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아직 졸업하지 않은 고3 여고생입니다.
17년도 여름방학에 이름 알려진 좋은 회사에 취직하여 정장에 사원증을 매고 일하다가 너무나 큰 책임감의 무게와 선임님의 가끔 내뱉는 막말, 실습생에게 정해진 업무시간을 과도하게 초과한 업무, 추가 수당과 야간 수당을 주지 않는 것 등으로 인하여 회사 기숙사에서 소량의 짐을 챙기고 전혀 모르는 타지로 베낭과 함께 버스를 타고 도망쳐버린 사람입니다..ㅎ
수 백번을 가족에게 힘들다고 표현을 했고 회사 베란다에 올라서서 울고 숨을 헐떡이며 어머니께 자살하고 싶다고 했던 정말 배은망덕한 딸입니다.
어머니께서는 저의 죽고싶다.. 라는 힘들다.. 라는 말을 그러러니하고 넘기셨습니다. 학창시절에도 자주 했던 말이였으니까요.. 칼도 여러번 들었다가 어머니께 *** 소리도 많이 들었고.. 하하.. 힘들다라는 말이나 죽고 싶다라는 말을 하면 누구나 그런다. 너만 그런게 아니다. 하고 아무말 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제가 소심해서 왕따를 당할 때는 네가 잘 못한게 있으니까 그렇겠지 하면서 사과하라고 하셨던 분입니다.
그래도 짐싸면서 어머니께 사랑한다는 말 한거는 정말 다행인거 같아요.. 갑자기 생각하니까 눈물이 나오네요..ㅎㅎ.. ㅠ
나이차이 많이 나는 언니는 취업 스트레스로 어머니와 자주 싸웠고 그로 인해 제가 빨리 취직을 나갔습니다. 집에 있을 때는 근처에 있다가 불똥이 자주 튀었고 어머니와 언니의 싸움소리에 잠을 설치거나 저까지 스트레스를 받아 벽에 머리를 몇십번 박기도 하였습니다. 심지어 제가 짐싸고 나오기 전에 가족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하니까. 눈물 흘려달라고 한 적 없다며 비웃는 이모티콘을 날리더군요.. ㅎㅎ... 정말 ㅎ
아빠는 원래부터 관심 없으십니다. 저를 인형으로 생각하시는 분이니까.. 장식품.. 정도로 생각하십니다. 아프다고 소리쳐도 울어도 자기 의지대로 끌고 다니시니까요. 팔에 손자국이 나서 부어도 ㅎㅎ.. 완전 마리오네트네요. 필요 할 때만 찾구요.
지금 계속 꿈도 희망도 없이 전혀 모르는 타지에서 친구 한 명 의지하며 찜질방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나올 때 폰 배터리를 분리해버려서 혹시라도 어머니 걱정하실까봐 편지를 써서 보냈는데.. 최근에 폰을 켜서 보니 걱정하는 연락 하나도 없고 직접 카톡으로 여쭈어보니 편지 보셨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ㅇㅇ" 이라 하시고.. 집에 돌아오라는 말은 한 마디도.. 오히려 이 찜질방 가라고 하시고.. 죄의식에 연락 없다가 또 오랜만에 자연스럽게 말을 꺼냈더니 어머니께서는 "그래서?"라는 말만 하시고는 그 후로 읽기만 하시고 답이 없으십니다.
졸업식에는 참여하고 싶어 간다고는 말씀드렸지만.. 돌아갔을 때의 상황이 너무 두렵고 무섭습니다. 돌아가서 어머니께 얻어맞고 다시 쫒겨나는게 아닌지.. 저는 어머니께서 우리 딸이 그렇게 많이 힘들었구나. 말을 하지.. 하면서 꼬옥 안아주시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데.. 정말.. 때리실것 같습니다. 네같은 딸 필요 없다고 나가라고 하실것 같아서 무섭습니다.
정말.. 제가 생일이 지난 완전한 성인이라면 이 근처에서 원룸 구하고 알바처 구해서 눌러앉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고... 집에 있는 것보다 타지이고 찜질방 생활을 하는 여기가 더 행복합니다. 집에 돌아가는게 더 무섭습니다. 돌아가고 싶은 고향이자 가족이 있는 곳이지만.. 너무 무섭고 집에 있으면 답답하고 괴롭습니다.
가족에게 버림받고 싶지 않지만, 돌아가기에는 너무 무섭습니다. 도망친 겁쟁이는 어디에 있어야 하는 걸까요..
사랑합니다. 어머니..
저 그래도 아직 안 죽고 살아있어요.
제가 살아있다는 것만 부정하지 말아주세요.
도망쳐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