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글이지만 꼭 읽어주셨으면 해요. 저는 스무살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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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긴 글이지만 꼭 읽어주셨으면 해요. 저는 스무살 여자예요. 분리불안에 시달리면서, 좋아하는 친구한테 버림받기가 싫어서, 언제나 내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해주고 걱정해주는 사람에게 미움받고 혼자가 되는 게 싫어서 어떻게 해야 우리가 멀어질까, 어떻게 해야 그 애가 평생 날 싫어할까? 패드립을 하면? 가장 슬픈 순간에 가장 심한 말을 하면? 내가 그 애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상처를 주면? 아주 나쁘고 온갖 못된 (말은 이렇게 하지만 거의 ***보다도 못한 수준의) 짓들을 떠올리고, 죄책감과 두려움에 이런 생각을 하면 안돼 하고, 강박증에 절절 매고, 일탈이 하고싶은건지 어째서인지 호기심은 들고, 자책하며 허송세월 하고, 그렇게 작년에는 몇 달간, 올해는 몇주간 ***같은 짓을 계속해왔어요. 그런 생각에 시달리느라 다른 해야 할 일들은 다 안했어요. 핑계삼아 하기싫은 일을 안한 것 같지만, 어쨌든 저는 일상을 다 망치고 살았어요. 이 생각을 그만두고 싶어서 어딘가에 털어놓을 때마다 사람들은 생각은 죄가 아니라고 했지만 위안은 잠시뿐이었어요. 사실 저는 결국 그 친구가 저를 떠나지 않을거라는 확신을 얻고싶었나봐요. 우리는 서로에게만 공유하는 것들이 꽤 많거든요. 가끔 나라는 사람의 소프트웨어를 친구에게 다 맡겨놓은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친구는 내 조력자이고 상담가고 가족이고 이 친구 없이 사춘기를 정신병에 걸리거나 자살시도 없이 버텨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큰 존재예요. 그래서 이젠 그런 고민들을 그만 하기로 했어요. 가장 중요한 건 나고 나는 너로 인해 사는게 아니라 우리는 삶이라는 길을 덜 외롭게, 그냥 같이 걷고 있는 거라고. 단번에 완벽하겐 어렵겠지만 저는 저를 중심으로 사는 연습을 해 나갈 거예요. 그렇게 하면 강박도 서서히 없어지겠지요. 그치만 제가 그런 생각을 했는데 정말 그 친구 옆에 있어도 될까요? 앞으로도 친구는 저를 걱정해주고, 제 온갖 고민과 우울을 들어주게 되겠지요. 우리는 주변의 모든 사람들 중 서로에게 속마음을 가장 많이 이야기 하니까요. 제가 친구를 걱정하고, 잘해주고, 친구의 얘기를 듣고 친구를 옆에서 아껴줄 자격이 있을까요? 제가 이렇다는 걸 알면 친구는 저를 혐오하지 않을까요? 제가 그 친구의 친구일 자격이 있을까요? 제가 마카님들의 친구라면 어떠실 것 같아요? 그리고 저의 이 결정은 잘 가고 있는 게 맞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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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gs331
· 8년 전
남을 걱정하고 잘해주고 아껴주는데에는 굳이 자격같은거는 필요 없어요. 함께 할 사람을 원하는건 거이 모든 사람들이 그런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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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8년 전
하지만 친구는 제가 이런 사람이라는 걸 모르잖아요ㅠㅠ저는 제 친구에게 거짓말을 하고 싶지는 않은데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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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lypolly95
· 8년 전
마카님의 고민이 저랑 어느 정도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공감이 갑니다.. 저도 그런 친구가 한 명 있는데 그 친구는 저를 진심으로 위로해주고 걱정해주는데 저는 그 친구를 너무너무 좋아해서 사실 지금도 고쳐지진 않았지만 이기적으로만 생각하고 있어요.. 막 질투를 한다던가 나만 좋아해줬음 좋겠다 이런... 그래서 그 친구를 만나고 이야기할때마다 너무 부끄럽고 고맙고 미안한 감정이 자주 듭니다. 서서히 연락을 끊어볼까도 생각했는데 그러기엔 너무 소중한 친구더라고요ㅠㅠ 그래서 저도 마카님처럼 최대한 제 중심을 찾아가려고 노력하려고합니다. 계속 인연은 유지하되 더이상 제 모든것을 친구에게 의지하지 않기로요.. 저는 그런 단단한 결정을 내린 마카님이 정말 멋있다고 생각해요! 마카님과 친구분이 서로에게 많은것을 공유한다면 친구분도 마카님을 많이 좋아하고 서로서로 의지하고 있는 것 같아보여요!! 마카님에게 그 친구분이 소중한 사람이듯 친구분에게도 마카님이 소중한 친구이지 않을까요?? 이걸로 자격은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마카님이 자신의 중심을 단단히 다진다면 말씀대로 그런 강박도 사라질거고 그런 생각들도 점차 줄어들거예요!! 제가 마카님의 친구라면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걸 알기에 화를 내거나 실망하지 않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