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눈이 조금 나쁘다. 마이너스까지는 아니지만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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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나는 눈이 조금 나쁘다. 마이너스까지는 아니지만 가깝지 않으면 뿌옇게 보이는 정도? 길거리 표지판을 보려면 가까이 다가가서 봐야하는 정도? 하지만 나는 안경을 쓰진 않는다. 안경이 안 어울린다고 스스로 생각하기도 하고, 안경을 쓰면 더 잘 보이겠지만 특별히 더 잘 보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래서 필요할 때만 렌즈를 사용한다. 사실 눈이 가까운 것도 안 보이지는 않기 때문에 안경을 쓰지 않아도 불만이나 불편한 점은 크게 없다. 꼭 모든 것을 잘 봐야할 필요는 없다. 고등학생 때 어떤 선생님이 그랬다. "저는 눈이 나쁘지만 안경을 안 써요. 굳이 다 잘 볼 필요는 없어요. 나쁜 것까지 다 보느니 가까이 가서 좋은 것만 볼래요." 나도 동감한다. 모든 것을 다 알 필요도 다 볼 필요도 없다. 나는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보다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 굳이 불편한 점을 찾자면 사람들이 멀리서부터 점점 다가올 때 지인을 알아보기 힘들 수도 있다. 그러면 코앞에 오기 전까진 마주 인사를 할 수가 없다. 하지만 나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은 70~80%확률로 알아볼 수 있다. 나는 사람들과의 최소 적정거리가 길기 때문에 나란히 걷는 것이 힘들다. 항상 나는 사람들의 뒤에서 걷는 것에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뒷모습에 익숙해진다. 덩달아 덤으로 앞모습도 점점 익숙해진다. 그러고 나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뿌옇게 떨어져있어도 높은 확률로 알아보고 앞서 갈 때에는 뒷모습을 알아보고 인사를 할 수도 있다. 그러니 나는 눈이 이 정도로 나쁜 게 별로 아쉽진 않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딱 하나, 아쉬운 점이 있는 것 같다. 밤하늘을 올려 볼 때 별이 잘 안 보인다. 그건 좀 아쉬운 것 같다. 망원 카메라 등으로 풍경사진을 남기고 싶어하는 이들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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