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요 형
우리가 헤어진지 일주일이 넘어가는데 저는 아직까지도 형과의 이별이 믿기지가 않아요.
형은 여린 마음에 남들에게 상처주는걸 그렇게도 무서워했잖아요. 가끔보면 답답하기도 하고 언제는 짜증까지 나는거 있죠?
형 그날 기억해요? 일과가 늦게 끝나 늦은 시간에 형이랑 포장마차에서 형이 좋아하는 곱창하고 소주를 시켜놓고 형이 스스로 번 돈으로 형 부모님 옷 산거 저한테 자랑하면서 되게 뿌듯해했었죠?
한참을 자랑하고 그 옷이 든 종이가방을 바닥에 애지중지하면서 내려놓고 한참을 이런 저런 얘기했잖아요.
그때 어떤 여성분께서 술이 취해 우리 테이블 지나가다 우리가 먹던 곱창을 그 옷이 든 종이 가방 안에 쏟았잖아요.
그 여성분께서 머리만 까딱하면서 죄송합니다라고 하곤 가려고 하실때 제가 사과 제대로 해달라고 여성분한테 말씀드렸잖아요.
여성분은 사과했는데 왜 또 해야되냐고 오히려 화냈고, 한참 그 여성분하고 나랑 실랑이 버리는데 형이 됐다고 사과하셨으니까 가보시라고 그랬잖아요.
형 저 그때 정말 어이없던거 알아요? 전혀 안괜찮아보였는데 웃으면서 오히려 형이 사과했잖아요. 그래서 제가 형한테 형이 왜 사과하는데? 그랬더니 형은 제 말에 답도 안해주고 연신 사과만 했죠. 그 여성분께서 둘이 게이냐고 거들먹거리기까지 했는데 형은 웃으면서 친동생이라고 부정했죠?
뭐 그렇게 그 여성분 보내고 형은 형이 좋아하는 곱창 다 먹지도 못하고 배부르다면서 황급히 계산하고 포장마차를 저랑 같이 나갔잖아요. 형 집을 데려다 주면서 형 부모님 옷이 걱정돼서 형을 봤더니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어요. 난 또 그 표정에 욱해서 형한테 모진 말을 해버렸죠. 형 마음 상하게 모진 말을 했는데 형은 끝까지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했고 그런 형 모습에 헤어지잔 말이 나와버렸어요. 그렇게 우린 헤어졌고 전 형의 마지막 표정을 잊지 못하겠어요. 보고싶어요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