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제가 낳은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고민|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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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10dahyun12
·6년 전
안녕하세요, 저는 제가 낳은 우울에 삼켜지고 있는 중이에요. 만성 우울증에 한 번 걸려본 적이 있어요. 방 안에서 늘 숨죽여 울던게 일상이었던 그때도, 익명사이트에 신상을 알려주며 죽이러 와달라고 했을 정도로 너무 힘들고 괴로웠어요. 옛날 이야기를 하면 눈물이 나올거라 생각했는데, 이제 제 마음이 많이 무뎌졌나 봐요. 이제는 그렇게 슬프지도 않네요. 어쨌든, 지금 생각해도 그때의 저는 정말 어두운 늪에서 가라앉는 사람처럼, 촛불을 찾고 싶지만 온통 깜깜한 어둠밖에 보이지 않는 사람처럼 암담하고 처참했어요. 이제 다시 우울증에 걸리게 되면 그 괴로움을 다시 일상으로 겪어야된다니 너무 싫어요. 얼마 전부터 친구를 대하는 제 모습이랑 원래 제 모습이랑 분리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친구랑 있었을 때는 항상 웃으면서 일상적으로 말하던 "난 진짜 너무너무 행복해"라던 말들이, 집에 들어와 혼자가 됐을 때는 마치 가면을 벗은 것처럼 생각조차도 들지 않는 거 있죠? 다른 사람들이 웃기다고 ㅋ을 연발하며 올린 동영상이나 사진을 봐도 친구들하고 있었던 때완 달리 제 입꼬리는 전혀 올라가지 않았고요, 친구 앞에서 말했던 "난 너무너무 기뻐" "그래도 난 행복해" 라는 말들이 자꾸 머릿속에서 맴돌면서 '아니야, 사실 난 행복하지 않아' '거짓말이었어, 난 너무 괴로워' 라는 말로 계속 바뀌는 거에요. 바로 하루 뒤에 너무 괴로워서, 더 있다가는 인격이 분리돼서 더 망가질 것 같아서 카톡 계정도 탈퇴하고 연락처도 차단하고 제가 너무 이상해보이지 않을 만큼의 몸부림을 쳤어요. 방학은 3주 정도 더 남았고, 물론 친구 한 명한테 사정은 대충 말해뒀어요. 좋은 애니까, 걔가 잘 말해줬을거라 생각해볼래요. 제 장점을 친구들한테 물어본 적이 있어요, 친구 4명 다 해맑다는 거에요, 쓸데없이 해맑다, 그저 해맑다, 사실 저는 그렇게 해맑은 사람이 아니에요. 중학교 2학년 1학기 내내를 아빠한테 맞으면서 침대에서 눈물 적신 이불을 삼켰고, 1학년 내내 열등감에 찌들어서 슬럼프에 빠졌었죠. 그 이른 나이 5학년 때부터 자살을 계획했어요. 이런 사람을 누가 해맑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 계속 혼란이 왔었어요. 마치 가면 하나를 늘 손에 들고 다니는 사람 같았어요, 제가. 그런 제가 너무 역겹고 불쌍해지는 거에요. 그게 제가 앞에서 말하던 얼마 전이에요. 우울증 걸렸던 때는 울고 싶어도 애들 앞에서 표정 관리를 했었어요. 웃어야지, 웃어야지 하면서 그런데 제가 했던 표정관리가 그렇게 완벽했을 줄 누가 알았겠어요? 웃기네요, 지금은 친구랑 연락을 끊은지 1일 째 정도 됐어요. 마냥 홀가분하진 않아요. 전 방학 끝나면 친구를 어떻게 대하게 될까요. 그냥 고민털이였어요. 재수없었다고 생각하고 그냥 지워버려요. 콱 죽어버릴까봐 무섭죠? 아니에요, 안 죽어요. 제가 죽으면 친구들이랑 엄마가 슬퍼할걸 알아요, 전 정말 죽고 싶은데, 정말 정이란 건 쓸모없네요, 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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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lololong
· 6년 전
왜 죽어요. 죽기엔 아직 꺼내보지 못한 내 안의 것들이 많을거예요. 또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놀라운 것들, 따뜻한 것들이 많을거예요. 삶에 끝이 있듯, 지금껏 겪은 고통에도 끝이 있어요. 분명히 있어요. 울고 싶을 땐 울어요. 그리고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내가 무얼 느끼고 무슨 생각을 하든. 자신을 품어주세요. 부정적인 생각이 들거든, 나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 들어주세요. 느껴주세요. 이 세상에서 내가 나를 안돌봐주면 누가 나를 돌봐주겠어요. 자기 자신을 안아주세요. 힘내요. 해맑지 않아도 되고요, 행복하지 않아도 되고요, 웃지 않아도 돼요. 그냥 나 자신의 모습을 인정해줘요. 지금 여기 존재하고 있는 나. 이걸로 충분하거든요. 꼭 행복해야만 하나요? 꼭 즐거워야만 하나요? 그렇지 않아도돼요. 자기 자신을 안아주세요. 응원할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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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vamocha
· 6년 전
같이 힘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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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dahyun12 (글쓴이)
· 6년 전
@javamocha 아 진짜 뭐에요 또 만났네요ㅋㅋㅋ 신경 써주셔서 고마워요, 그런데 지금은 별로 우울 안해요ㅎㅎ! 당신 덕분인가봐요 ((그리고 카톡 탈퇴했다고 글에 써놨어요(소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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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vamocha
· 6년 전
글을 보다가 혹시나 지금쯤이면 살리지 않으셨을까 했는데 아깝네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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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vamocha
· 6년 전
그래도 지금은 괜찮으시다니 다행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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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vamocha
· 6년 전
전 이제 자러가요 좋은밤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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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dahyun12 (글쓴이)
· 6년 전
@javamocha 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