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를 보내드린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아 같은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이직|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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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할아버지를 보내드린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아 같은 과정 밟아가며 하루하루 하늘나라 가까워지는 아빠를 보면서.. 매일 죽음의 문턱에서 힘겨운 싸움을 하시는 환자분들을 보면서.. 한없이 부족한 나는 ..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하루를 살아야하는지조차 잘 모르겠다... 일하면서 너무 오래 서서 뛰어다닌탓에 발병이 나 걸을때마다 아프고 배우고 또 배우고 공부해도 심폐소생술과 중환케어는 힘겹고 직장생활이란게, 인간관계라는것도 힘들고.. 이 와중에 부서까지 옮겨와서 모든것을 다시배우는것도 힘들다.. 낯선 부서, 낯선 사람들, 낯선 모든것.. 5년을 일해도 힘들고 사직생각이 떠나지 않는다면 이건 정말로 내길이 아닌 건 아닐까. 생명이 오가는 위급상황이 아니더라도 병원이란 공간에서의 삶은 너무나도 힘들고.. 사직서가 매일 아른거리는데 내 직장이라는 이곳에서 아빠마저 보내드릴지도 모른다는거..싱지어 내가 일하고있는 이 곳 이 부서에서... 무슨 감정을 느껴야하는지조차 모르겠는데 눈물은 나는거보면 슬픈가보다. 아니, 반대로.. 일하다 아빠 임종조차 지키지 못하면 어찌하나.. 중간에 부고가 들려온다면 나는 일하던 모든 것ㅡ내게 맡겨진 환자분들ㅡ을 내려놓고,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조퇴라도 할 수 있는걸까. 아빠 가시는 그 날이 내년일지.. 몇달후일지.. 아니 당장 코앞에 ***왔다는걸 내가 부정하려 애쓰고 있는건지.. 그 순간이 언제든 그때까진 내가 이 자리 이 곳에서 일하고있어야한다고, 그래야 된다고 버티고 있는데, .. 만약 덜컥 가시면. 막상 가시면. 나는 사직서를 낼 수 있을까. 사직하면 , 조금 중증도낮고 편한곳으로 이직하면, 정말 편해지는걸까. 그냥 도망친것에 불과할까. 이직하면 일이 덜 힘들어지긴 하는걸까. 내 앞날은 어떻게 흘러가는걸까. 아빠 가신 그 빈자리 중 경제적 빈자리는 내가 어떻게 채워가야하나. 당장 아빠에게 어떻게 대해야하는지.. 뭘 해줄수있는지.. 그조차 모르겠다고 느끼는 나는 정말 ***일까. 아니면 나도 우울증에 빠져들며 서서히 무기력의 늪으로 발을 담그고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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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1del
· 8년 전
마카님의 글을 읽고 한참을 멍하니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슬픈글에 제 마음이 울컥울컥 치고 올라오는 감정들을 억누르고 몇자 적어봅니다. 도망친다고 생각치 마세요. 일이 어렵고 힘들면 얼마든지 옮길수 있는겁니다. 이직을 해서 더욱 전체적으로 나아질수 있다면 당연히 선택을 해야겠죠. 아버지 병환으로 고민이 되실테지만 그래도 저는 마카님의 심신이 편해져야한다고 생각해요. 가족도 중요하지만 그 가족을 돌보고 책임을 져야한다면 그렇지 않더라도 당연히 나 스스로가 1순위가 되어야 할것입니다. 내가 온전하고 여유가 생겨야 가족도 돌보고 챙길수 있는거 아닐까요 가족을 우선시 한다고 내가 부러지고 무너져간다면 그건 막말로 다 죽는일일 거에요. 그러니 도망간다고 부족하다고 생각치 마시고 나를위한 선택이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해주세요. 그 선택이 모두를 위한 선택이고 그러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만남이 있음 헤어짐도 있는 법이죠.. 저도 몇년전에 아버지를 여의었는데 당시엔 너무나 슬프고 제 직장을 비록한 전반적인 생활의 목표자 목적이었던 아버지께서 끝내 그렇게 돌아가시고 나니 정말 허무하더군요. 하지만 지금은 헤어짐을 인정하고 다시 새직장도 다니고 기일마다 찾아뵙고 하고 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아직도 전 집안의 막내지만 가장으로써 주 수입원역할을하고 있구요. 제 아무리 긴 슬픔도 일년을 못넘긴다 하더군요. 감정은 사그라드는거니까요.. 그러니 아버지의 빈자리도 크게 와닿겠지만 인정할건 인정하고 흘러보낼건 흘러보내야 할것입니다. 자신의 역할을 대신하는 자식보다 그저 우리 이쁜딸의 모습을 보여드리는게 아버지 입장으로썬 다 알고 계시겠지만 그게 마음이 편하지 않으실까요..? 일이 힘들어 어려워 하는 모습보단 좀더 편한 직장으로 옮겨 딸이 편한곳에서 일 잘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는게 자식 고생 덜***고픈 부모 입장에선 더 좋아라 하실듯 싶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뭐라고 주제넘게 주절주절.. 잘 알지도 못하면서.. 행여나 기분 나쁘신거라면 죄송합니다. 결국엔 잠깐 눈물을 흘리고나니 선을 넘은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댓글을 어떻게 마쳐야할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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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8년 전
@pr1del 지금 있는 직장에 제가 재직중이면 아빠 치료비에 할인액이 있어 일단 살아계실동안은 버텨볼 생각입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어차피 5년 다닌 직장 몇달 더 다니는것일뿐이라며..ㅜㅜ 암투병을 하다보면 치료비도 부담일수밖에 없으니까요. ..아버지께 주어진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을수도 있다는 것도.. 그 이후엔 이직을 진지하게 고려해볼까 합니다.. 제가 있는 부서가 할아버지, 아빠와 같은 병을 가진 환우분들을 돌보는 부서라 참 감정이입까지 되어서 많이 힘드네요. 어제도 한분을 보내드렸고요.. 마카님 긴 편지같은 댓글에 감동받고 갑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위로가 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