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답을 바란다기 보다는 그냥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 여기에 적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black-line
뭔가 답을 바란다기 보다는 그냥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 여기에 적어요.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비공개
·15일 전
제가 나이가 서른인데 학력도 높지 않고 경력도 없고 스펙도 없어요. 다른 서른에 무경력이라는 분들 보면 알바나 1년 이하 경력은 경력으로 안 쳐서 그렇지 일 경험은 있던데 저는 진짜 아무 경력도 없습니다. 제가 초등학생부터 중학생 때까지 왕따를 당했어요. 자리에 앉아있는데 머리에 공을 맞춘다거나 지우개 가루를 던진다거나 화장실에 들어가면 문을 쾅쾅 두드리고 간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밥을 교실에서 먹었는데 제 자리에 다른 애가 앉는 바람에 저는 자리도 빼앗기고 사물함에서 먹어야했죠. 고등학생이 되고 나선 왕따는 안 당했지만 그냥 있는듯 없는듯한 그런 조용하고 얌전한 학생이었구요(서로 장점 말해주기 같은 거 하면 착하다, 성실하다 같은 형식적인 말만 듣는...) 이렇다보니 대인관계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어요. 다른 사람들 시선이 신경 쓰이고 혹시라도 뭔가 실수를 해서 뒤에서 저에 대해 말 나올까봐 걱정이고 그래서 사람 상대하기 무섭다는 핑계로 취업을 미루고 있었습니다. 상담도 받아보고 우울증 진단 받아서 약도 먹었지만 상태가 하루아침에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꾸준히 해야하는 건데 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얼마 못가서 그만 두게 되었구요. 몇년전에 큰맘 먹고 면접을 보러갔는데 역시나 공백기에 대해 물어보더군요. 차마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으로 취업을 포기하고 있었습니다라고 말할 수도 없고(회사는 대인 관계를 중요시하는데 저런 거 말하면 마이너스만 되겠죠) 결국 아무말도 못했죠. 그리고 결과는 당연히 탈락... 그리고 위의 증상에 면접 공포증까지 생겨서 취업 의지는 더욱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던 중에 나이가 서른이 돼서야 이대로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제와서 이런 생각 들었다는 게 한심하지만) 고용센터에 가서 상담을 받고 취업지원을 받아서 학원을 다니게 됐어요. 자격증도 취득하고 포폴도 만들고 학원 다니는 동안은 그래도 뭔가 할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런데 학원도 종강하고 다시 우울해졌네요. 포폴은 만들었지만 이런 포폴로 어디에 지원해야할지 모르겠고 열심히 공부해서 딴 자격증은 개나소나 다 따는 거라고 하고 학원에선 나이 많은 사람도 신입으로 취업했다며 걱정 말라지만 그분들은 이쪽 분야에서 신입인거지 다른 분야로는 그래도 경력이 있으신 분들인데 저는... 신입이면 20대 젊은 사람 뽑고 나이 있으면 경력자 뽑지 나이 많고 경력없는 신입 누가 뽑을까요. 채용 사이트 보고 있는데 어디로 지원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지원해도 합격할지도 모르겠고 면접 보면 또 공백기 질문 있을텐데 뭐라고 답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운 좋게 취업한다고 해도 잘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일 못한다고 짤리지 않을까 걱정이고... 아직 입사 지원도 안 했으면서 짤릴 걱정부터 하는 제 모습이 정말 한심하네요ㅋㅋㅋ 애초에 지금 이런 상황이 된 것도 대인기피증 핑계 대고 백수 생활한 자업자득인데말이죠. 제일 걱정인 건 학원 다니고 사람들 만나면서 대인기피증이 전보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생각하는데 면접 보고 또 다시 증상이 나타날까봐 걱정입니다. 면접관은 회사에서 잘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뽑기 위해 하는 질문이지만 저는 그 질문이 너무 부담스럽고 힘들거든요. 그걸 이겨내야 취업에 성공한다는 건 머리로는 아는데 그래도 힘드네요.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3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그림같은감자
· 15일 전
지나가다 보고서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작은 응원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남겨요. 하나의 글을 보고 글쓰신 분을 알기는 어렵겠지만 한심하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우울은 장기로 지속될 수록 스스로 벗어나기 힘든 늪과 같은 거랍니다. 그럼에도 충분히 이겨내고 일어서기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이 대단하구요. 취업이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막막하고 거대한 사회에 들어갈 수 있을 지 걱정이 많이 되시는 것 같아요. 그러나 쓰신 분께서도 아시겠지만 인생이라는게 발돋움이 늦다고 못 달리는 것이 아니며, 달리기 힘들면 걸어도 되고 가다 넘어지면 앉아서 좀 울어도 되는 거지 않습니까? 취업 시장이라는 것이 다른 사람보다 빛나야 하는 거라지만 타인의 기준에 맞추어 재다보면 자존감만 떨어지더군요. 부족해보이면 메꾸면 됩니다. 당신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습니다. 포트폴리오도, 타인과의 대화도, 과거를 이겨내려는 노력도 그 무엇도요. 따라서 글쓰신 당신께는 응원이 필요해보입니다. 자신한테 떳떳해지셔요. 과거에 숨어 '난 안될 거야' 포기하지 마시고, 도전 해보셔요. 뛰어도 보고 달려도 보고 부딪혀도 보고 넘어져 무릎도 까져 보셔요. 그게 당신이 놓친 시간들을 메울 수 있게 도와줄거에요. 부디 시작도 전에 좌절하지 마시길. 이 글이 당신께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
12345육
· 15일 전
나이대도 비슷하고 공감되는 부분이 많네요 저는 서른이돼서야 이대로 살면 안되겠다하며 학원,포폴준비 한 마카님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우울감에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거든요 저는 일단 조금 뻔뻔해지시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이들어요 포폴이랑 이력서 회사에 그냥 뿌리듯이 여러군데 싹 다 넣고 면접 다 가보셨음 좋겠습니다.그래서 여기 안됐네 패스 다음 이런식의 뻔뻔함을 스스로 연기하듯? 감정을 만드셨음좋겠어요.적어도 일 구할때만큼은요! 면접트라우마가 있어서 걱정되는 마음 너무나 공감해요 그런데 면접에서 솔직하게 다 말씀하실 필요없습니다 작가가 되어 여백의 시간들을 시나리오를 미리 짜놓고 면접가세요.면접 그때뿐입니다.어차피 면접보는 사람들 한두명 면접보는게 아니라서 기억도 못하더라구요.얘기한것들 부모님의 일을 도왔다 회사의 경력은 없지만 이러이러한 점을 배웠고 일을 할 때 꼼꼼하게 확인하고 주변에서도 꼼꼼이로 불렸다~이런식의 어떤 거짓말도 조금씩 섞어가면서 자신을 포장해주면됩니다.양심에 찔릴 필요도 없으세요.다 거짓말섞어가며 포장해가며 하는게 면접,이력서잖아요. 이런식의 뻔뻔함을 조금 장착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사회생활 하면서 느낀게 만들어내는 뻔뻔함으로 그나마 마음 조금이라도 편히게 생활할 수 있더라구요.. 별 도움이 안될 수 있겠지만ㅠ 저도 비슷한 마음을 많이 느꼈고 또래라 더 마음이 가는 글이라 길어졌네요ㅠ 그냥 같은 또래로서 마카님의 앞날을 응원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네모세모스펀지밥
· 14일 전
학원.. 하.. 저도 학원 다니기 전에 갑작스러운 불안감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학원 다니면서 사람들 만나고 많이 좋아졌는데 학원 끝나니까 슬슬 도지고 있다는게 느껴지네요.. 학원에서는 뭐든 다 잘 될거라고 다들 잘 갔가고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고 않곸ㅋㅋ.... 학원 믿을게 못 되는거 같아요 .. 저도 너무 힘들고 한데 그래도 매일 걸으려고 일어나는 스스로 칭찬하면서 하루하루 버티고 있습니다. 이 말 쓰는 와중에도 눈물 나네요. 쨌든 지금까지 준비 안 하고 놀았든 뭐했든 본인이 겪는 힘듦은 팩트잖아요. 그래도 계속해서 노력하는 님도 장하다. 대견하다. 멋있다. 말해주고 싶어요. 여기에 글쓰는 것도 이겨내기 위한 노력으로 용기내서 온 거잖아요. 앞으로 좋은 일 있을거예요. 그러니까 보상까지 몇 걸음 안남았다!! 생각하는 마인드로 우리 다같이 노력해봅시다. 우리 화이팅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