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 첫사랑. 너를 좋아했던 내가 이제 벌써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첫사랑]
알림
black-line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비공개
·7년 전
안녕. 내 첫사랑. 너를 좋아했던 내가 이제 벌써 이만큼 자랐어. 너도 마찬가지겠지? 지나가는 아이들을 보면 저 친구는 몇 살일까 생각해. 6학년쯤 돼 보인다 싶으면 내가 좋아했던 너는, 어른의 눈에 저만큼 작은 애였구나, 하고 생각해. 그렇게 크고 멋있어 보였던 너는. 나는 6학년에 너를 알았어. 너는 내 동갑인 사촌과 친했어. 나는 부끄럼이 많아서 걱정이 많아서 너에게 먼저 다가갈 줄 몰랐어. 그렇지만 마음 한 편을 계속 내어주고 있었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일 년, 이 년, 삼 년. 우리가 졸업 후에 바로 전근 가신 담임선생님을 찾아뵈러 너랑 그 애랑 나랑. 셋과 또 다른 아이들은 끼기도 하고 없기도 하고. 늘 우린 매년 선생님을 뵈러 갔어. 나는 선생님이란 핑계로 널 보러 갔어. 예쁜 옷이 거의 없었지만 개중에서 제일 예쁜 옷. 투박한 패딩보다 여리한 가디건. 그렇게 입고 추워서 움츠리면서도 네가 한번은 봐주길 바랐는데, 너 말고 그 애가 오히려 춥겠다며 걱정해줬어. 웃기게도 그랬어. 추위도 많이 타는 내가 말이야. 쾌활한 성격에 욕도 안 쓰고 게임이든 운동이든 공부든 다 잘하던 널, 그래선지 얼굴도 내 눈엔 정말 잘생겼던 널, 우리반에서 나만 좋아했던 널, 3년을 좋아하고 4년째 겨울에 고백했지만 넌 미안하다고 했어. 그 뒤로 시간이 흐르고 많은 사람을 겪었지. 내 고백에 대놓고 귀막는 사람도 봤고 내가 도망치듯 마음을 거절한 사람도 있었어. 도망치듯, 그래. 갑작스러운 늦은 내 고백에 넌 당황스러웠을 거야. 그때 도망치지 않아줘서 고맙단 생각이 문득 들더라. 추억 속에서 당당하게 자랑으로 남아준 내 첫사랑. 나만 좋아한 거였지만 넌 내게 자랑이고 여전히 좋은 모습으로 남아있어. 고마워. 지금은 나도 내가 좋아하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서 잘 지내. 너도 잘 지내길 바라. 이건 내 추억에 좋은 기억을 담게 해준 감사고 기도야. 그러니 안녕, 잘 지내. 다음에도 좋은 모습으로 또 만날 수 있길.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따옴표

당신이 적은 댓글 하나가
큰 힘이 될 수 있어요.
댓글을 한 번 남겨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