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야, 잘 지냈는지 모르겠어. 생각보다 바뀐 것 없는 것 같네. 나도 마찬가지야. 호기롭게 떨쳐내보이겠다 했으면서 결국 이렇게 다시 돌아왔어. 생각보다 잘 안되더라고. 너무 쉽게 생각했었나봐. 난 여전히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아. 자격증 시험을 일년이나 미루고 잠깐 회사생활을 했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나와서 자격증 시험을 공부하려고 해. 정말 사실은 별 필요도 없는 자격증인데 이렇게 매달려. 매일매일 보잘 것 없는 계획을 세우고 하루하루 해나가지만 성취감도 없고 잘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어. 학교에 다닐땐 그 짧은 시간 안에 머리에 들어오는게 그나마 있었는데 지금은 이 많은 시간이 주어졌어도 아무것도 들어오는 것 같지가 않아. 쑥 들어와서 그냥 쑥 빠져나가는거지. ***가 된 것 같아. 세상엔 똑똑한 얘들 천지라 내가 이 시험에 합격할 수 있을까도 의문이 들어. 난 지금까지 제대로 공부해본적이 없어. 그래서 괴로운걸지도 몰라. 틈만 나면 딴짓을 하고 매일 책옆에 폰을 두고 공부하는 척하고 결국엔 짜증만 쌓이고, 답답하고 막막하고 우울하고.. 내가 이렇게 하는게 맞는지 모르겠다는게 사실은 제일 부담스러운 것 같아. 평소엔 내가 뭘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이렇게 살아도 되는지 의문이기만하고 답을 내리거나 정리해볼 생각은 추호도 없었거든. 이렇게 써내려가니까 그래도 저런 답도 나오는구나. 난 상당히 생각없이 사는 사람이라 생각해. 지금까지 되는대로 되겠지~ 하하. 이렇게 흐르고 저렇게 흐르고 그냥 흘러가는대로만 살아왔거든. 그래서 지금 같은 자유아닌 자유가 주어졌을 때 난 뭘해야하는건지 뭘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어. 하고 싶은게 있어도 잘 해낼 자신이 없고 그게 진짜 하고 싶은 건지도 의심스럽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남과 비교하다가 그냥 그렇게 포기해버리는걸 반복하다보니까 결론적으론 그냥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더라고.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 아. 진짜. 이러면 안되는 걸 아는데도 내가 잘하고 싶은지 확인 받고 싶어. 그게 때로는 동그라미가 쳐지고 비가 내리는 문제집일 때도 있고 잔소리하는 별 사이 안좋은 부모님일때도 있고 뭐 그래. 친구는 없으니까 모르겠다. 이 따위로 살아서 그런지 벌 받은 걸지도. 음. 친구야 뭐 있다가도 없을 수 있고 없다가도 있을 수 있는거지. 내 인생에 친구가 있었던 적이 별로 없어서 친구에 대한 생각이 좀 가벼워. 이해해 주길 바라. 아니 딴 길로 잠깐 샜네. 어쨌든, 난 또 혼란스러워서 여기를 다시 찾아왔단거야. 아 알아. 나 좀 한심하지? 하하. 정말 공부하기 싫다! 그래. 이게 내 본심인게 틀림없어. 그러니까 자꾸 딴길로 새는걸거야. 의지박약에 제대로 된 목표도 없고 흘러가면 흘러가는대로 살아온 얘가 이정도지 뭘. 진짜 한심하다 그치? 하. 이제 모아둔 돈도 다 떨어져가고 공부밖에 답이 없는데 이 길이 싫다고 이리 팽 저리 팽 거리는게 참 답답한거, 나도 표면적으로는 알고 있는데 와닿진 않나봐. 학생때 방학일 때마다 줄 곧 했던 백수생활백서를 답습하고 있으니 말이야. 이렇게 책상에 앉기 전까지만 해도 몇 주간 진짜 놀러만 다녔었거든? 그런데도 더 놀고 싶고 더 하기 싫고 더 회피하고 싶고 그래. 이 시험 수준이 그렇게 높은건 아닌거 아는데 그래도 나한텐 어렵거든? 그럼 어려운거 아냐? ....아닌가? 내가 답도 없는 ***라서 그런가? 그렇다면 이 글의 결론은 난 답도 없는 똥멍청이라 공부가 너무 하기 싫어요! 가 되는데 이런 글 정말 올려도 되는 거야? 가볍게 썼지만 방금 너무 짜증나서 뭔갈 부수고 왔을 정도로 답답하긴 해... 난 왜 이게 이렇게나 하기 싫은걸까! 야 과거의 나. 너 그때도 공부 싫어했었지만 지금의 나인 나도 아직까지도 공부 진짜 싫어한다 ㅋㅋ 친구에 대한건 어느 정도 생각도 안하게 되었지만 이젠 공부가 내 발목을 잡네. 안 그래도 가방끈이랄 것도 없는데... 그냥 공장행 아니냐 이거. 오늘 밤은 오렌지 주스 원샷이다. 알콜을 못넘기고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내 몸을 원망하며 건배. 근데 이거 닉네임 제대로 가려지죠? 누가 나 알아보면 세시간동안 이불킥도 가능할 것 같애... 싫다. ***가 과거의 ***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