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겉돌고, 따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등학교|따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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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어릴 때부터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겉돌고, 따돌림당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친구들이랑 어울리고 싶어서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미움받고 싶지 않아서, 사랑받고 싶어서 필사적으로 노력했었어. 항상 모두에게 상냥하게 대하려고 노력했고, 나를 죽여가면서까지 나보다 모두를 위했어. 그렇게 모두에게 상냥한 나만을 필요로 한다고, 나를 좋아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해왔어. 그런 나는 진정한 나 자신이 아니라고 생각했어. 그렇지만 아니구나. 어느순간부터 진심으로 남에게 상냥하게 대하는게, 그로인해 주위 사람들이 기뻐하고 내게 의지하고, 다시 힘을 얻는걸 보고 기뻐하고 있었어. 결국 내가 원해서 했던 거야, 처음부터 전부. 나한테 연락이나 상담, 상냥하게 대해주는 건 의무같은 거였어. 버림받기 싫고, 친구들 사이에서 왜, 잠시 자리 비우면 그 사이 더 친해져있고 나도 모르는 이야기들을 주고 받고 있으니까. 그게 질투나고 싫기도 했고, 지금 생각해보면 어쩌면 그렇게 내가 없는 사이에 따돌림을 누군가 주도해서, 주도당한 적이 있어서 그런걸지도 몰라. 잠시라도 함께하지 않으면 그 사이 나를 빼놓고 친해질지도 몰라, 나를 따돌리고 소외시킬지도 몰라. 무의식중에 그렇게 생각한 걸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어. 그래서 연락은 오자마자 답하고, 상냥하게 대하고 항상 나보다 상대를 위하는게 우선이었어. 그건 나한테 의무이자 당연한 것이었고, 상대가 아무리 처음 보는 사람이거나 좋아하지 않는, 싫어하는 사람일지라도 마찬가지였어. 그런 한편으로는 저 아이는 날 좋아하지 않을거야, 좋아할 리 없어. 그런 생각에 시달리며 진심으로 다가가진 못했지. 근데 지금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 그런 것에 매달리고 있었단건 충격이었어. SNS상 지인들에게 매달리고, 그들과의 연락을 놓치기 싫어 잠을 줄여가고, 해야할 일들까지 뒷전으로 미루고 매달렸어. 정말 바쁘게 살았어. 얼마 전까지 항상 남만을 신경쓰며 정말 바쁘게. 풍경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이. 그저 연락에, 핸드폰에만 매달려서. 내가 좋아서 한 거기도 하지만, 얼마전에 연락을 줄여보자는 연락을 받은 일을 계기로 핸드폰을 애써 내려놓고 다른 곳에 시선을 돌리면서 처음으로 마음에 여유를 느꼈어. 항상 초조해하고 불안해하거나, 기쁘거나 즐겁거나, 슬프거나 그런 자극적인 감정들만 가득했는데 처음으로 마음에 평온을 느꼈어. 처음으로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고 질리도록 실컷 잠을 잤고, 할게없어 그저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멍때리기도 하고. 만화만 보기도 하고, 그토록 좋아했던 소설을 읽으며 뒹굴거리기도 하고. 한번 그러니까, 다시 돌아가기가 싫어진거야. 마음이 이토록 평온하고, 여유를 느낀게 처음이라서. 여전히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다고, 이렇게 가만히 있는건 민폐라고, 이럴수록 사람들과의 거리는 멀어져만 갈뿐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런데도 이 평온이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행복해서, 다시 돌아가고 싶지가 않아. 이렇게 평온하고 마음이 여유로운건 처음이라서. 이렇게, 영원히 지낼 수 있으면 좋을텐데. 처음부터 내가 바란건 이런 잔잔한 평온이었는데. 그래도 이건 이상한 걸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어. 다른 사람들은 모두 바쁘게 살아가. 여가시간에는 TV를 보거나, 취미생활을 하거나, SNS를 하며 모두 바쁘게 살아가. 이렇게 해야할 일만 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사람들과 별로 교류도 하지 않은 채, 여유롭게 살아가길 바라는건 이상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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