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nparksw·6년 전
화요일에 친구의 전화가 늦었다면
나는 목을 조르는 줄을 방치했을 것이다
나는 죽었을 것이다, 사인은 질식사
다음날 아침, 나를 깨우러 온 사감에게 발견
그후 경찰이 사인을 알아내고 유언 발견
시체를 원주로 이송 아님 서울에서
수요일부터는 관속에 누워서 장례식장에 있었겠지
아마 친구들이 소식을 듣는 것도 수요일
대부분이 찾아오는 것도 수요일
충청도에서 대학다니는 친구는 수요일 늦게 도착
아마도 친구들은 슬퍼해주었을 것이다
몇명은 울었을지도 모르겠다
나중에 삼척에 사는 친구가 사실을 알게됨
장례식장에 찾아와서 왜 죽었냐고 욕설
그리고 아마 내일까지 방치되어 있다가
화장되고 한줌의 먼지가 되어 종료
내 글 중 일부는 내 죽음으로 알려질지도 모른다
뭐, 높은 확률로 존재 자체가 묻히겠지만
재산은 내 유언대로 돈은 모두 친구들에게 배분
물건은 가져가라고 했지만
친구들 성격상 안가져갈 것 같다
그리고 아마 매년 이때쯤이나
모두가 모이던 내 생일에는
내 존재를 기억해주지않았을까?
그리고 친구들의 말에 따르면
내 죽음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게 된다
그들은 내 죽음을 늦추는 가장 강한 동기인데도;;
적어도 그들에게 있어서는 내가 선이라고 했다
하기야 그러니 몇년동안 친구로 지내는거겠지만
아무튼 위의 일들은 결국 일어나지 않았다
수요일 나는 일어나서 학원에 갔고
오늘도 역시 그랬고 내일도 그럴 것이다
내 유언은 그냥 그대로 지워졌다
친구들은 오늘 우연히 모여있어서
전화하고 모두 목소리를 들었다
내 글은 아직 유명해질 기회가 있다
미완성작들은 완성될 수 있고
아이디어들은 작품화될 수 있다
내 친구의 전화가 3분만 늦었다면
그대로 벌어질 미래였다
3분덕에 미래가 아닌 망상으로 끝났다
고맙다, 친구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