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어릴때 아버지가 빈번하게 술주정을 했다.
술주정이라는 단어로는 표현이 잘 안된다.
어린 내가 느낀 공포, 불안, 위협.
욕을 하고, 물건을 던지고, 깨부수고.
벌벌 떨며 쪼그리고 앉아 두 귀를 틀어 막고
어서 시간이 지나가길, 무사히 모든 것이 끝나길 기다렸다. 그리고 그 공포의 순간이 지나고 나면 온 몸의 힘이 풀어지고, 마음은 주저 앉았다.
20년이 넘는 시간을 반복했다.
아무리 반복해도 폭력과 난동은 두렵다. 공포스럽다.
그리고 그 지난한 반복이 끝났다.
나는 이제야 평범하게 살 수 있다.
누가 나에게 욕을 하지 않고, 술냄새가 섞인 욕지거리로 아침을 맡지 않아도 된다. 터질 것 같은 심장으로 귀를 막지 않아도 된다.
나는 아늑하게 일어나 아침을 먹고,
티비 채널을 돌리고, 음악을 듣고,
이제서야, 지금에서야 아무일 없는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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