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넷 여대생입니다. 제가 많이 민감한건가 싶어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성희롱|고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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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스물넷 여대생입니다. 제가 많이 민감한건가 싶어 글을 쓰게 되었어요. 저는 왠지 모르게 오래전부터 몸에 달라붙는 상의를 입는 걸 꺼려했었어요. 특별한 계기가 있냐고 하면 그건 아니에요. 그렇지만 제가 그런 옷을 입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느낌이 드는 건 맞아요. 좀더 구체적으로는 그런 옷을 입은 저를 보는 시선들이 부정적일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드네요. 그로 인해서 제 이미지가 안좋아지거나 저를 성적 대상으로 바라보는 등 직간집적인 피해를 입을 것만 같고요. 참고로 다른 여성분들이 그런 옷을 입을 때 저는 전혀 그런 생각 정말 하나도 안들어요. 그냥, 이쁘다 잘어울린다 이정도 생각밖에 안 드네요. 아마 제가 자라 온 사회 분위기가 저를 서서히 이렇게 만들지 않았나 싶어요. 일상 속에서 성희롱도 워낙 많이 보고들어왔고, 저도 여러번 피해를 입었을거구요. 담아 두는 성격이 아니라서 사소한일은 기억나는건 없고, 잊을 수 없는 일이 하나 있긴 해요. 초등학교 고학년, 가슴이 막 봉긋해지기 시작할 무렵 가족이나 다름없는 사람이 제가 자고 있으면 상습적으로 제 가슴을 만진 적이 있어요. 사실 저는 그때 항상 깨어있었는데, 일부러 계속 자는 척했었죠. 한 번은 제가 만지지 못하게 뿌리쳤었는데 그 사람이 삐진 티를 내더라고요. 어렸던 저는 제가 잘못한건줄 알고 어쩔줄몰라했고 제 손으로 그 사람의 손을 잡아 제 가슴에 얹어다 놓기까지 했었네요..하아....아무것도 모르는 애한테 뭐하는 짓이었는지 그***는... 아, 이 일은 지금 저한테 특별한 정신적 타격을 주고 있지는 않아요. 사실 저것마저도 잊고 지내다가 아, 저런 ***은 일이 있었었었었지 하고 많은 시간이 지나 깨닫게 되었거든요. 특별한 경험이라서 이 얘길 굳이 한게 아니에요. 오히려 반대에요. 다들 말을 안해서 그렇지 제 경험상 또래 여성분들이 흔히 갖고있을법한 안 좋은 기억일거라 생각해서 썼습니다. 부디 이 말에 부정해주시는 분들이 많았으면 좋겠지만요.. 아무튼 제 남자친구는 제가 옷을 좀 몸에 잘 맞게 입었으면을 3년째 하고 있어요. 이 글을 쓰게 된 이유가 이제야 나오네요. 남성분들은 여성들이 평생 혹처럼 달고 다니는 일상적 성희롱, 사소한 신변의 위협 등을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운명인가봐요. 그냥 나는 내가 조금이라도 몇 명에게라도 성적대상화되어 보여지는게 싫다고 해도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니가 지나치게 신경쓰고 있는거라고만 하네요. 사실 남자친구 말이 맞다는 거 알고 있습니다. 나를 보고 이상한 생각 하는 놈들이 잘못이지 나는 찔릴 거 하나도 없고 당당하다는거 알고 있습니다. 단, 남자친구처럼 정상 범위 내의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만 있다는 전제 하에서요. 이놈의 사회가, 많이 좋아졌다고는 해도, 아직 멀었다는 건 저만의 생각일까요. 똥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더러워서 그냥 내가 길 돌아가고 말지, 싶은 생각 드는 건 저뿐일까요. 얼마 전 또 옷 얘기를 하다가 제가 우리 사회는 아직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일상적 성희롱이 만연해 있다, 여성들은 사회적 약자다,라는 얘기까지 하게 되었는데요. 남자친구가 대체 그런 일들이 뭐냐고 너는 무슨 일을 겪은거냐고 답답한 표정으로 묻더군요. 제가 딱히 생각나는 건 없다고 하니까 어이없어하던데. 없는 일이라 기억을 못하는 게 아니라, 그런거 담아 둬봐야 내 정신건강만 해칠 뿐이라 빨리빨리 지워버리는 거란 말입니다ㅠ 뉴스에 보도되는 사건들 볼 때면 나한테도 언제 어디서 저런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에요. 자정 넘어 집들어가는 날이면 현관문 잠기는 소리 날 때까지 온몸 긴장상태로 다녀요. 제가 아무리 무섭다고 해도 자기가 졸리면 먼저 자버리는 남자친구가 야속할 때도 많구요. 남자친구의 관심을 얻고 싶어서가 아니라 진짜 진심으로 무서워서 그러는건데ㅠㅠ 제가 민감한 측면도 있는 것 같지만, 이해와 공감을 전혀 못하는 남자친구가 야속하고 답답하기도 하네요ㅠㅠㅠㅠ 글이 길어졌어요..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좋은 밤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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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ee98
· 8년 전
보통은 자기여자친구가 타이트한옷을입거나 그러면 싫어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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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8년 전
@halee98 더 어렸을때 만난 남자친구는 싫어했던것같네요ㅋㅋ 나이가 있어서 그런걸까나요 친구들이랑 얘기해봐도 남자친구들이 딱그렇게 두 부류로 나뉘는것같아요ㅋㅋㅋ 이상하다는 생각은 안듭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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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ee98
· 8년 전
아그렇군요 그럼 글쓴이님이 저런 생각들로 스트레스 받는게 보기안쓰러워 그랬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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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8년 전
@halee98 안쓰러워보이나요 그럴수도있겠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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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umn78
· 8년 전
여기 잘 설명해 주신 거 같은데 이대로 남자친구에게 설명 하면 어느정도 이해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