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게임이라 생각했었어요
나는 주인공이고 나머지 모든 사람들은 그냥 NPC들.
내가 인식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는 그런 오만한 생각.
그래서 그런가 이제 이 캐릭터 그만 키우고 싶어요
이만 지우고 내가 원하는 대로 새로 만들고 싶어요
그냥 그래요. 교도소도 아니고 내 자유의지가 박탈되어있는게 아주 자연스러운 내 일상. 원하지도 않는 모습을 아주 잘 연기하고 또 그것에 익숙해지고 또 좋게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
그 사람들 다 나한테 아무런 의미 없는데.
나는 나를 사랑하지 않습니다.
나는 사회적으로, 외적으로 봤을 때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나는 그런 사람임을 더욱 열심히 연기해요
그 사람들의 기대와 시선에 열심히 부응해줘야하니까
근데 나는 속부터 썩어있어요. 뒤틀린 욕망에 절어있고, 나를 사랑할 수 없습니다.
나는 남자지만 남자로 태어났다는 것이 절망스럽습니다.
남자로서 못나서가 아니에요. 그냥 싫은 거에요.
난 그들이 말하고 바라보는 것처럼 남자다운 사람도 아니고 자상하고 바른 사람도 아니에요.
오히려 섬세하고 감수성있고 여린 사람입니다.
여성성을 많이 갖추고 있는데 이런 것마저 꼭꼭 숨기고 남성성을 연기해야 하는 제 자신이 정말 역겹도 진절머리가 나네요.
아 이건 직장 환경 탓이 큽니다. 남성성을 강요하는 곳이거든요.
왜 이렇게 태어났을까. 아 내가 원해서 남자로 태어난게 아닌데 왜 나에게 남자다운 아들 남자다운 남자친구 남자다운 부하, 상관, 친구 등등을 자꾸 주문하는 걸까요.
모르겠다. 이건 어디다 말할 수 없기에 여기서 생각나는대로 지껄이고 갑니다.
ㅋㅋ... 제가 바라본 저는 이래요
겉은 남성이지만 정신은 여성인 양성애자.
그래서 나는 나를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받아들일 수가 없고 사랑할 수가 없습니다.
자신을 사랑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라고 생각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