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엄마는 한부모가정으로 외가에서 할머니와 함께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스트레스|고등학교|자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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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저와 엄마는 한부모가정으로 외가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데요. 요즘 효도 문제로 너무 속상해 글을 올려봅니다. 제작년 명절에도 삼촌과 엄마가 효도 문제로 크게 다툰 적이 있습니다. 한 집에 살면서도 할머니를 잘 찾아뵈지 않는다고 삼촌이 엄마를 꾸짖었었는데 심신이 지쳐있던 엄마가 그동안 쌓여있던 울화가 치밀어 다툼으로 번졌습니다. 그 이후로 엄마와 삼촌은 화해가 없었고 저만 사이에서 눈치보는 꼴이 됐습니다. 저를 키우느라 직장에 나가면서 몸을 혹사***는 건데 미안한 마음도 있고 엄마 입장도 이해못하는 게 아닌지라 제가 엄마 대신 할머니를 자주 찾아뵈고 말도 예쁘게 하고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그래도 나아질 거라 믿었었는데 어째 지나면 지날수록 더 악화되는 것만 같습니다. 그나마 할머니와 엄마는 찾아***는 않아도 전화를 주고 받는 사이는 되었습니다. 그동안 사이에서 나름 노력해서 이룬 결과에요. 그런데 이제 저는 엄마를 이해하기 힘듭니다 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지라 할머니 혼자 계시는데 자식들도 만나기 어렵고 항상 혼자 계시니 많이 외로워하시고 서운해하십니다. 최근에는 건강도 악화되시면서 힘들어하시고 우울해 하세요. 나이가 들수록 어려진다잖아요.. 자식들 업어키우고 나서 이제 혼자 계시니 서운해하시고 바라는 게 많아지는 걸 이해하고 있어요. 할머니는 엄마가 딸이라 챙겨주고 싶고 또 자주 보고 싶은데 엄마와 잘 되지 않으니 섭섭해 하시고 어떨 때는 원망도 하시거든요. 엄마는 어릴 때부터 딸이라서 차별받고 오빠동생에 비해 찬 대접을 받았던 게 다 억울한데도 참고 젊은 시절부터 할머니를 책임지고 부양했대요. 아빠를 만나고부터는 인생이 비틀리고 굴곡지니까 할머니 부양에 대한 책임이 숨이 막혔겠죠..번듯하게 잘 사는 아들들도 있는데 왜 자기만 부양하는지 억울한거에요. 스트레스도 심하고 건강도 나빠지면서 심신에 한계가 왔으니 말 한마디 한마디가 억울하고 감정이 북받치고 서러운게 많아서 그랬다고 생각합니다. 엄마도 할머니도 이해할 수 있어요. 근데 요즘 들어 엄마의 태도가 질리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의 건강이 악화되었는데 분가해서 사는 삼촌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왜 자신이 할머니를 돌봐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식으로 제게 짜증을 냅니다. 엄마가 힘든 것을 아니 제가 엄마 몫까지 할머니를 찾아뵌건데 이제는 당연하게 저에게 할머니를 떠넘깁니다. 이런 말 하기는 좀 그렇지만 할머니가 무슨 짐입니까? 여기저기 떠넘기게.. 어떻게 보면 안타깝다가도 슬슬 저도 지칩니다. 제가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고작해야 사춘기 겨우 보내고 있는 10대인데 할머니와 삼촌에 대한 불만을 제게 털어내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할머니 연세도 적지 않은데 돌아가시고 나면 얼마나 후회할까요. 조금 서러워도 계실 때 잘해드려야 되는 것 아닌가요? 그래도 자식된 도리가 있고 낳아주신 은혜가 있는데 엄마가 너무 어리게만 구는 것 같아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제가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요? 이미 한번 가정이 파괴되어서 왠만하면 집안다툼은 피하고 싶은 마음에 계속 설득하고 노력합니다. 이제 고입을 앞두고 어려운 형편에 제 미래를 준비하기도 골치아픈 시기인데 이런 문제까지 생기니 너무 힘이 듭니다. 외가만 문제가 아니라 친가도 여전히 연락을 하는 상태라 많이 복잡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항상 애매한 관계에 묶여서 사이에서 헤매고 있는 것 같네요. 물론 당사자만큼이나 힘들겠냐마는 이제 제 존재 자체가 죄인같아 점점 위축되어 갑니다. 따지고 보면 연 끊긴 친가와 엄마를 여전히 엮는 것도 저고 엄마가 지친 이유 역시 저를 부양하면서 생기는 문제니까요... 다들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그런 것이라 생각은 합니다. 부모는 내리사랑이라 자식이 갚는 효도가 한참을 못 미치는 것도 압니다. 그래서 최대한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니겠어요.. 후에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엄마가 얼마나 후회하실지 걱정입니다. 제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너무 답답합니다 저도 이제 고등학교 들어간다고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데 할머니께 많은 것을 해드리기 힘듭니다. 형편이 어려운만큼 목표가 까마득하고 마음만 조급합니다. 요즘 들어서는 이런 가정문제가 제 앞길에 걸림돌이 되는 것 같다는 이기적인 생각도 듭니다. 마냥 나쁜년 같아 자괴감이 들다가도 이 상황을 방관하기에는 너무 속상합니다. 어떡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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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4c
· 8년 전
당해본사람만 아는거죠 ㅎ 이런저런 일들에대해서 본인이받게되는 스트레스를 절대 타인이.이해하지못하듯이요 가까운 타인을 이해하는 방법에는 가능하다면, '그가 왜 그러하지않는가?'보단, '그가 왜 그렇게 하는가'가 나을 것 이라 여겨집니다. 본인을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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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lgogi
· 8년 전
글쓴이 분이 어머니의 마음과 할머니의 마음 둘 다 너무 잘 이해하고 계셔서 정작 본인이 당연하게 가져야 할 것들을 잊고 계신 것 같아요. 지금 처하신 가정문제가 걸림돌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은 이기적인 것이라니라 인간이기에 당연히 들 수 있는 감정이라 생각합니다. 어머니와 할머니의 사이를 연결하는 것 그리고 친가와 어머니를 연결하는 것 그런 것들이 꼭 글쓴이의 의무라고 할 수는 없어요.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 아닙니다. 본인이 감당할 수 있을만큼만 감당하고 나머지는 짊어지려 애쓰지 마세요. 버려도 돼요. 괜찮아요. 글쓴이로 인해 힘드셨을 어머님을 생각하기에 앞서서 그 동안의 일들로 인해 상처받았을 본인을 먼저 보듬어주세요. 마음 속 어딘가에 상처받은 자신이 있을거에요. 착한 딸로 착한 손녀로 살아가기 전에 나 스스로에게 착한 사람이 되어봅시다. 이기적인것도 아니고 죄책감 느끼실 필요도 없어요. 어른들이 어른으로서 감당하고 겪어내야 할 일들이지 글쓴이님께서 책임감을 느끼실 필요가 없는 일이에요. 가족들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겠지만 그분들이 원하는 역할에 얽매여 휘둘리지 마시고 부디 자기자신을 찾으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힘내요.