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냄새가 났다
감기 걸리지 마라
쥐어주셨던 걱정
한번도 돌려준 적이 없었다
머리가 자꾸만 파랬다
혈류의 부족인지
글자의 부족인지
나날이 실종되는 시곗바늘의 부족인지
그런 핑계들이 넌덜머리가 났다
일요일의 첨단에서
골조위에 매달린 거죽같은 얼굴이 멍하니 죽어있었다
그 서늘한 부재에다 사람들이 자꾸만 말을 걸었다
아무것도 듣지 못할텐데
몇 사람들이 눈시울을 붉혔다
불이 붙어 타닥 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오래된 마른 나무가 타는 소리였다
검은 옷 입은 상주,호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