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부터 스스로가 평범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안|자살|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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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darkg
·8년 전
어릴적 부터 스스로가 평범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초등학생 때 장래희망을 적으라고 할 때면 평범한 사람이라고 적어 냈던 기억이 있다 초등학교 때 부터 죽음에 대해 생각했었다 그 때 당시에는 힘들고 괴로워서가 아니라 궁금했다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 왜 죽지말라고 하는지 궁금했다 그러다가 어느날 집에 혼자 놀고 있는데 불현듯 티비에서 목을 메고 자살하는 장면들이 생각이 났고 커튼 줄과 의자를 이용해 목을 메어 보았다 어린아이가 어설프게 했기에 목만 잠깐 조이고 괴로워 발버둥치다 묶인 끈이 풀렸다 그 이후로 단 한번도 목을 메어 본적이 없다 중 고등학교를 다니며 사춘기가 찾아왔고 마땅히 마음을 표현하는 법을 잘 몰라 꾹꾹 눌러담았다 부모님과 어른들은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의젓하다,어른스럽다며 다견해 했다 그 때 부터 항상 힘든일, 힘든 마음, 그런 괴로운 것들을 더욱이 더 눌러 담았다 그렇다고 내 마음이 넓지 않았기에 나이를 먹으면 먹을 수록 더 괴로워 했고 그 괴로움은 점점 커져갔다 지금 생각하면 지극히 염세적이였다 그리고 대학에 들어갔다 대학생이 되고 나니 한 동안은 즐거웠다 연애도 하고 친구들과도 어울리고 겉보기에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그리고 그 때 나도 내가 평범한 대학생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군생활도 공익근무를 했기 때문에 다른이들에 비하면 어려움 없이 지냈다 복학을 하고 학교를 다니며 휴학해서 일을 하면서도 겉으로는 잘 지냈다 하지만 가끔 이유를 알 수 없이 찾아오는, 불현듯 찾아오는 우울함, 괴로움, 불안함은 나도 어쩔 수 없었고 그 감정들의 크기와 빈도수는 점점 커져갔다 그리고 나에게 몇가지의 불행이 다가왔다 딱히 나만 겪는 특별한 일도 아니고 누구나 겪는 그런 흔한 불행들을 기점으로 괴로움이 터져나왔다 하루에 1~2시간도 잠들기 어려웠고 그 한두시간을 제외하면 항상 마음이 무겁고 불안했다 항상 잠들기 직전까지 괴로워하다 내가 생각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로 머릿속에서 날 죽였다 정말 셀 수 없이 그렇게 했다 그렇게 6개월을 보냈다 죽을 용기가 없어서 살아갔다 그러다 심리치료를 받게되었다 살고 싶어서라기 보다 괴롭고 힘들어서 찾아갔다 그렇게 꽤 오랫동안 심리치료를 받았다 치료를 받으면서도 반신반의했고 우울함과 괴로움은 존재했지만 점점 나아졌다 많이 내려놓고 좀 더 편해지고 가벼워지게 되었다 치료가 끝나고 이제 졸업해서 취업을 해야했다 교수님이 좋은 자리를 추천해주셨지만 하필 그 시기에 제법 크게 다쳐 가지 못 했다 그 이후로 취업이 꼬이기 시작했던 것 같다 잠깐 다른 제안을 받아 한동안 다른 일을 시작했는데 그 일이 잘 안됐다 1년 6개월 정도의 시감을 날려 보냈다 그리고 지금 다시 취업을 준비하고 면접을 보러 다니고 있다 확실히 보통의 취준생들 보다는 나이가 있으니 잘 되지 않고 있다 스스로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최종면접까지 가서도 듣는 말은 나이 이야기였다 초반에는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고 나이 문제도 내가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다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렇게 몇 달을 보내니 다시 불안함과 괴로움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올해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고 한 살을 더 먹으면 더더욱이 어렵다는 생각이 날 더 괴롭힌다 지금까지 살면서 느낀 내 우울함과 괴로움은 내가 나약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내 나약함이 나의 우울함과 괴로움을 불러들이고 다시 후회와 나약함을 가져온다 난 평범하지 않은게 아니라 그냥 나약했던 것이다 악순환, 이 악순환을 나약한 나는 끊어내기가 어렵다 그리고 지금 나에게 이 악순환이 다시 시작된 것 같아 두렵다 나에게 우울과 괴로움이 올 때 , 이런 악순환이 나타나면 가끔 초등학생 때 커튼에 목을 멨던 내가 떠오른다 그 때 성공했더라면 지금은 편할 수 있었을까? 그 때 시도하지 않아 목 메는 괴로움을 몰랐더라면 지금은 확실하게 죽을 수 있었을까? 지금도 머릿속에서 몇가지 죽을 방법을 생각하고 밤 마다 구글에서 자살을 검색하고 큰 병이나 사고로 내가 죽기를 바라지만 아마 난 죽지 않을 것이다 아직은 나의 괴로움보다 주위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 때문에 그럴수 없다 살고싶어서가 아니라 비겁하고 미안해서 산다 지금 내 삶은, 내가 만든 나만의 지옥이다 바라는 것은 하나다 어떤 식으로든 나의 지옥이 끝나는 것, 이 하나만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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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estar
· 8년 전
좋은 일로 끝내시길 바랄게요! 아니, 같이 바라죠! 이참에 지금부터 생각해봐요! 제가 생각하기엔 마지막은 정신없이 너무 행복해서, 너무 술술 잘 풀려서 이런 글을 썻다는 것도 잊고 살다가 어느 날 핸드폰에서 이 글을 발견하고 웃으면서 이런일도 있었지 하는 그런 모습이 좋을 거 같아요! 글쓴이 님은 어떤 모습이 좋으신가요? 조금 오글거리려나요? 지금 쓰고있는 저도 좀 그렇긴 한데, 그래도 같이 한번 생각해봐요! 그냥 망상 같아도, 좋은 생각은 아무리 해도 안 넘치는 거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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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forter
· 8년 전
글 찬찬히 읽어봤는데 충분히 열심히 사셨는걸요. 저는 당신에 비하면 숨쉬는 공기가 아깝게 산 것 같네요...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도 훨씬 당신은 훌륭한 사람이에요. 절대 나이에 주눅들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일하고 싶은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데, 일자리가 그만큼 없다니 그게 너무한거죠... 자책의 화살을 여러 개씩 스스로에게 돌리고 계신데, 우리 하나 정도는 밖으로 돌려봐요. 그동안 이래저래 마음고생 많이했잖아요. 감히 제가 그 깊이가 어떻다고 가늠할 수 없기에 이렇게 응원밖에 못드리지만 하나는 확신해요. 분명히 취업에도 성공하고 웃을 날이 있을 거란거. 당신은 꼭 행복해질 거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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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oa1212
· 8년 전
슬프네요. 어릴땐 호기심에 죽음이 궁금해서 였겠죠.? 근데 겁보단 궁금했던게 왠지 어렸을때부터 외로움을 많아 느끼셨었나봐요.. 더군다나 부모님께도 의지를 많이 안하셨었던것 같네요. 그 외에 크고 작은 일들로 좋은 기회도 놓치고 힘든 생각하시는것 같은데 저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일이지만 자기 자신을 소중히 생각하고 사랑해 주세요..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껴질때 스스로 더 아껴주고 사랑 해야지 비교하자면 좀 그렇지만 왜 그렇잖아요 버려진 강아지도 나를닮아 안쓰럽다고 챙겨주는 마음 처럼 나 자신이 소중해지면 그 지옥 한꺼풀은 벗겨낼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