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책감. 존재함이 죄가 되는 기분. 살면서 이토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죄책감|저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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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lastquarter
·8년 전
죄책감. 존재함이 죄가 되는 기분. 살면서 이토록 두려운 적이 있었던가 되짚어보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가족과 떨어져 일 년간 유학생활을 하던 때, 매일 밤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다 죽어있을 것만 같아 밤마다 신께, 신이 존재하는 줄도 모르면서, 기도하던 그 날들과 비슷한 기분인가. 기분이라는 표현보다는 상태라고 표현하는 게 맞겠다. 여태 따라붙었던 그림자같은 우울감과는 비교가 안되는 기분이었다. 우울할 때 죽고싶다는 생각을 했다면 이번엔 간절하게 살고싶었다. 당장 죽어버릴 것 만 같은 불안감에 나는 끝없이 자신에게 이 방 안에만 있으면, 가만히 있으면 적어도 살아남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 되뇌었다. 이성적으로 나는 살아있다는 걸 알고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몸과 정신은 통제 밖이었다. 손발은 덜덜 떨리고 심장은 불규칙하고도 빠르게 뛰었다. 너무 답답했다. 너무 무거웠다. 너무. 너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고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는 일 뿐이었다. 참 웃긴 게 그 당시에 그게 그렇게 두려우면서도 참 신기했다. 정신이 이렇게 몸을 지배하는구나. 안다는 것과 느낀다는 것이 이렇게 다르구나. 하면서. 나만의 사각의 공간이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다. 나는 비로소 이곳에서 안전하다. 이불 밖은 위험해라는 말 정말 공감되더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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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uruteogi
· 8년 전
저도 그 날이 다가오니 불안해져요. 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