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가끔씩 자해를 해요. 어제 꽤 큰 일이 있었고 부모님과 그 일에 대해 오늘 이야기를 했어요. 내가 받은 육체적인 상처, 마음의 상처보다 자신들이 아픈 것만 생각하며 불만을 토로하더군요.
답답한 대화를 하다가 이성이라도 유지하고 싶어서 손톱으로 목 뒤를 계속 긁었어요. 살이 벗겨지고 핏 빛 껍질들이 계속해서 손에 묻어나더군요. 사실 그 사람들이 날 제 정신 아닌 사람으로 봐주길 원했어요. 그들 안의 저는 올바르고 자신의 통제 안에 있으며 순하기만 한 사람일테니까요.
한 시간 가량의 대화에서 저는 울기도 하고 화내기도 했으며 어느새인가 침착함을 유지하게 되더군요. 한 시간 가량 목을 긁어대니 그들도 제 행동이 이상하단 걸 알았나 봐요. 그만 긁으라고 하는데도 계속 긁었으니까요. 이야기가 다 마무리되고 제 목을 살피던 그들은 내가 한게 자해라고 느끼지 못하겠지요. 그러나 나는 내가 그들 앞에서 자해 한 사실에 안정감을 느끼고 편안함을 느꼈어요. 너무 기쁘네요.
대신 지금 목 뒤가 많이 쓰라려요. 목이 뭉쳐서 주물러 풀고 싶은데 목이 따가워 만지기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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