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나를 낳자마자부터 정신병원에 왔다갔다 하다가 결국 초등학교도 가기 전에 따로 살게 된 엄마가 이름만 엄마지, 키워준 적도 없는데 왜 내가 이제와서 늙어가는 그 사람을 돌봐야 하죠? 내 인생 살기도 버거운데 무슨 늪같기도 하고 사슬같기도 하고 지겹도록 무거운 짐 같기도 해요. 같이 있을 때는 별 이상한 소릴 다 해대고 때리기까지 했는데, 차라리 없기라도 하든지 왜 내가 그 사람을 내 미래에 끼워 넣어야 해요? 내 우울증만 갖고도 난 왜 태어났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이제라도 그만 사는 게 나을지 저울질하는 짓을 하곤 하는데 어쩌다 통화라도 하는 날이면 숨이 막혀요. 무슨 망령처럼 매달리고 집착하고 의심하고 애원했다가 협박했다가 하는 사람이 이보다 늙으면 어떻게 될 지 아득해서, 그 때 쯤이면 보호자 딱지가 진짜 온전히 나한테 붙여지게 될 게 눈에 보여서 아직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가 환멸이 나요. 내가 그 때까지 굳이 살아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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