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일 넘게 만나온 애인과 헤어졌어요 헤어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우울증|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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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260일 넘게 만나온 애인과 헤어졌어요 헤어지자고 말하고 싶으면서 미안한 마음에 못 하는 게 눈에 훤히 보이는데 모르는 척을 할 수가 없어서 결국 제가 먼저 말했어요 먼저 찬 건 저인데 사실 차인 사람도 저예요 실컷 기다리게 해 놓고 그런 식으로 끝내는 게 비참해서 욕도 퍼부었어요 죄책감도 심어 주고 악담도 했어요 사실 진짜 미워서 그런 거 아니에요 밉기도 했지만 결국 좋아하는 마음을 버릴 수가 없었어요 원망까지 멈춰 버리면 진짜 못 보게 될까 봐 그랬어요 그렇게 단 한 시간이라도 더 끌고 싶어서 힘 다 빼가며 원망하고 미워했어요 그런데도 결국 달라질 기미가 없어 보인다는 걸 깨닫고 나서야 멈출 수 있었어요 나쁜 사람은 아니었어요 어릴 때부터 우울증을 앓아온 제가 힘들어할 때마다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 주고, 가끔 헤어질 위기에 처해도 다시 잡아 주고, 해 달라는 건 최대한 다 해 주려 노력하는 사람이었어요 매일 좋아한다고 말해 줬어요 그래서 더욱 눈치를 못 챘나 봐요 갑자기 말도 없이 연락이 두절되어도 그저 기다리면 오겠지 싶어 기다렸어요 연락이 끊기기 바로 전 날 유난히 애정 표현이 적길래 기어코 직접 요구를 해도 말을 돌리며 피하더니 마지막쯤에야 마지못해 한다는 듯 해 주는 모습에서 알아채야 했는데 설마 하는 작은 의심조차도 못 가졌어요 다시 연락이 닿았을 때 막 화를 냈는데 그저 미안하다는 말만 하는 걸 보면서도 '내가 너무 심했나? 괜찮다고 먼저 말해 줄까? 무지 보고 싶었는데' 이런 생각만 했어요 그런데 나를 좋아하느냐는 제 질문에 갑자기 답을 못 하더라고요 당연히 그렇다고 대답할 줄 알았고 그럼 나도 그렇다고 대답해 주려 했는데 예상치 못한 모습에 앞이 캄캄했어요 그제서야 '아, 끝이구나' 알게 됐어요 따지고 보면 차이는 건 저인데 마지막 이별 통보까지 제가 해야 하는 게 너무 비참했어요 기다리지 말라고 말해 줬으면 기다림이 그렇게 길지는 않았을 텐데, 그 말에서 대충 눈치를 채고 나도 마음 정리할 준비를 해나갔을 텐데 이렇게 갑자기 끝나 버리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270일 가까이 쌓아온 마음을 어떻게 하루만에 무너트려야 할지 알 수가 없어서 너무 괴로워요 자기는 미리 마음 정리 다 끝내 놓고, 마지막 힘든 말까지 제가 하게 해 놓고, 결국 헤어지고 난 뒤의 뒷감당까지 저한테 다 떠안겨 놓고 저는 어떡하라는 걸까요 잊을 자신이 없어요 이렇게 좋아해 본 적이 처음이라 전부 무섭고 당황스러워요 끝이라는 걸 느꼈을 때 이왕이면 차분히 끝내고 싶어서 이 말 저 말 다 준비해 봤는데 막상 잘 지내라는 말을 들으니 진짜 끝일 것 같아서 더 이상 못 볼 것 같아서 원망을 핑계로 붙잡아 두고 욕을 했어요 밥도 굶고 잠도 잘 못 자고 저한테 늘 미안해하면서 살면 좋겠다고 했어요 그거 다 진심 아니었어요 원래도 밥 잘 굶고 군것질로 떼우는 애라 밥 꼭 잘 챙겨먹으면 좋겠고 잠도 항상 늦게 자고 적게 자서 몸 안 상하게 충분히 푹 자면 좋겠고 저한테 미안한 마음 때문에 매일이 우울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잘 지내면 좋겠어요 그런데 그러라고 빌어 주기에는 제가 너무 딱하고 안쓰러워서 그럴 수가 없었어요 욕이라도 해야 스스로가 덜 불쌍할 것 같아서 그랬어요 그런데 가시 박힌 말들을 하고 나니 그게 제 가슴에 박힌 것처럼 힘들어요 사실 대학병원을 다니며 상담 치료를 받게 됐어요 그래야 할 정도라는 걸 알았을 땐 조금 씁쓸했어요 그래도 그 사람에게 말하고 씩씩하게 다니려고 했어요 하지만 말할 틈도 안 보여 주더니 결국에는 치료해야 할 상처만 하나 더 안겨 줬어요 이제 전부 다 놓고 싶어요 저한테 걔가 얼마나 중요했는지는 말로 다 표현 못 해요 사귀기 전에도 저한테 관심 없다는 걔한테 제가 매달리고 매달렸어요 그렇게 사귀게 됐지만 걔는 진심으로 저를 사랑해 줬어요 어장이랑 사랑 구분 못 하는 *** 아니에요 누가 보더라도 사랑한다고 생각할 만큼 진심으로 저 사랑해 줬어요 그걸 알아서 더 미워할 수가 없어요 솔직히 좀 추해 보여도 왜 제가 싫어진 건지 묻고 싶어요 제가 달라지면 다시 만나 주지 않을까 싶어서요 왜 그러는 건지 모르겠어요 아무렇지 않았는데 다 괜찮았는데 어쩌다 이렇게 돼 버린 건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보고 싶어요 목소리 듣고 싶어요 저 이제 어떡해요 진짜 어떡해요 전부 막막하고 무서워요 살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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