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미래를 위해 시험공부하는 걸 보곤 자본주의에 찌들어 천박해 보인다고 하고
왕따를 당해 낯선 사람들에게 반감을 보이자 그럴 거면 죽으라고 해요
그게 우리 엄마예요
설명을 요구해서 내 생각을 말했을 때 자기 생각과 같지 않으면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아요
때리고 욕을 하고 인신공격을 해요
그래도 가족이니까 참았어요 계속 참았어요
아무리 어리다 해도 내가 지금 부모님 집에 얹혀살고 있는 건 맞으니까요
그런데 결국 오늘 터졌어요
오늘 엄마가 빵을 사왔어요
저는 얼마 전부터 채식을 시작했어요
생명을 빼앗는 게 싫어서 우유는 먹지만 계란하고 생선, 고기는 웬만해선 안 먹어요
그래서 제가 거기 계란 들었냐고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막 화를 내는 거예요
자기한테 안 맞출 거면 짐 싸서 집 나가래요
피곤해 죽겠대요
아니, 제가 언제 피해를 줬나요
저는 저 안 먹는다고 남한테 먹지 말란 소리 절대 안 해요
저 때문에 채식 메인요리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고기반찬 안 먹는 거예요
그러면서 네 신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네가 무슨 비건 채식주의자냐고 겉멋만 들었다고 막 따지고 드는데
너무 놀라고 억울해서 말도 못 했어요
결국 스테이크도 치킨도 먹지 않으며 지켜왔던 채식이 계란으로 깨졌어요
목이 메고 울고 싶어요
제가 잘못한 거예요?
계속 이런 식으로 제 의미를 부정당하다 보니까 이제 내가 왜 사는지도 모르겠어요
내가 왜 공부를 하는지
왜 돈을 모으고 있는지
그냥 당장이라도 나가서 몸 던져 죽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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