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우울하다고 말하면
그걸 들은 사람은 더 힘들 것을 압니다.
그래서 어떤 말도 못하고 이렇게 묵묵히 있습니다.
학교에 갑니다.
사람들이 많고, 시끄럽고, 복잡한 곳에서
저도 그들과 함께 과장을 하며 미친듯이 가식을 떱니다.
인간실격이라는 책을 읽습니다.
그 소설 속 주인공은 제가 맞습니다.
수업시간에 칠판을 바라보다가 이렇게 사는 게 억울해서
울음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을 때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도와주세요. 유서를 쓰고 싶은 날이 너무 많아지고 있습니다.
심리상담을 받으러 가고싶습니다.
하지만 전 아빠에게 보통딸입니다.
버려지지 않으려 사랑이 담기지 않은 사랑해라는 말을 연발합니다.
엄마가 보고싶습니다. 학교에서 엄마랑 관련된 얘기들이 나오면 저는 표정관리가 안 됩니다. 제발 선생님들이 그런 질문들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런 숙제들도 내지 않았으면 합니다. 만약 이곳에 어른들이 있다면 부탁입니다.
저는 언제 죽을까요. 이미 글렀습니다. 현실입니다.
하지만 내일 해가 뜨면 전 다시 웃고있겠습니다.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제 미소도 그렇겠습니다.
하지만 그건 겉으로 보이는 모습입니다.
제 내면은 참으로 지옥이 분명합니다.
긍정과 조언은 절 죽게 만듭니다.
우울해지셨다면 죄송합니다.
옮기려 한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이곳에라도 말해서 내일은 아주 조금이라도 더 진심있는 미소를 짓고 싶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