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남들보다 훨씬 더 음악을 좋아했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스트레스|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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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어렸을 때부터 남들보다 훨씬 더 음악을 좋아했어요. 전 제가 그렇게 음악을 좋아한 이유가 마냥 앉아서 공부하는 게 싫어서 그런 줄 알고, 남들도 다 그럴 줄 알았죠. 제가 음악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느끼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부터 외국 국제학교에 다니며 경험했던 음악시간 덕분이었어요. 그 곳에선 정말 말 그대로 '음악', 즉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책 대신 악보를 쥐고 즐기는 그런 수업이었어요. 그렇게 중학교 1학년 쯤 부터 전 작곡에 꿈이 생겨 혼자 작사 작곡을 시작했어요. 괜히 근자감같이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전 나름 작곡에 재능이 있었던 것 같아요. 30분만에 1분짜리 곡을 써보기도 했고, 친구들에게 들려주면 좋은 평가가 돌아왔으니까요. 제가 작곡을 하며 가장 뿌듯했던 때는 한 해가 끝나가는 14살 겨울에 학교에서 방학식 겸 겨울 공연 쇼가 있었던 날이에요. 저희 학년(학교가 작아서 한 학년에 한 반, 각 반당 약 스무 명 남짓하는 그런 소규모였답니다.)은 음악 수행평가로 친구와 조를 짜서 작곡을 해서 그 노래를 그 쇼에서 선보여야했어요. 당연히 전 너무 설렜죠. 설레는 마음에 1시간만에 음, 박자, 가사를 다 써서 같은 조 친구에게 보내줬어요. 준비하는 동안에도 내내 즐거웠고, 공연하며 직접 부르는 것도 정말 보람찼지만, 그 중에서 가장 감동받았을 때는 나중에 음악 선생님께서 얘기해주시더라구요. "복도 다니다가 들었는데 애들끼리 너희 노래 부르고 다니더라." 이 말을 들었을 때의 그 희열과 전율은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그 때 확신했죠. 난 커서 작곡가가 될 거라고. 그런데 행복도 잠깐일 뿐, 15살 되는 해 10월에 한국에 다시 돌아왔어요. 일단 환경이 바뀌어도 너무 바뀌는 탓에 적응하느라 너무 힘들었고, 무엇보다 치열한 교육에서 버티는 게 너무 힘들어서 먹는 것은 늘었는데 살도 5kg이나 빠졌었어요. 제 성격도 그렇고 당시에는 언니가 대학 갈 준비를 하느라 부모님께 차마 말씀도 못 드렸어요. 사실은 적응 잘 못 하겠다고. 많이 힘들다고. 나 우울증 온 것 같다고. 죽고 싶다고. 그렇게 겉으로는 밝은 척, 속으로는 우울하게 1년 반쯤 지났을까요, 고등학교 1학년 1학기도 지나서 그 우울증은 자연스레 차츰차츰 없어졌어요. 아, 물론 음악의 꿈은 놓지 않았답니다. 대학 가자마자 음악 먼저 해야겠다는 생각은 항상 했어요. 이젠 그로부터 1년 반이 또 지나서 고3이 되는 해가 왔네요. 음악의 꿈은 포기하지 않았어요. 다만, 이젠 확신이 들지 않아요. 내가 음악을 정말 하고 싶은걸까? 요즘 보면 내 또래 애들은 벌써 시작했던데 난 뭐 하는 걸까? 고3이라는 핑계로 작곡도 놓고 있으면서 아직도 꿈만 가지고 있는 건 아닐까? 이런 저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라구요. 음악은 제 인생의 전부였는데 이 전부가 절 떠나려고 하니까 제 존재의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집에 피아노라도 있으면, 기타라도 마음껏 칠 수 있는 방음실이라도 있으면, 제가 고3을 더 즐겁게 보낼 수 있을까요? 수능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대학에 대한 두려움도 생기고, 일생 처음으로 대형강의라는 것도 들으면서 난 그냥 이 많고 많은 학생 중 그저 지나가는 먼지뭉텅이에 블과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자괴감도 들고, 부모님의 기대는 늘고 있을텐데 막상 제 성적엔 변화가 없고. 하고 싶은 게 있지만 이젠 그마저도 희미하고. 즐겁게 살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다른 아이들에게 반 년뒤에 자신에게 무슨 걱정을 가장 크게 가질 것 같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대학 갈 수 있을까" 혹은 "여태까지 왜 공부를 더 열심히 안 했지" 이런 게 대부분일텐데 요즘의 저는 반 년 후에 내가 살아는 있을지가 걱정되더라구요. 개학하고 몇 개월 안 가서 내가 나 자신을 포기해버리면 어떡하지? 죽기는 무서운데 이렇게 사는 게 너무 싫어요. 이러는 걸 보면 전 참 나약한 겁쟁이인가 봐요. 공부에 이렇게 큰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정작 현실이라는 게 무서워서 오랫동안 간직했던 꿈을 쟁취하지도 못 하고. 기대는 저버리기 싫지만 의욕은 생기지 않고. 며칠 전 다이어리에는 이런 문구를 적어봤어요. 2016: 행복하게 잘 살고 싶다. 2017: 잘 살고 싶다. 2018: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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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floveclub
· 6년 전
저는 글쓴이님이 두려움을 안고 있어서 혼란스러워 하는 거라 생각해요. 저는 학생시절 때 싱어송라이터가 꿈이었지만 포기했어요. 성인이 되고 나이가 더 들수록 재능 흥미도가 떨어지고 취미로도 즐길 수 없는 상태가 되었죠. 한국 사회에서는 작곡을 하는게 정말 힘든 것 같아요. 공부하고 대학가는 길만 있는 것도 아닌데 오직 하나의 길만 걷게 하는 이 사회가 너무 답답해요. 그렇지만 절대 포기 안하셨으면 해요. 부모님께 확고히 말씀드리고 실용음악 학원 다니셔서 실기 입시 준비하세요. 재능있고 좋아하는게 확실하면 앞으로 나아가면 됩니다. 잘못된 길을 걷을 바에는 자신의 가시밭길을 걷는 편이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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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wal
· 6년 전
전 정말 쓰레기인가봐요. 음악을 하고싶다고 말하는 당신이 부러워요. 같은 꿈인데. 같은 나이인데. 당신에 비해 너무 나만 뒤떨어진게 눈에 훤히 보여요. 미안해요. 재수없는 소리해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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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년 전
@selfloveclub 우선 따뜻한 조언 감사합니다 :) 사실 글에 쓰지 않은 내용이 있는데 중3때 학원에서 입시 상담을 하며 제가 작곡가가 하고 싶다고 털어놓았을 때 원장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있어요. 좋아하는 것을 취미가 아닌 직업으로 삼을 때, 한 때 그렇게 좋아하던 것이 싫어질 수도 있다고. 그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아 항상 "음악의 꿈은 대학가고 취미로 하자"였어요. 다만 제가 대학 가기 전 이 1년의 시간을 버틸 수 있을지가 참... 댓글 다시면서 본인의 경험으로 의미있는 조언 해주신 것은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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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년 전
@rowal 아니예요 전혀 재수없지 않아요:) 사실 저도 말만 거대하고 꿈만 거대할 뿐 아직 이룬 게 없어요. 그리고 우리 고3이잖아요. 충분히 이런 저런 고민에 치여 음악을 잊게 되기도 하고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건지도 잘 모르겠고 그럴 때니까요. rowal님, 우리 모두 한 해 잘 버텨서 꼭 화려한 곳이 아닐지라도, 우리의 꿈을 나눌 수 있는 곳에서 만나봐요. 강요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저 일말의 꿈이라도 있다면 우리 꼭 노력해서 이루어보아요. 혹 그것이 남들에게 선망받을 만큼 엄청난 업적이 아닐지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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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년 전
@selfloveclub 노파심에 오해하실까봐 덧붙여요. 애초에 직업으로서 아예 갖지 않고 싶은 건 아니지만 시작은 취미로서 하고 싶어요. 그 의미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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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mn
· 6년 전
좋아하는 것을 취미가 아닌 직업으로 삼을 때 싫어질 수 있다는 말도 맞는 말이지만 저는 조금 반대 입장이에요.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았을 때 가장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 생각해요. 그렇지 않다면 사람들은 모두 자기의 취미가 아닌 자신이 즐기지도 못하는 직업을 삼아 살아간다면 전 슬플것 같아요. 글쓴이께서는 음악에 대해 취미를 가지고 계셨고 또한 직접 자작곡도 만드셨어요. 어쨋든 자작곡을 만들었다는 것은 거의 작곡에 마지막 단계아닌가요?? 또한 그 곡이 사람들에게 좋은 평을 받았다는것은 이미 어느정도 검증을 받았다는것이고요. 만약 진짜 작곡을 좋아하시면 대학을 안가더라도 계속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좋은 작곡가는 대학에서 나오는게 아니니깐요 ㅎㅎ 글쓴이의 꿈을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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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floveclub
· 6년 전
@sonder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을 때 싫어질 수도 있고 상업적으로 작업하는 것에 회의감이 들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한번 해보고 결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좋아하지도 않은 쪽으로 선택해서 방황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 한번씩 경험해보는게 더 괜찮다 생각해요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당 고3 힘내세요!!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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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년 전
@himn 응원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기분이 조금 더 나아진 것 같네요 :) himn님의 말에 공감해요. 굳이 음악 관련 대학이 아니더라도 음악가는 어디서나 나올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노력해서 즐기는 작곡가가 되어볼게요.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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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년 전
@selfloveclub 응원 감사합니다. 성장하며 겪는 방황이라고 생각하며 이것저것 시도 많이 하며 살아볼게요. 이렇게 시도 하다 보면 언젠가는 저에게 꼭 맞는 걸 찾을 수 있겠지요? 따듯한 말 한 마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