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인간실격을 읽고 나는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싶었다는데 나는 요조에게 그렇게 공감될 수가 없었다. 인지능력이 떨어질 정도였을 때도 몇 문장이 머릿속에 남아있었을만큼. 그래서 친구가 그 얘기를 할 때마다 정말 새삼스럽게 상처받는다. 정말 찌질하고 새삼스럽게 상처받는다. 그리고 아마 내 친구같은 사고방식이 정상일 거라는 것에 또 상처받아서, 독서동아리 때 인간실격 얘기만 나오면 저절로 긴장될 만큼 너의 그 말이 너무 두렵다. 그 막연한 불안감을, 댓번의 자살시도를 했을 그 심정을, 이해해줄 사람이 많지 않고 또 그게 정상임에 나는 매번 상처받고 놀라 움츠러들고 포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