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이제 다시 시작할때야.
굳이 거짓말을 하진 않을께.
나 사실 미치도록 무서워.
사람들에게 넘치도록 많이 대여봐서
네가 말하는대로 도망치고 싶었어.
아니, 사실 지금도 다 놓아버리고 떠나고싶어.
앞으로 이 길을 걸어나가며 겪게 될 일들,
마주하게 될 문제들이
여태 겪어왔던것들보다 더한 것을 생각하면
숨이 막혀오고 손발이 떨려와.
왜 하필 이런 일들을 내가 겪는 건지도 모르겠고
이런 뭣같은 팔자를 선물하신
신이라는 작자가 너무 원망스러울때도 있어.
더욱이 이젠 오롯히 혼자니까.
나 밖에 남지 않았으니까.
.
.
.
... ㅡ그래도 걸어갈래.
빠르진 못해도 조금씩, 천천히.
예전처럼은 아니더라도 앞을 향해서.
이제와서 새삼 멀쩡해지길 바라지 않아.
걷다가 걷다가 쓰러져도 좋으니까.
무엇보다 이제 도망치는건 사양이거든.
다시 일어설때도 되었어.
다치고 멍든 몸이지만, 앞으로 나아갈 순 있으니까.
음. 아마 너가 만약 이 글을 읽게되면
내게 무척 화내려나.
미안해.
이런 결정 해버려서.
그래도 언젠가 이 길이 끝나는 날이 오면
우리 그때는 웃으며 행복하게 살자.
ㅡ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