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이 있습니다. 점점 심해져서 난독증도 겹쳐오고, 이야기를 들어도 뜻을 파악하지 못하는 정도에 왔습니다. 수면 유도제가 없으면 잠도 *** 못하고, 기분은 하루에도 수십번을 오락가락해요. 죽고 싶어서 화장실 바닥 청소용 락스를 커피에 탄 채 한참 보고 있기도 하고, 결국엔 아픈 게 무서워서 죽지 못하면 자신을 너무 혐오하게 됩니다. 나을 길이 없습니다. 제대로 된 약물 치료라도 받고 싶지만 아직 독립적으로 경제 활동을 할 수 없는 대학생이고, 아르바이트조차 네가 할 필요가 어디에 있냐며 금지당했습니다. 정신과 이야기만 꺼내도 부모님께 비웃음 당합니다. 네가 힘들 게 어디에 있냐고, 또 인터넷에서 이상한 거나 주워듣고 왔다고, 배부른 소리 하지 말고 공부나 하라고. 위염약에 같이 먹는 신경안정제까지 압수당했습니다. 니가 스트레스 받을 일이 뭐가 있어서 이딴 걸 먹냐는 이유로요. 어머니는 제 우울을 진지하게 생각해주시지 않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쁜 생각이 듭니다. 아, 저 앞에서 죽어주고 싶다. 하고요. 사실은 계기를 알고 있습니다. 정말 좋아하던, 서로 좋아한다고 믿고 있던 사람에게 가장 참담한 방법으로 버려졌습니다. 트라우마가 심해 그 사람을 연상***는 것만 봐도 심장이 이상하게 뛰고, 식은땀이 나고, 심할 때에는 먹은 것을 전부 토해냅니다. 그 사람도 나만큼 아프길 바라면서 저주하다가도 그런 스스로가 너무 역겨워집니다. 덕분에 그 이후 지금까지의 제 모든 인간관계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무얼 하든 무섭고 나쁜 생각부터 들어서 아무리 사랑받아도 의심하고 모자라기만 합니다. 확신을 바라지만 끝이 없습니다. 그런 저에게 질린 사람들은 금방 떠나갑니다. 새롭게, 행복한 기분으로 시작한 관계도 결국엔 다시 저 혼자 남겨졌습니다. 계기 이전의, 천천히 타들어간 도화선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사랑을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하시는, 불행한 과거를 가진 어머니 밑에서 맞으며 자랐습니다. 앞니가 부러질 정도로 맞아보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어머니가 목소리를 높히시면 손이 덜덜 떨리고 머리가 저릿저릿해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습니다. 어머니가 절 아끼지 않으시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가끔 어머니의 기분이 불쾌하실 때 남동생을 비켜 저만을 향하는 화살을 느끼게 되거나, 어머니가 제 소중한 물건을 무참히 망가트리시거나, 다른 사람에게 '나는 내 아이들을 이렇게 때려가며 엄격하게 키운다. 내 아이들은 나를 이렇게 무서워한다.' 는 내용의 말씀을 자랑스럽게 하실 때마다 실감하게 됩니다. 저는 어머니의 감정 쓰레기통 장녀라는 것을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나날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번 겨울에는 꼭 죽어야지, 내가 꼭 올 겨울에는 죽어야지. 이것만 끝내고 죽어야지. 하는 생각만으로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