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정의 내린 힒듬이란 어떠한 어려움에 따른 막막함의 감정이다.
그렇기에 충분한 노력으로 극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우울은 점차 쌓여가면서도 감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잠시 잊혀질 뿐이다.
감춰져 있던 우울이 튀어나오는 순간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그렇기에 잊기 위해 필사적으로 웃음을 좇으며 겨우 살아간다.
하루하루가 위태로운 상태로.
원체 매사에 비관적이고 염세적인데다가 부정적인 사람이라 어릴 때부터 우울증에 시달렸다.
아직 17세밖에 되지 않았지만서도 견딜 수 없이 매일이 우울하고 눈앞이 캄캄하다.
처음 내게 찾아온 우울증은 4학년, 11세 때였다.
어린 나이에 벌써부터 이런 생각을 한다는게 한심하게 느껴져서 아무에게도 티내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잊기 위해 억지로 웃을수록 내 속부터 처참하게 망가져갔다.
결국 어머니께 털어놓았다.
어머니는 날 상담사에게 보냈지만 그닥 도움이 되지 않았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몰라도 그만인 말 뿐이었다.
아. 도움이 된 조언이 딱 하나 있다.
모든 걸 잊을 수 있을만큼 좋아하는 것을 찾아라.
그날 하루 종일 TV만 봤다.
사촌언니처럼 아이돌을 좋아해 보고 싶었다.
그때부터 팬이 된 그룹이 바로 샤이니이다.
그 그룹 덕분에 지금 내가 살아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모두 알다시피 ..
나에게 가장 큰 위안이 되었던 나의 우상이 얼마 전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먼 여행을 떠났다.
솔직히 한동안은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울지도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와 닿게 된 날이 있었다.
정말 멈추지 않고 5시간 내내 울었다.
미칠것만 같았다.
감추어져 있던 우울이 한번에 날 덮쳤다.
적어도 성인이 될 때 까지는 버티려 했는데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사실 지금까지 이악물고 버텨온게 아까워서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지겠지'라며 합리화 했다.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무뎌지길 바랐다.
무뎌질 줄 알았다.
그런데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고, 너무 보고싶고, 마음이 찢어질 듯 아프다.
6년이란 시간은 이렇게 갑작스러운 이별로 사라질 만큼 짧은 기간이 아니었다.
그리고 여전히.
우울증은 날 괴롭힌다.
지금 이 글을 어떻게 마무리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누군지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마냥 길게 글을 쓰고 싶었다.
글솜씨도 없고 나도 내 속을 모르기 때문에 이게 최선이다.
다만 궁금한 게 있다.
나만 힘든 것도 아닐텐데.
다른 사람들은 잘 버티며 사는데.
왜 난 그게 안될까.
왜 난 이렇게 나약할까.
나 스스로도 내 편이 될 수 없는 상황에서.
그 누구의 위로와 응원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난 어떻게 해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