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덜대고 싶은 것이 많아
전에 상담 딱 두 번 받아봤는데 더 받고싶어
가족들은 내가 힘든 줄 몰라
그래서 상담도 몰래 받아야해
상담비는 얼마나 할까
나 용돈받고 알바는 무서워서 못 하는데 할 수 있을까
근데 규칙적으로 어딘가 나가면 들킬 것 같은데
친구 만난다고 해야하나
전화 상담은 통화료 때문에 티가 나잖아
밤산책 가고싶다
아무도 내가 하는 말을 못 듣고
혼자 울부짖는게
소리도 못내고 방에서 눈물만 줄줄 흘리면서
다음날 눈이 부었을까 들켰을까 하는 것 보단 나을 것 같아
아무도 날 걱정하지 않아
내 마음을 속을 걱정하는 사람은 없어
소소하게 가출하고 돌아왔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 그대로
가족들이 거실에 모여서 이불덮고 TV보고 있더라
살아돌아오지 말걸 그랬어
더 말하고싶어
붙들고 쏟아내고싶어
내 가족이 얼마나 쓰레기인지
너희들이 내 걱정을 얼마나 안 하고
내 생각을 하지도 않고
가끔 알량한 말만 던지면서
나갔다 와서 기분이 풀렸느냐고?
돌아오고 싶지 않았어
살아 돌아오고 싶지 않았어
그대로 나가서 시체가 되고싶었어
어디를 갔었냐고 물었어 그리고 그것 말고는 묻지 않았고
아빠는 날 두 시간 동안 차타고 찾아다니느라 너무 힘들었대
나는 그래서 닥치라는 대신 잘못했어, 라고 그냥 말했어
언니는 나보고 친구한테 하듯 말하네 저 ***없는 년 아빠가 장난처럼 말하니 장난같지?
너는 내가 나간게 장난같지?
엄마는 내가 나간 걸 "삐졌다"고 말했어
웃음이나와
과도 하나를 들고갔는데 바보였어 너무 뭉툭하고 나는 아픈게 무서워서 나랑은 맞지 않아
수건 하나를 들고갔었는데, 내가 씻고 바로 나갔었거든
그걸로 목을 졸랐어
계속 졸랐어
죽을 때 까지 해보자고 했는데 마지막까지 했다가 안됐어
찬 바닥에서 그냥 잠들면 얼어 죽을까 기대했어
그런데 어차피 있어봤자 죽지 않을 걸 알아서 그냥 돌아갔어
다음에 죽기로 했어
나는 고작 세 시간만에 돌아왔더라고 휴대폰을 안 들고가서 몰랐어 알았다면 해가 뜨기까지 기다렸을까
그대로 잠들듯 죽어버리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나갈때는 너무 희망차고 기뻤는데
돌아가는 길은 똑같은 길인데도 너무 힘들고 발이 아프고 걷다가 시큼한 거품이 올라오고 돌아가기 싫고
너무 돌아가기 싫고
돌아가고 싶지 얺았는데
나는 실패했어
죽지 말란 말은 아니야
죽고싶었구나는 괜찮아
죽고싶구나는 좋은 것 같아
난 혼자 생각하면서 그래
세상에는 아무도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없고
아니 너는 나를 좋아해주는 단 한 사람이 있는데
그 애는 나를 몰라
걔한테 애기해봤지만 넌 몰랐어
나보고 살다보면 좋은 일이 있을거래
그 살다보면 좋을 사소한 어떤 일 찌그레기 때문에 내가 살아있어야한대
내가 이 ***같은 걸 ***같이 살아가면서 ***이 쓰레기같이
*** *** ***없고 늘 참아야하고 맞아도 똑같이 반격해도 결국은 내가 나쁘고
살아봤자
중학교 고등학교 6년 ***같이 살아오고
수능 끝나면 쉴 수 있다면서 대학 논술에 면접보러 쉬지도 못하고
면접 다 보고는 발표 날 까지 나를 달달 볶고 나는 죽고싶고 또
대학에 붙고 장학금을 받아야하고 내 목을 조르고 너는 나는 실패한
방학때는 내내 나의 인생 계획을 너는 얘기해
1학년 때에는 놀겠지만 2학년 때부터는 죽도록 노력하래
그렇게 사년 내내 노력하고 대학 졸업하고 나서 내가 어떻게 죽어가야하는지 네가 말해
***년아
내가 언제 놀았어
언제 놀았냐고
방학때 너는 내가 푹 쉰다고 했지
네가 말로 날 죽여 내 숨통을 조여
왜 그러냐고 너는 내 머리를 때리고 배를 발로 차면서 그랬지
알고싶지도 않으면서, 내가 소리쳤어
그리고 그건 진짜네
장학금 너는 받지도 않고 그 비싸기로 유명한 대학에서 자취하면서
나는 장학금을 받아야하고 기숙사를 살아야하고 기숙사를 살기 위해 공부해야해
너는 성적 신경도 안 썼다며 늘 C라며 F만 안 받게 간신히 그랬다며
너는 사립대고 나는 돈 때문에 공립을 갔고
너는 외고를 나왔고 나는 엄마 때문에 시골 촌구석에 박혀서 쓰레기같은 애들이랑 고등학교를 다녔고 참 사립 고등학교고 공립 고등학교네
너는 한 번도 기숙사 안 살아봤지 늘 혼자 살았지
이거 투덜대는거야 나도 나보다 힘든 애들 많은 거 알아
야 근데 나보다 힘든 애들 많으면 난 안 힘든거냐
난 안 힘든거야?
이 정도면 아무것도 아니네 그럴거야?
근데 나는 이 아무것도 아닌 것 때문에 죽으려고
너는 편하게 살았잖아
나는 너랑 비교하면 억울해
너는 휴학도 해봤으면서 왜 나는 못하게 해
네가 휴학 기간 동안 잘 놀고 먹었기 때문에
나도 놀고 먹을까봐 안 됀대
왜 난 놀고 먹으면 안 돼?
왜 난 쉬면 안 돼?
왜 난 스트레스 안 받으면 안 돼?
왜 내가 스트레스 받는다는데 듣지를 않아?
왜 내건 안 듣는데 너는 나한테 말해? 내가 돈을 너무 많이 처먹어서 힘들다고
"너 용돈에 대학비에 기숙사비까지 합하면 월 60은 나가."
그걸
그래서 네가 너무 힘들면
내가 없는게 낫지 않니?
나보고 알바를 해보래. 나는 알바가 너무 무서워.
응 참 곱게 자랐지?
그래서 나는 아르바이트 할거면 장학금 포기해요.
엄마가 어이없다고 웃었어
왜 난 진심인데?
일년에 천만원 정도 처먹는데 이런 돈드는 애물단지 없어지는 게 낫지 않니?
심지어 대학 끝나고 나는 시험 준비를 또 해야해
네 말대로라면 나는 죽을듯이. 죽도록. 죽을정도로. 코피터지게.
돈도 엄청 나간대. 그러면서 너는 그래.
"그 때 되면 미안해서 엄마한테 말 못할 테니 돈을 모아두렴"
아
응.
그냥 나는 없는 게 좋을 것 같아
시험 치기 전에
최대한 빨리 죽어야
돈이 덜 나가지 그치.
그리고 나는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도 없고 내가 사랑하는 것들도 나를 살게해주는 것도 없는 그런 너무
너무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이제 끝낼거야
나는 열심히 노력해서 죽을거야
정말 나 곱게 컸다 그지
우리 집 중산층이야 나는 부족할 것 없이 자랐어
그래도 나는 죽을거야
아무도 관심갖지 않을거지?
괜찮아 늘 그랬으니까
그리고 괜찮아 어차피 날 모르니까
날 모르는데 무슨 말을 해줄 수 있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