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 남자입니다. 1년 반 정도 연애 지속중인데, 힘들 때 딱 찾아와 준 사람이라 너무 고맙고 함께 행복할 땐 정말 행복해요. 그런데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다소 연애관에서 생각의 차이를 발견했는데 제가 전부 잘못한 것 같아서 글을 올립니다. 저는 내향적인 사람이라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합니다. 회복 시간이나 자기계발 목적으로 시간을 투자해 줘야 몸과 마음을 다스릴 수 있어요. 그런데 애인은 일주일 중에 7일을 반드시 만나고 싶어 해요. 그 다음 날 언제 일정이 있든, 퇴근 후에도 반드시 늦게까지 있다가 헤어지고, 만나면 정말 즐겁게 시간 보내는 건 좋지만 그 시간 동안에 제가 해야 할 일을 다소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애인에게 처음 이 얘기를 꺼냈을 땐 왜 매일 보는 게 싫냐며, 본인이 싫어졌냐며, 뭐 하려고 그러냐며 걱정과 무서움 섞인 말로 대답했습니다. 저는 쉴 시간도 필요하고, 자기계발도 해야 할 것 같다고 대답했는데, 같이 쉬고 같이 자기계발을 할 수는 없냐며, 내가 덜 보고 싶은 거냐는 말로 돌아왔습니다. 제대로 된 연애를 이번에 처음 해 보는 터인데다, 미움받고 싶지도 않고, 함께 있으면 즐겁긴 하기 때문에 그 생각은 묻어 두고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다 쉬어 주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얘기는 했지만 그 후로 쉬는 날을 자주 갖지는 못했습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만나지 못하는 날 정도가 다였고, 그런 날이 오면 보고 싶다는 표현을 하루에 여러 차례 들어야 했습니다. 보고 싶은 건 매한가지이지만 어쩔 수가 없는 상황이라 난처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성 지인에 대해서도 관점 차가 컸습니다. 저는 대학교, 고등학교 때부터 남녀 할 것 없이 다같이 몰려 다니며 지내는 환경이 익숙했는데 애인은 그렇지는 못했고, 이후 성인기에 있던 몇 차례의 전 연애에서 이성 지인으로 인한 안 좋은 결말을 수 차례 맞이했던 탓에 제가 대학교 졸업 이후에도 유지 중이던 이성 지인들을 크게 불편해하곤 했습니다. '너는 믿지만 그 사람들을 믿을 수 없다'는 논지와 함께, 남녀 사이에는 친구가 없고 남녀 간 우정은 오픈 마인드를 주장하는, 이른바 '쿨병' 환자들이나 운운하는 거라고 했습니다. 이제까지 그런 생각은 한 번도 못 해봤던 터라 크게 충격을 받았고, 관계 훼손을 막기 위해 이성 지인들과의 연락은 대화 이후 모두 중지했습니다. 조언을 구하려 할 때는 '반드시 내 말대로 해라'는 생각을 품고 얘기하기도 합니다. 조언과 당초 생각한 내용을 절충해서 해 보려 하거나 조언이 큰 도움이 안 된다고 여겨 제 생각이나 다른 의견을 따라 가려 하면 '이러면 왜 조언을 구했느냐'고 하는데, 이 점은 아무래도 속된 말로 '배가 불러서' 조언을 들어 놓고 안 따른 것도 같아 생각이 복잡합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네 결정이나 생각대로 해서 된 적이 있느냐'는 말도 간혹 듣기도 합니다. 애인의 전 연애가 모두 최악으로 끝났다는 사실은 여러 차례 들어 알고는 있습니다. 모두 자주 만나지 못하거나, 이성 지인 관련 문제이거나, 성격 차 문제였다고 했습니다. 그 탓에 불안해하거나 쉽게 무서워하고, 관점에 따라서는 의심이 많거나 통제성을 띠는 것처럼도 보이게 되었습니다. 저 또한 그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러우면서도 '나로 인해 그 생각이 변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부담을 주지 않으려 오래 노력해 왔는데, 쉽지는 않았습니다. 관련 얘기를 꺼내면 '왜 이미 한 얘기를 또 꺼내느냐'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게 전부였습니다. 화난 감정과 함께요. 그럴 때엔 특히 '지금 가스라이팅 하려고 하는 거냐'며 더 강렬하게 대응해오기도 합니다. 사실상 연애관에 대해서는 제가 모두 굽히고 들어가는 중입니다. 아무래도 연애 경험이 더 많은 쪽이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연애도 평소에는 참 행복하게 잘 합니다. 그런데... 그런데 몸과 마음이 점점 지쳐가는 게 느껴집니다. 말, 행동, 생각, 미래 계획 모두 꺼내려 할 땐 조심에 조심을 더하고 신중에 신중을 기합니다. 헤어진 뒤 집에 돌아오는 길부터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 귀해서 가끔 늦게까지 깨어 있어 늦잠을 자기도 합니다. 제가 이 연애에서 잘못하고 있는 빌런 내지 '똥차' 역할인 걸까요? 아니면 오히려 제 정신이 계속 스스로를 잃게 만드려는 시험에 들고 있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