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요즘 세상이 참 거치네요.
음 그러니까, 저는 안산에 삽니다.
단원고 졸업생이고요. 사건 당시 세월호에 타고 있지 않았지만
저를 가르치신 선생님과 건너건너 동네 동생들이 타고 있었습니다.
따지자면 두어다리 건너야 연관이 있는 사람이라서 무언가 나서기 애매한 위치였지만, 제 일인 것처럼 억장이 무너졌었고 지금도 그런 얘길 들으면 금세 상처받게 동화되어있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상관없는 사람일텐데, 제게는 제 가족일 같아요.
그런 제게 그쯤과 요즘은 인터넷이 참 버겁습니다.
유언비어가 난무하던 그 쯤과 공격글이 난무하는 요즘은, 세월호 소식이 궁금한데도 무심코 내려볼 덧글창이 무서워서 클릭하길 한참을 망설입니다.
솔직히 아예 뉴스고 뭐고 끊고 지내던 시기도 있었어요.
한참 온국민이 관심을 가질 때, 다른 지역을 왕래할 일이 좀 있었는데, 택시에는 거의 늘 뉴스가 나왔고 택시기사분들은 그걸 주제로 손님인 제게 말을 거셨거든요. 그것까진 괜찮은데, 가볍게 여기거나 공격하는 발언이 나올 때가 종종 있었어요. 그때 '제가 단원고 출신입니다.'라고 하면 더하지 않아주시는 분이 있는가하면 신나서 더 얘기하시는, 몰상식하게 느껴지는 분이 계셨습니다. 내용은 사람마다 달랐지만 정치적 이야기나 비난, 제 생각 캐묻기, 자기 사상이 맞다고 대답하라고 계속 강요하기가 대부분이었던 게 생각나네요..
한 번은 안산에서 단원고 주변에 갈 일이 있었는데 같은 쪽으로 길가던 어떤 분이, 단원고 가는 길을 물으셨습니다. 지척이었는데 묻는 게 이상했지만 안내해드렸는데, 그건 물꼬를 트기 위한 떡밥이었나봐요.
이후에 길은 잘 아는데 혹시 단원고 출신이냐, 그럼 선생님 돌아가신 거 어떻게 생각하냐면서 지껄이던데 충격받아서 다 기억은 안 나지만 목숨던져 제자들 구하신 저희선생님의 정신을 비하하는 말이라서 기가 막히고 숨이 탁 막혀 갈 길 가시라고 밖에 못했었습니다.. 성인남성이어도 멱살잡이라도 했어야하는데 그 한 마디도 머릿 속이 하얘서 겨우 꺼냈었어요. 그리고 얼마 후 ***에서 단원고에 숨어들고 인증하는 사건이 일어나서, 사람 얼굴보고도 돌던지고 막말하며 즐거워할 수 있는 ***들이 생각보다 많은 걸 알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이런 ***들의 수는 적을 것 같지만 굳이 안산까지 찾아와서 단원고 출신을 찾아서 이런 말을 한다는 게 정말...
그나마 저라서 다행이지. 직접 관련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서 다행이었어요...
저도 이런 무신경한 사람을 만나고 그런 글을 볼 때마다 가슴에 칼날이 스치는 것 같은데.. 유가족분들은 늘 가슴에 칼날이 박힌 채 살아가시겠죠..
그냥, 조금 더 배려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자기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다고 이토록 잔인해지지말고,
심심풀이나 호기심이나 그냥 뭔가 말하고 싶은 의도로 아파할 사람들을 들쑤시지 않을 정도로요..
요즘의 이슈가 다 정리되고 잦아들면 다신 이런 일을, 누구도 겪지 않아도 되는 걸까요.
세월*** 이렇듯 진통을 겪으니, 이후엔 누구도 이런 잔인한 처사들을 겪지 않는 세상이 오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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