀로 커야 한다는 불안감이 자리 잡았을 겁니다. 그래서 일을 나가도 얼마안가 관두게 되죠. 불안하니까요. 스스로 버티려 해도 무의식의 목소리는 얼른 그만두고 도망가라며 재촉했을 겁니다. 심리적 상처는 굉장히 복잡해요. 이 무의식의 상처를 건드리고 치유하기 힘들죠.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남편 본인의 의지 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다 시피 자각을 하면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각이 없다면 절대 바꾸려 하지 않을 거에요. 남편은 지금 거짓으로 현실을 감추고 도망다니고 있습니다. 그것을 감추도록 도움이 되는 것은 부인이신 쓰니님 이라는 거대하며 따뜻하고 언제까지나 내 곁에 있을 거라는 안심이 깃든 장막이고요. 그 장막이 걷힌다면 남편은 현실을 마주하게 될테고 그동안 회피하고 보려하지 않으려 했던 현실과 직면한 남편은 고통에 몸부림 치겠지만 그런 고통이 변화라는 의식을 깨울 수 있고 깨어난 의식은 다른 삶을 살게 해줄 겁니다. 그래서 상처를 줘야 합니다. 무작정 구박하고 꾸짖는게 아닌 진지하게 현재의 상황, 쓰니님의 입장과 마음을 자세히 말하는 것이죠. 고치지 않거나 도움을 확실히 주지 않는다면 이혼 할 수 밖에 없다고 말 하세요. 단호하고 강하게 나가셔야 합니다. 남편 스스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면 절대 이 삶에서 헤어 나올 수 없습니다. 강수를 두셔야 합니다. 그가 자존감이 낮고 자신감이 결여 되어 있어도 밀고 나가셔야 해요. 장막이 걷히고 현실을 직시한 후 책임감으로 자신의 삶을 고쳐 살려는 자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남편은 다람쥐 쳇바퀴를 굴릴 뿐입니다. 그래도 여전 하다면 이혼으로 가세요. 그래야 본인도 살고 남편도 살 수 있거든요. 이성에게 거절당하는 것 만큼 남성에게 큰 충격은 없습니다. 남편이 길거리에 내팽겨 쳐지고 홀로 일어서는 상황에 처한다면 남편의 욜로는 그 순간 끝나고 살고자 뭐든 할겁니다. 생존이 달린 문제로 바뀌니까요. 극단적이긴 하지만 사람이란 복잡해 보이지만 단순한 면이 있거든요. 아무리 게으른 사람도 호랑이가 방안에 들이 닥치면 우사인 볼트보다 빨리 뛸겁니다. 제일 좋은 시나리오는 남편이 진심으로 자각하여 책임감을 가지고 결혼생활을 이어가는 것이지만.. 그렇지 않고 이혼으로 간다 해도 본인을 자책하지 마세요. 남편이 선택한 삶 입니다. 그가 선택한 상황들이고 그 선택에 대한 결과들이 나왔을 뿐입니다. 오늘 당장 시간을 가지시고 진지한 대화를 나누어 보세요. 현실적으로 하나하나 알려주세요. 지금의 상황, 나의 힘든점, 나의 마음, 당신에 대한 내 생각, 그동안 내게 보여주고 행했던 것들이 신뢰를 갉아 먹은것, 앞으로 우리의 결혼생활에 대한 나의 바램등을요. 나중에 이야기 하자면서 미루려 한다면 끝내자 하시고요. 너무 강하게 나가서 그 사람이 망가지거나 하면 어쩌지..라는 마음이 드셔도 마음 단단히 먹으세요. 지금 매를 맞는것이 낫지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남편은 누가 도와줘도 도저히 수습할 수 없는 지경까지 갈 것입니다. 그 지경까지 가면 남편은 완전히 망가져서 도저히 일어설 수 없어요. 말이 길어 졌네요. 이거 하나만큼은 꼭 기억해 주세요. 제일 중요하고 소중한 것은 글쓴이분 이십니다. 내가 살아야 다른이를 살릴 수 있어요. 삶의 주체는 본인 이세요. 문제가 원만히 해결 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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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5년 전
@ggfrrcx 감사합니다. 제가 가장 사랑했던 삼촌, 장애가 있으셨는데 삼촌 처음 만난날 인사하는 모습을 조고 이 사람이다 싶었어요. 가족에게는 너무나 잘하는데.. 가장 가까운 가족인 제가 너무 보듬고 있었던것 같아요. 안그래도 오늘 대화를 해보려 하는데.. 듣기보다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고 제가 말주변이 없어 잘 될지 모르겠어요. 신랑이 어린시절에 부모님과 함께 살지 못했고, 외동인 탓에 말씀하신 대로의 성향이 있어요. 잘 풀릴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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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frrcx
· 5년 전
그러셨군요.. 심성이 고운 사람인데 길을 잃고 방황을 하고 있네요..흐 미리 할 말들을 적어 두시고 연습해 보세요.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라 쓰니님의 말을 끊고 자기 어필을 할 확률이 높으니, 오늘은 내 말을 먼저 다 들어주고 자기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달라고 말씀하시기 전에 미리 부탁 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과거가 어떻든 현재가 중요하고 미래가 좋아야 하니까요. 그리고 잘 풀릴거라 마음 먹어보세요. 되든 안 되든 이왕 실망 하더라도 좋은 마음 먹는게 여러모로 좋으니까요. 잘 풀리시길 기도해 드릴게요!! 제가 좋아하는 대사로 마무리 지을게요.. “누군가 발을 헛디디고, 길을 잃는다고 해서, 영원히 방황하게 되는 것은 아닐세. 때때로 우리 모두 약간의 도움이 필요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