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의 관계에게 우리가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고민|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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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애증의 관계에게 우리가 이 넓은 세상을 받아들이기엔 너무 어렸다 술만 드시면 널 때리시는 너네 아버님 나와 아버님과 처음 마주할 때도 여전히 술 마시고 오셨잖아 난 그때 너를 많이 걱정했어 너가 정말로 엇나갔던 건 나 때문일까 가정 때문일까 밖에선 착한 척 집에 오면 나에게 스트레스를 푸는 우리 오빠 관심 있는 척, 내 편인 척 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상처를 주던 우리 엄마 그리고 마지막 방관자 우리 아빠 남아선호사상으로 날 구박하셨던 우리 할머니 난 그런 집안에서 자랐어 다들 부러워 해 우리집 너만큼은 날 부러워 하지 않더라고 우리는 다르지만 같았어 부모님도 문제없이 잘 살아계시고 가난한 집안도 아니었고 아무 제한도 두지 않고 살았지 우리집은 겉보기엔 우리집 정말 행복했을지도 몰라 근데 정말 웃긴 건 우리집은 단 한 명도 행복한 사람이 없었다는 거야 돈 버느라, 다른 여자 만나는 거 숨기느라 힘들었던 우리 아빠 그걸 알고도 우리 덕에 버틴다며 매일 술 마시던 우리 엄마 착해야 한다는 이미지 때문인지 소심한 성격 탓인지 내성적이었던 우리 오빠 그리고 우울증과 어린 시절부터 마주해야 했던 나 우린 정신적으로 많이 아팠어 처음엔 걱정했어 서로의 모진 모습만 닮아갈까 그렇지만 노력하는 널 보니 마음이 바뀌더라 아프니까 서로 더 배려해서 아프지 않게 사랑할 수 있을 거라고 아니더라고 아픈 사람인 걸 아니까 더 아프더라고 생각보다 많이 날 잃지 않으려고 집착하고 질투하는 네게 지쳐 많이 도망갔어 넌 잘못한 게 없었는데 내게 계속 사과했고 난 독하단 소리를 듣고 있었지 근데 살다보니 너만큼 날 배려하고 날 사랑해주는 사람은 없더라 네 손가락에 적혀있는 레터링, 네 골반에 적혀있는 내 생일 그리고 내가 했던 말 전부를 기억하는 너 마지막으로 나보다 날 더 잘 아는 너 난 항상 날 보호하느라 더 바빴어 네게 상처 받을 것 같으면 먼저 모진 말을 하고 도망갔지 많이 아팠겠다 미안해 핑계야 솔직히 이건 핑계지 안 그래? 네게 상처줬던 날 나쁘지 않다고 자기합리화 하더라 결국은 근데 우리 결국은 서로 하나씩 지울 수 없는 기억을 남겼잖아 강제로 날 탐한 너와 몇 년 동안 모진 말로 널 어지럽힌 나와 누가 더 아플 거다라는 생각은 못하겠다 그래서 내가 널 애증해 날 너무 사랑해줬고 날 잠깐이나마 아프지 않게 해줬지 그치만 내게 너무도 큰 상처를 남겨줬잖아 그래서 우린 그런 관계야 남자를 만나기가 무서워 결혼을 하기도 무서워 내가 못해줄까봐 내가 사랑해줄 여유가 없어서 무서워 누군가와 연애를 한다는 거 내 부모님과 똑같아질까 무서워 내 사랑하는 아이가 나처럼 아파할까봐 쉽게 나아질 수가 없더라고 누군가가 내 몸을 만지는 것조차도 싫어졌어 지금 날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어 정말 예쁘고 멋있는 사람인데 사랑하는 사람보다는 편한 사람이더라고 내게는 그래서 만나볼 생각도 접었어 인생은 혼자 사는거지 오랜만에 만나서 걷고 있었는데 넌 내게 그랬지 겉으로만 강한 척 한다고 누구보다도 내가 약하다고 사실 이 말에 대해선 모르겠어 부정하기도 긍정하기도 애매모호하네 너 다녀오는 동안 이 말에 대해서 고민해볼게 조심히 다녀와 우리는 결국 몇 년만에 잘 끝났어 다시 만나지 말자 세상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작아지지 않기를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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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la
· 6년 전
아픔이많지만 결국 혼자사는것을 인지해버렸네요 에효..견디느라 힘들었을거라 생각되요 토닥토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