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내가 너무 인간적이래요. 항상 손해 보고 싶지 않아하는 게 기계 같아서 정 떨어진대요. 세상 사람들 모두 다 손해보고 싶지는 않을텐데 밖에서 사람들 사이에서 눈치 보며 있다가 집 들어와서 나 자신 자체로 편하게 있고 싶은데 어떻게 가족한테 그렇게 이기적으로 굴 수 있녜요. 어떻게 보면 집 안에서의 내가 진짜 나인데. 집에서까지 가식적으로 착한 척하면서 있기 싫은데. 엄마는 그런 내가 싫은가 봐요.
영어학원에서 겨울에 졸업여행으로 유럽을 간대요. 그래서 엄마가 그거 보내준다고 주말마다 나가서 돈 벌어와요. 그 말을 듣고 미안해서라도 안 가야 되는데, 우리 집 형편에 안 맞게 너무 큰 돈이라는 걸 알았는데도 내가 너무 이기적인가 봐요. 그 기회를 놓치기 싫어서 떼까지 써 가며 가고 싶다고 졸라서 결국은 가게 됐거든요. 내가 안 갔으면 우리 엄마 신혼여행 말고 처음으로 해외로 여행 갔을 거래요. 나도 이런 내가 미운데 유럽 너무 가고 싶어요. 키워주신 엄마보다 내 기회가 더 중요한가 봐요.
이렇게 사람이 이기적이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난 너무 이기적이에요. 이기적인 사람이래요. 나도 알아요. 그런데 난 이기적이어도 상관 없어요. 내가 손해보는 건 죽어도 싫고 꼭 성공해서 날 하찮게 여겼던 아빠 보란 듯이 잘 살 거예요. 악착같이 살 거예요. 이런 내가 미워도 어쩔 수 없어요. 난 은혜도 모르는 로봇이거든요. 감정이 메말라서 독기만 가득 차 있고 능력은 쥐뿔도 없고 엄마 아니면 살 수도 없으면서 허세만 잔뜩 부리고 항상 틱틱대는 *** 없는 년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