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지 못한 죄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정신과|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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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지 못한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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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나는 젊고 날씬하고 예뻤어요. 그러다 그를 만났어요. 그는 조건만으로는 완벽한 사람이었어요. 집안도, 재력도, 직업도. 나는 그의 취향에 따라 바뀌기 시작했어요. 헤어스타일부터 구두굽 cm까지. 그는 못생기고 뚱뚱한 여자를 병적으로 싫어했거든요. 그가 나에게 한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너같이 예쁜 여자도 관리 못하면 ㅇㅇㅇ처럼 되는 거야. ㅇㅇㅇ 누군지는 안 밝힐게요. 그냥 유명인 중 한 사람인데 외적으로는 그의 취향에 벗어난 사람이었어요. 연애 시작한 후로 잘 먹고 다닌 탓인지 44kg였던 나는 어느 순간 49kg로 쪘어요. 그러자 그가, 말했죠. 이 뱃살 뭐야. 그 한 마디에나는 혹독한 다이어트를 시작했어요. 먹을 것도 안 먹고 힙겹게 버텼어요. 그의 옆에는 나보다 더 예쁜 여자들이 많았어요. 나는 성형수술에 손을 대기 시작했어요. 아프고 고통스러웠지만 그만큼 계속 예뻐졌죠. 내 생각에 그 당시가 가장 예뻤던 것 같아요. 하지만 나는 만족하지 못했어요. 더, 더 예뻐지고 싶었어요. 그 후 무슨 일이 일어났는 줄 아세요? 온갖 성형 부작용이 다 왔어요. 그냥... 그 부작용을 말하지는 않을게요. 너무 고통스러우니까. 우울증이 함께 찾아왔어요. 정신과를 다녔어요. 달라지는 내 외모에 적응할 수 없았어요.약 없이는 잠을 잘 수가 없었죠. 정신과 선생님은 제게 입원치료를 권했어요. 나는 내 부작용을 그에게 숨겼어요. 처음에는 숨길만했는데 점점 숨기기 어렵다고 느낄 무렵 그가 말하더군요. 헤어지자. 그냥 널 안 좋아하는 것 같아. 그냥 내가 질렸다는 뜻이죠. 그 말을 듣는 순간 목을 매어 죽고 싶었어요. 정말 죽으려고 했어요. 그까지 떠나면 모든 것을 잃는 거잖아요. 헤어지기 전 그가 말하더라고요. 넌 젊고 예쁘잖아. 더 좋은 남자 만나. 네, 나는 예뻐요. 아직까지는요. 하지만 나는 썩은 속을 감춘 빛깔 좋은 사과에 지나지 않아요. 시작된 부작용이 언제 어디서 멈출지 나도 모르겠어요. 정말 모르겠어요. 그냥 무서워요. 생각했어요.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처음에는 그를 탓하다가, 성형외과 의사를 탓하다가, 멍청이처럼 그를 좋아했던 나를 탓하다가... 깨달았어요. 문제는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던 나에게 있다는 것을. 재수술을 알아보러 간 어느 병원 의사는 나에게 그러더군요. 왜 그랬어요. 예뻤잖아요. 애초에 이 수술들 할 필요 없었잖아요. 왜 그랬냐고 날 탓하지 말아주세요. 그냥, 그냥 내 얘기를 들어주세요. 수면유도제가 다 떨어져 이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는 나를. 하루에도 몇 번씩 뛰어내리고 싶다고 생각하는 나를.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한 죄가 이렇게 클 줄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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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가 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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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ooooooo
· 5년 전
님이 다시일어나실수있도록 응원하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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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kita
· 5년 전
전 성형 부작용은 아니지만..희귀한 면역 관련 질병으로 얼굴이 변하고 있어요. 전 이게 질병이 아닌줄 알고 수술까진 아니지만 시술을 많이 했는데 전부 부작용으로 돌아왔어요 저 마카님이 어떤 마음이실지 조금은 알거 같아서 친구하고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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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 전
@tikita 저도.. 친구하고 싶어요 방금 티키타님 글에 응원 눌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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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 전
@!fa60d4447aa3d8582b3 린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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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 전
@mooooooooo 감사합니다. 힘겹지만 일어서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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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flyb
· 5년 전
이제 올바른 사랑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토닥토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