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우리 추억이 별로 없다. 그게 아쉬워서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알림
black-line
커피콩_레벨_아이콘holly1010
·8년 전
생각해보면 우리 추억이 별로 없다. 그게 아쉬워서, 이렇게 잊을 수가 없는 건가. 내가 기억하는 사소하지만 즐거웠던 날들도, 너희한테는 아무 것도 아닌 떠내려 간 시간이겠지. 잠이 안 와. 벌써 일년이란 시간이 흘렀는데도 나는 아직도 그 때 그 날에 멈춰 서 있다. 우리가 왜 이렇게 된 건지, 너희를 이해해보기 위해서, 내 이 *** 우울을 잠재우기 위해서 계속 생각을 하느라 잠이 안 와. 너네는 이제 다 잊었겠지만, 그냥 하루하루 일상을 잘 살아가고 있겠지만 난 아직도 이렇게 산다. 괴롭게 산다. 어쩌면 니네가 원했던대로, 그보다 더 많이. 니들이 마음을 돌린 이유는 대체 뭐였니. 아무리 생각해보고 되짚어 봐도 나는 모르겠더라. 내가 착하고 좋은 친구만은 아니었다는 건 잘 알아. 예전에도 늘 그렇게 생각했었고 그걸 알면서도 굳이 그걸 바꾸려 하지 않았던 것도 내 의지였으니까. 투박하고 짓궂은 행동도, 가끔씩 감당 안될만큼 깊은 우울감에 빠져서 친구인 너희보다 내 감정이 우선이었던 것도 모두 내 모습이고 진실된 나였어. 오래된 친구라고 가족보다 가까운 사이라고 함부로 했던 것도 분명히 있었고 그것도 결국은 나란 사람의 한 모습이었어. 그래서 굳이 무리해서 내 자신을 바꾸고 고치려고만 하는 것보단 진실된 사과 한마디, 성의있는 행동이 더 낫다고 생각했고 난 그렇게 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다 받아주길 바랬던 적 없었고 아무리 막역한 친구라고 해도 내가 잘못을 했을 땐 그게 잘못인 줄 알았고 서툴면 서툰대로 사과하고 미안함을 전했어. 내가 자주 써줬던 편지들이 그냥 뚝딱하면 나오는 거라고 생각했니? 아무리 글이라도 미안하다고 쓸 땐 나도 참 힘들었어. 내가 표현하는 만큼 너희도 표현하지 않을 걸 알았지만, 이 편지를 주고도 난 계속 혼자 화를 삭혀야 한다는 걸 알았지만 그래도 난 그렇게 내 진심 전할 수 있다는게 참 좋았다. 내가 이렇게 했으니 니들도 이렇게 해라. 이런 적 없었어. 그냥 니들이 준비가 됐을 때, 하고 싶을 때 나한테 말해주길 바랬어. 근데 너희는 그 긴 시간동안 단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잖아. 내가 다그치고 화내도 그래주지 않았잖아. 적어도 한마디라도 해준 적이 있었으면, 내가 이렇게 억울하지도 않았을 거야. 모두들 우리를 보고 참 좋은 친구 관계다, 정말 끈끈해 보인다 그렇게 생각했다고 해. 우리 관계가 이렇게 된 걸 보고 다른 애들이 나한테 그러더라고. 근데 사실 그게 다 거짓이었던 것 같아. 항상 나만 목 메고 나만 진심이었던.. 나한테는 가족보다 가까운 친구들이었지만 니네한테는 그게 아니었던 거지. 마지막이라도, 최소한 이유라도 그것도 아님 너희의 기분이 어땠는지라도 나한테 말해주는 성의가 있었다면 절교를 했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힘들진 않았을 거야. 난 아직도 가끔씩 잠 못들고 우리를 생각해. 왜 이렇게 됐는지, 결국 니들이 바라던 대로 됐는지. 날 이렇게 혼자 두고 너희는 마냥 행복하기만 하는지. 가끔 날 생각은 하는지. 우리가 친구였을 때, 내가 너희한테 내 모든 치부까지 다 밝혔을 때.. 너희가 해주었던 말들과 위로는 과연 진심이었는지. 단 한번이라도 나한테 진심이었던 적이 있었는지... 역시 아니었다고 생각하는 수 밖엔 없다. 그래야 이 모든 일들이 아귀가 맞으니까. 나도 잘 아는데 근데 나는 그게 너무 아프다. 가끔은 견디지 못해서 죽을 것만 같아. 죽어버릴 것만 같아. 죽어야만 비로소 이 모든 것들을 잊을 수 있을 것 같아.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따옴표

당신이 적은 댓글 하나가
큰 힘이 될 수 있어요.
댓글을 한 번 남겨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