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0.31 글을 쓰고 싶어요. 사실 진짜 외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
알림
black-line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비공개
·7년 전
18.10.31 글을 쓰고 싶어요. 사실 진짜 외로운데. 그리고 글 쓰는 거 좋아하는데. 나도 노래 부르는 거 좋아하는데. 좋아하는 락 밴드도 있는데. 나도 춤 추고 싶은데. 나도 막 장난 치고 뛰어다니면서 놀고 싶은데. 나도 학교에서 편하게 있고 싶은데. 나도 꾸며보고 싶은데 친구들끼리 서로 위로해주는 말을 듣고 울컥했어요. 학교에서. 이 정도는 아닐 텐데 엄살이 너무 심한 건지. 근데 정말 요즘은 더 심해서 속이 텅 빈 느낌이랑 자꾸 누군가를 껴안는 상상이 들어요. 누군가랑 살을 맞대거나 가까이 붙어서 온기를 느끼는 것도. 집에서는 가끔 인형을 껴안아요. 텅 빈 느낌을 안 느끼려고 숨 참고 심장 쪽에 힘 주고 버티기도 하고 최대한 무릎을 껴안고 얼굴 파묻고 있기도 해요. 1학년 때 진짜 인생에서 한번 뿐인 학창시절이니까 올해는 꼭 노력해보자 이랬던 게 기억나는데 그 해가 최악이었어요. 올해는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그러네요. 어떻게 해야 할까하고 고민하던 것도 이제는 안 해요. 너무 익숙해서. 외로워요. 그래서 글을 쓰려고 했는데 그것도 무서워서 시도도 잘 안하고 있어요. 수능 준비도 해야해서 공부를 해야 하는데 그것도 자꾸 스스로한테만 매번 관대해져서 넘기고. 책임을 져야 하는데. 엄마한테도 아빠한테도 죄송해요. 사람이랑 의사소통을 잘 못하겠어요. 긴장하고 또 이 사람을 기쁘거나 신경 거슬리지 않게 하는데에 나도 모르게 온 신경을 다하게 돼서 매번 지치고 힘들어요. 사람이 무서워요. 근데 사람이 필요하다는 게 정말 가끔은 억울해요. 혼자서라도 잘 살고 싶은데 왜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하는 건지. 공부도 하고 싶은데 자꾸 귀찮아서 깊게 안 파고드네요. 계속 마음 다잡으려 하는데 이런 제가 너무 싫어요...엄마한테 보답해야되는데. 아빠한테도. 그리고 내 *** 자존심도 지켜야하는데. 그래도 요즘은 안 그으려고 참고 있어요. 솔직히 알아주는 사람이 없이 매번 버티다가 문득 이게 뭐 하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왜 누가 칭찬해줬으면 하는 거지. 다시 한번 노력해봐야 하는 거겠죠. 나 혼자서도 잘 일어서야 하는 거겠죠. 학교에 가면 어떤 무리의 모습과 대화들에 정말 부러워질 때가 있어요. 그리고 어차피 기회가 와도 경계하고 의심하고 믿지도 못 할 거면서 속으로 갈망하는 게 힘들어요. 그냥 여기서 빠져나가고 싶어요. 그러면서도 모두가 밟는 '정상' 루트를 밟아야 나중에 누구한테 무슨 말 들을 일이 없겠지 해서 다 따라하려 해요. 솔직히 모르겠어요. 그림 배우고 싶었는데. 선 그리기만 해도 행복하고 기분이 좋은데. 춤도 몸을 움직이면서 열정적이게 노는 거라서 하고 싶었는데. 달리는 것도 좋아했는데. 이것들 전부 다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었어요. 이젠 누구에게도 내 진짜 속마음을 말하지 못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 날부터.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2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sailove
· 7년 전
말투 좋다 . 글 계속 써주세요 좋은 부모님이 계셔서 다행이에요 내가 딱히 아무 말이 없어도, 먼저 노력하지않아도 나에게 먼저 다가오는 사람이 앞으로 많이 있을거에요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하고 싶고 뭘 잘하는지 다 얘기해주세요 분명 공감할 수 있을거에요 글을 읽는 내가 공감을 느낄 수 있는것처럼 응원해요 .
커피콩_레벨_아이콘
mineyours19
· 7년 전
외로움은 정말 익숙해지질 않더라구요.. 정말 날 안아줄, 내가 안을 수 있는 누군가가 지금 바로 내 옆에 있으면 좋을텐데.. 그런 생각이 저도 요즘들어 자주들어요.. 사람이라는게, 날 아프게 해도, 그래서 두려워도 그럼에도 찾게 되죠. 내 옆에 있어줄 사람을. 참 복잡해요.. 마카님, 안 그으려고 참아줘서 고마워요. 많이 힘들었을텐데도 참느라 너무 고생했어요. 토닥토닥.. 저도 글쓰는 거 좋아해요. 특히 손편지 쓰는걸 엄청 좋아해요ㅎㅎ 저는 소설을 쓰고 싶은데 영 잘 안돼요.. 시는 나름 쓰고 있어요. 저 달리는 것도 좋아해요. 바람이 날 향해 오는 것 같은 느낌이 참 좋아요. 마카님, 여기에라도 종종 써서 올려주세요. 마카님 속마음, 마카님이 뭘 좋아하고 뭘하고 싶은지, 다 좋아요:) 잘 말해줬어요.. 정말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